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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사, 역사와 철학이 대화하는 시간
철학은 사람들이 머물고 있는 자신의 문명과 새롭게 일어나는 사건들 속에서, 스스로 나아갈 길을 찾기 위해 치열하게 사유한 결과물이다. 따라서 그 시대의 역사적 맥락을 떠나는 것은 곧 철학의 바탕이 되었던 문제의식을 떠나는 것과 다름없다. 철학은 역사가 요구하는 것에 응답하면서 과거를 성찰하고, 현재를 끌어가며, 새로운 미래를 상상하는 동력으로 작용한다. 이렇게 역사와 철학이 나누는 대화를 <세계철학사 대장정>은 보다 다채롭게 엮어내고자 하였다.
동북아의 고대와 중세
<세계철학사 대장정>의 세 번째 종착지는 동북아의 고대와 중세이다. 이정우 교수는 공간의 이동을 통해 서양 중심의 철학사에서 탈피하는 것을 넘어서서, 동·서양의 역사적 흐름과 철학의 전개를 심도 있게 비교하여 더욱 폭넓게 이 세계를 바라본다. 고대에서 중세를 향해가던 동북아에서는 형이상학적 특징이 두드러지던 당시의 서양철학에 비해 현실에 기반을 두고 사유를 전개하였다. 이 강좌는 끊임없이 이어지는 크고 작은 분쟁 가운데 다양한 사상이 펼쳐지던 제자백가 시대에서 출발하여, 통일국가를 이뤄나가는 과정 속에서 사상적 통일의 강력한 구심점으로 작용한 유가와 도가, 법가를 구체적으로 살펴본다.
정치적 색채를 띤 동양의 사유
난세를 치세로 바꾸려 한 동북아 철학의 전통은 당연히 정치적 색채를 띨 수밖에 없었다. 하나의 거대한 국가를 이루려던 사람들의 욕망은 그들의 정신 또한 하나로 통일하고자 하면서 철학적 사유를 정치적 사유와 종교적 사유로 변형시켜 나갔다. 한편, 이렇게 세계를 적극적으로 구성하고 다스리고자 했던 ‘천하의 철학’ 곁에는 작위의 세계에서 탈주해나가려는 ‘강호의 철학’이 함께 했다. 위선을 거부하며, 움켜진 것을 내려놓고, 진정으로 타자와 마주하려했던 강호의 철학은 각박한 신자유주의의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큰 울림으로 다가올 것이다.
※이정우의 <세계철학사 대장정> 시리즈는 인도·한국 철학 편, 근대 철학, 현대 철학 편으로 계속 이어집니다.
이정우(철학자, 경희사이버대 교수)
서울대학교에서 공학, 미학, 철학을 공부한 후, 아리스토텔레스 연구로 석사학위를, 미셸 푸코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서강대학교 교수, 녹색대학 교수, 서울과학종합대학원 교수, 철학아카데미 원장을 역임하였으며 현재는 경희사이버대 교수로, 들뢰즈 <리좀 총서> 편집인으로 활동 중이다. 해박한 지식으로 고대철학과 현대철학, 동양철학과 서양철학을 가로지르며, 철학과 과학을 융합하는 등 ‘새로운 존재론’을 모색해 왔다. 다수의 저서와 역서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