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현대 철학자 중 ‘철학 교수’를 넘어 ‘철학자’의 반열에 오른 철학자, 소은 박홍규. 그에 따르면 인식론도 존재론을 벗어나서는 성립할 수가 없다. 서구존재론에 대한 그의 사유의 시선을 따라가 보자.
소은 박홍규는 누구인가?
소은(素隱) 박홍규(朴洪圭)선생(1919~1994)은 와세다 대학 철학과를 졸업하고 1955년부터 1984년까지 서울대학교에서 철학 교수로 활동했다.
"소은 선생은 철학의 궁극 목표는 '우리는 무엇을 알 수 없는가'에 답하는 것이라고 보았다. 다시 말해 우리의 사유를 끝까지 밀어붙여 그 마지막에 결코 대답할 수 없는 것들이 무엇인가를 드러내는 것이 사유의 의무라고 본 것이다. 이런 난제들을 그리스어로 '아포리아'라 한다. 이런 아포리아들을 드러낸 대표적 철학자는 플라톤이다. 플라톤의 대화편들을 유심히 보면 많은 대화편에 결론이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플라톤은 결론을 내기 힘든 문제에 억지 대답을 하는 것이 아니라, 다만 왜 결론이 나올 수 없는가를 치밀하게 보여주는 것이다. 평생 플라톤을 연구한 소은 선생의 학문태도 역시 플라톤적이다. 그리고 소크라테스가 글을 쓰기보다는 대화로 철학했듯 소은 선생 역시 글을 많이 쓰기보다 제자들과 대화를 통해 철학했다. 때문에 소은 선생은 제자들에게는 거의 절대적인 숭앙의 대상이었지만, 대중적으로는 거의 알려지지 않은 은사(隱士)의 삶을 산 분이다. 이제 그의 사유가 활자화되어 나오기 시작한 것은 우리 철학사에 큰 이정표를 세우는 사건이라고 생각한다." - 이정우
한국 철학사의 거목, 소은 박홍규 선생의 시선으로 바라 본 서구존재론사!
한국 현대 철학자 중 ‘철학 교수’를 넘어 ‘철학자’의 반열에 오른 철학자, 소은 박홍규. 그에 따르면 인식론도 존재론을 벗어나서는 성립할 수가 없다. 서구존재론에 대한 그의 사유의 시선을 따라가 보자.
이 강좌는 소은 박홍규 선생이 분석한 서구존재론사를 다룬다. 플라톤의 존재론을 전반적으로 정리한 후, 아리스토텔레스로부터 헤겔까지를 통사적으로 살펴볼 것이다. 이어 플라톤 사유의 핵심을 이해하고, 그 철학사적 영향 관계를 추적한다. 그리고 소은이 왜 서구의 근대 철학을 낮게 평가하는지 음미해 본다.
우선 플라톤 철학의 전체 구도를 존재, 인식, 가치라는 세 축으로 정리하는 과정을 통해 소은 사유의 스타일을 익힌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존재론을 플라톤과 비교하면서, 특히 '우시아'(ousia) 개념에 초점을 맞추어 살펴봄으로써 서구존재론사를 보는 소은의 시각 전반을 음미한다. 이어 아리스토텔레스 이후 전개된 서구존재론사를 통사적으로 개관하고, 헬레니즘 시대의 존재론과 중세ㆍ근대 철학에 대한 소은의 비판적 시선을 익힌다.
소은 박홍규의 생애
박홍규(1919-1994)는 대한민국의 형이상학자이다. 호는 소은. 1919년 광주 서창면 서창리에서 박하정과 송계남의 3남1녀 중 2남으로 태어났다. 광주 서방 소학교와 서 중학교, 서울 중앙 중학교, 일본 와세다 제1고등학교를 거쳐 와세다 대학 법학부에 입학했다가 다시 와세다 대학 철학과에 입학하여 졸업했다. 해방 후 서울대학교 치과대학 불어 강사로 출발하여 1955년부터 같은 대학교의 철학과 교수로 활동했다.
그는 죽을 때까지 평생 공부만 했으나 그가 남긴 글은 오직 논문 7편뿐이었다. 이를 안타깝게 생각하던 제자들이 그의 강의를 녹음했고, 이 녹음은 그대로 녹취되어, 그의 사후에 총 5권의 박홍규 전집으로 민음사에서 출간되었다. 그는 특히 플라톤과 베르그송을 가장 완벽한 형이상학자로 소개했는데, 지금 남은 강의도 주로 그 두 사람에 관한 것이다. (출처: 위키백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