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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 철학자 윤구병, 연구공간 <수유+너머>에 오다!
여기 분필 대신 호미를 쥔 철학자가 있다. 15년 교수직을 그만두고 들판에서 땀 흘리는 농부의 삶을 선택한 철학자가 연구공간 수유+너머를 찾았다.
그 철학자-농부의 목소리로 새로운 철학을, 아니 삶의 소리를 청해 본다.
철학자 윤구병은 누구인가?
1943년 전남 함평에서 10남매 중 막내로 태어나 ‘구병’이가 됐다. 위로 여섯 아들을 잃은 아버지는 남은 자식들을 농사꾼으로 만들겠다고 결심하고 학교를 보내지 않았다. 열두 살이 되어서야 사촌형의 설득으로 학교에 다녔고 고교시절에는 잠시 출가를 꿈꾸기도 했다.
하나라도 더 갖기 위해 혈안인 사람들과 달리 그는 정년이 보장되는 교수직을 15년 만에 마감하고, 1995년 변산으로 농사지으러 들어갔다. 그가 세운 ‘변산공동체’는 지금 20여 가구 50여 명이 지역공동체 형식을 유지하며 논과 밭을 일구고 있다.
참과 거짓을 구분 짓는 '있다'와 '없다'
있는 것을 있다, 없는 것을 없다고 하면 참이 되고, 없는 것을 있다, 있는 것을 없다고 하면 거짓이 된다.
위의 말들이 갖고 있는 또 다른 뜻을 살펴보자.
1. 있는 것이 있다: ‘있는 것이 있다’라는 것은 하나가 있다는 뜻도 될 수 있다.
2. 있는 것이 없다: ‘있는 것이 없다’라는 것은 하나도 없다는 뜻도 될 수 있다.
3. 없는 것이 있다: ‘없는 것이 있다’라는 것은 빠진 것이 있다는 뜻도 될 수 있다.
4. 없는 것이 없다: ‘없는 것이 없다’라는 것은 다 있다는 뜻도 될 수 있다.
자, 그러면 수수께끼를 풀어보자!
1. ‘있는 것이 있다’가 왜 하나가 있다는 뜻이 되느냐?
2. ‘있는 것이 없다’라고 하는 것은 부정이 되어버리는데,
어째서 느닷없이 하나도 없다는 말로 바뀔 수 있느냐?
3. ‘없는 것이 있다’고 하는 것도 실제로는 거짓의 영역에서 속하는 건데
왜 없는 것이 빠진 것이 있다가 돼버리느냐?
4. ‘없는 것이 없다’라는 것이 왜 여럿을, 모두를 가리키는 다 있다는 말로 바뀌게 되느냐?
우리 머리가(사유가) 어떻게 움직이기에 이런 식으로 해석되고,
이런 의미를 가진 낱말들이 갑자기 도깨비처럼 튀어나오는지,
그리고 없는 것이 없다고 했는데 왜 이것이 여럿을, 모두를 가르치는 다 있다는 말로 바뀌게 되느냐?
철학적으로 중요한 개념인 '함'과 '됨'
한 개인의 자각으로 ‘무엇을 할 것인가?’ 하는 질문이 생겨난 것은 도시 사회에서다.
농경 사회나 유목 사회에서는 이런 질문을 머릿속에 떠올리지 않았다.
무엇을 할 것인가 하는 것을 농경 사회에서는 노인들이 결정해주고,
유목 사회에서는 유목민을 이끌고 목초지를 찾아 앞장서는 사람들이 결정해준다.
자, 그럼 두 번째 수수께끼!
도시 사회에 들어서면서부터 한 개인으로 이 질문이 구체적으로 떠오른다.
‘함'과 '됨’ 둘 다 철학적으로 중요한 개념이다. 그런데 우리는 어떨 때 한다고 하고 어떨 때 된다고 할까?
'있음'과 '없음', '함'과 '됨'의 알쏭달쏭한 수수께끼를 윤구병 선생님과 함께 속 시원하게 풀어보자!
자진해서 농부가 된 철학자 윤구병 교수 언론 보도자료
가방끈 짧아도 쉬운 ‘존재론’ 윤구병의 ‘앎’은 ‘함’과 하나 (한겨레)
윤구병 선생님은 ‘철학자’입니다. 전공이 철학이고 한 때 철학 교수로 밥먹었기에 철학자라고 부르는 것은 아닙니다. 세계를 변혁하는 실천의 무기로서 철학‘하는’ 철학자입니다. 앞에 쓴 경력은 윤구병 선생님의 철학‘함’의 열매이고 살아온 길입니다. 윤구병 선생의 존재론 강의 <있음과 없음>은 무척 난해한 책입니다. 이 책은 윤구병 선생님이 대학 철학교수 직을 그만둘 즈음 서울대 철학과 대학원생들에게 강의한 것을 풀어서 철학 전문지 <시대와 철학>에 연재했던 것입니다. 이 세계와 존재에 대한 아주 치밀한 ‘변증’이 ‘우리말로 사유하기’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세상 속으로 깊게 닺을 내리고 있는 윤구병 선생님의 사상적 뿌리를 알 수 있습니다… more
[차한잔] `우리 사회에 필요한 것은 타인과의 소통과 사랑` (중앙일보)
자진해서 농부가 된 철학자 윤구병(64·사진) 전 충북대 교수. 자신의 첫 저서인 철학우화 『모래알의 사랑』(보리)을 20여 년 만에 다시 낸 경위를 설명하며 얼굴을 붉힌다.
1982년 선보였던 책은 그가 사회변혁을 욕망하던 이들의 의식화 교재를 염두에 두고 쓴 것이다. 이야기는 단순하다. 키 작은 모래알이 실오라기와 물방울을 만나 사랑하는 법을 익힌다. 거기 그 자연스런 가락에 줏대 없는 지식인의 초상이나 건강한 민중성의 상징이 실렸다… more
윤구병(철학자)
서울대학교 철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한 후, 「뿌리 깊은 나무」 초대 편집장을 역임하고, 충북 대학교 철학 교수로 재직하였다. 『어린이 마을』, 『달팽이 과학동화』, 『개똥이 그림책』 등 어린이책 기획자로 활동하다, 철학 교수직을 그만두고 농사꾼이 되고 싶어 산과 들과 갯벌이 있는 전북 부안으로 낙향하였다. ‘변산교육공동체’를 설립하여 농사를 지으면서 어린이를 위한 대안교육에 매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