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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마』가 괴롭도록 어려운 이유 하나!
영화와 철학을 보면 이 둘이 전혀
어색하지 않은 친구사이 같다는 생각이 든다. 어떤 이는 영화로 철학을 하고, 어떤 이는 철학으로 영화를 분석하기도 한다. 왜
정성일 영화평론가만 해도 영화비평에 들뢰즈, 벤야민 등 무수히 많은 철학자들과
철학용어를 쏟아 붇지 않던가? 그런 연유로 저기 저 멀리 프랑스의 철학자 들뢰즈라는 사람이 영화에 관한 책을 냈다고 하니 재야의 시네필들과
철학도들이 그 책의 정체를 궁금해 하지 않을 수 없다.
'철학적으로 영화를 좀 분석했겠지?', '영화로 철학개념을
설명했겠지?'라는 그 예상. 모두 맞다. 그러나 예상만큼 예상을 따라가는 게 쉽지가 않을 것이다. 들뢰즈의 후기 저작에
속하는『시네마』에는 차이와 반복이니 의미의 논리니 이전 철학개념들이 총 망라되어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 고약한 철학자는 독자들이 자신의 어려운 철학 개념을 다 알고 있다는 전제 하에 『시네마』의 내용을 전개하여 '따라올
테면 따라와 봐"라며 저 멀리서 손짓하고 있는 듯 보이니... 참! 얄밉다.
『시네마』가 괴롭도록 어려운 이유
둘!
철학 전공자가 아닌 이상 어찌 들뢰즈의 저작을 순차적으로 읽어나가겠는가? 단지
영화와 들뢰즈라는 키워드만으로 많은 이들이 이 책을 집어 들었을 것이다. 헌데 듣도 보도 못한 철학개념이 난립하니 민망함에 눈을 어디다 둬야
할 지 모르겠다. 게다가 들뢰즈 이 양반은 그렇게 많은 책을 쓰고도 어찌 그리 많은 영화를 봤는지 책에 나온 영화만 봐도 평생이 다
가버리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시네마』가 출간되기 이전의 영화이론서를 모두 꿰뚫고 있는 들뢰즈는 한 손에는 철학 다른 한
손에는 영화이론을 들고 영화의 구체적인 장면들 속을 헤집고 다닌다. 영화와 철학적 토대가 갖춰지지 않은 독자로서는 괴롭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특히나 유년시절부터 철학책을 접하고 예술영화와 고전영화를 꾸준히 감상하는 프랑스 문화와 달리 한국의 문화에서 성장한 우리에게는 더욱
버거운 책읽기가 될 것이다.
『시네마』를 완전격파하다!
사실상
불가능하다. 당연한 이야기이다. 전공자들도 평생에 걸쳐 공부하는 이 책을 단 8주 만에 완전격파한다는 것이 가당키나 하겠는가? 하지만 단호히
말한다. 완전격파는 불가능할지언정 완벽 길잡이, 완벽입문은 가능하다는 것을. 앞에서 한껏 괴롭고 어려운 이야기만 늘어놓은 것과 달리 이지영
교수의 수업에 참여하면 분위기가 전혀 들뢰즈스럽지 않은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직접 인문·숲에서 수업을 듣거나 아트앤스터디의
<시네마> 강좌를 수강한 사람 그게 아니더라도 맛보기 강의만 본 사람이라도 알 것이다. 들뢰즈의 불친절함과 달리 이지영 교수의
강의에는 명료함과 친절함이 있다는 것을. 들뢰즈의 철학개념이 배추라면 이지영 교수를 거친 들뢰즈 철학은 잘 절여 먹기 좋은 김치라고 볼 수
있다. 그 김치로 볶음밥 혹은 찌개를 끓여먹는 것은 여러분의 몫이다.
이번 강의는 이지영 교수의 들뢰즈
『시네마』 읽기 중 '운동-이미지'를 다룬다. 하나의 패키지가 완성될 이번 강좌의
수강생들에게는 많은 혜택과 함께『시네마』완벽 입문에 관한 기회가 주어질 것이다. 그간 『시네마』수업을 들어왔던
사람, 처음『시네마』를 접하는 사람 모두가 집중해야 할 강좌이다.
이지영(철학자, 한국외대 세미오시스 연구센터 연구교수 )
불문학과 베르그손을 공부한 후「들뢰즈의 『시네마』에서 운동-이미지에 대한 연구」로 서울대에서 박사 학위를, 「영화 프레임에 대한 연구」로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영상이론과 예술전문사(M.A.)를 취득하였다. 영국 옥스퍼드대학에서 영화미학으로 두 번째 박사 논문을 쓰고 있다. 주요 연구 분야는 들뢰즈의 영화 철학과 아피찻퐁 위라세타쿤, 디지털 영화, 영화의 윤리학 등이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홍익대, 서울대, 옥스퍼드대학 등에서 영화와 철학을 주제로 강의했고, 현재는 세종대 대양휴머니티칼리지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철학이란 구체적인 것 속에서 더 빛이 나며, 예술처럼 감동과 치유의 힘을 가졌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