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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우:들뢰즈의 『차이와 반복』 읽기 Ⅱ : 죽음욕동을 넘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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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근현대철학들뢰즈의 『차이와 반복』 읽기 Ⅱ : 죽음욕동을 넘어서

■ 강의개요

쾌락원칙을 넘어서면 무엇이 있을까? 프로이트는 그 답으로 죽음욕동(타나토스)을 제시했다. 인간은 무생명 상태로 회귀하려는 근원적 충동을 가진다는 것이다. 그러나 들뢰즈는 이 문제를 전혀 다른 방식으로 접근한다. 죽음욕동이 아니라 '수동적 종합'이, 타나토스가 아니라 '차이생성'이 쾌락원칙 너머에 존재한다고 말한다.

이 강의는 들뢰즈의 『차이와 반복』 중에서도 가장 난해한 부분인 '죽음욕동을 넘어서'를 다룬다. 이정우는 프로이트의 『쾌락원칙을 넘어서』를 먼저 상세히 검토한 뒤, 들뢰즈가 어떻게 프로이트를 재해석하고 넘어서는지 보여준다. 쾌락과 불쾌, 흥분과 긴장, 반복강박과 억압된 것의 회귀. 이 정신분석학적 개념들이 들뢰즈의 손을 거쳐 차이생성의 존재론으로 변모하는 과정을 추적한다.

프로이트에게 쾌락은 흥분의 해소다. 우리 일상의 작은 충격들, 미세한 강도의 차이들이 불쾌한 긴장을 유발하고, 그것이 해소될 때 쾌락이 온다. 빨주노초파남보로 색깔별로 정리된 서랍장을 누군가 뒤섞어놓으면 우리는 불쾌감을 느낀다. 그 차이를 다시 해소하고 익숙한 질서로 돌아갈 때 우리는 만족한다. 이것이 쾌락원칙이다.

그런데 왜 인간은 불쾌한 경험을 자꾸 반복하려 하는가? 트라우마를 꿈에서 되풀이하고, 신경증적 패턴을 강박적으로 반복하는 것은 쾌락원칙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프로이트는 이 반복강박을 설명하기 위해 죽음욕동 개념을 도입했다. 들뢰즈는 여기서 다르게 답한다. 반복강박은 쾌락원칙보다 더 근본적인 것, 즉 습관에서의 수동적 종합이 선재함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14강 36교시, 13시간이 넘는 이 방대한 강의를 통해 우리는 프로이트, 베르그송, 라캉을 거쳐 들뢰즈의 차이철학 핵심으로 들어간다. 이정우는 독일어, 프랑스어, 영어 원문을 오가며 개념의 미묘한 차이들을 짚어주고, 정신분석학과 존재론, 시간론과 무의식론을 종횡으로 가로지른다.

■ 강의특징

이 강의의 가장 큰 특징은 들뢰즈로 바로 들어가지 않고 프로이트를 먼저 상세히 검토한다는 점이다. 1~2강에서 『쾌락원칙을 넘어서』의 핵심 논의를 차근차근 정리한 뒤, 3강부터 본격적으로 들뢰즈의 재해석으로 들어간다. 프로이트의 쾌락원칙, 반복강박, 자아욕동과 성욕동, 에로스와 타나토스 개념을 이해하지 못하면 들뢰즈를 읽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정우는 정신분석학 용어들을 쉬운 예시로 풀어낸다. 빨주노초파남보 서랍장 비유가 대표적이다. 나만의 분류 방식과 친척동생의 분류 방식이 충돌할 때 불쾌감이 생긴다. 그러나 그 차이를 인정하고 새로운 분류법을 만들 때, 불쾌는 차이생성의 계기가 된다. 이것이 들뢰즈가 말하는 '쾌락원칙을 넘어서' 존재하는 것의 정체다.

강의는 들뢰즈의 핵심 개념들을 체계적으로 다룬다. 차이생성(differentiation)과 분화(differenciation), 강도(intensity)와 특이성(singularity), 수동적 종합과 능동적 종합, 현실적인 것과 잠재적인 것. 3강에서는 개체화의 장으로서의 차이생성을 논하고, 4~5강에서는 수동적 반복과 습관의 문제를, 6~8강에서는 잠재적 대상 개념을 집중적으로 다룬다.

특히 잠재적 대상(objet virtuel) 개념이 핵심이다. 라캉의 대상 a, 프로이트의 부분대상과 연결되는 이 개념은 "부재함으로써 존재하는" 역설적 존재다. 순수과거에 속하면서도 현재에 작용하고, 절취된 부분이면서도 전체를 규정한다. 이 잠재적 대상을 중심으로 수동적 종합이 일어나고, 애벌레-자아들이 탄생한다.

9강부터는 자기동일성의 거부, 반복과 전치, 위장의 문제로 들어간다. 11~12강에서는 나르시시즘적 자아와 죽음본능, 시간의 텅 빈 형식을 논하며, 13강에서는 블랑쇼의 죽음 개념, 크로노스와 아이온의 시간을 다룬다. 마지막 14강은 영원회귀와 우발성의 생성론으로 마무리된다.

이정우는 베르그송화된 프로이트를 강조한다. 들뢰즈의 프로이트 독해가 베르그송의 지속론, 순수과거 개념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니체의 영원회귀를 차이의 반복으로 재해석하는 들뢰즈의 독창성을 부각한다.

■ 추천대상

들뢰즈를 본격적으로 공부하고 싶은 사람에게 적합하다. 단, 『차이와 반복』 읽기 Ⅰ을 먼저 듣는 것이 좋다. 1편에서 시간의 세 가지 종합 중 첫 번째(습관)와 두 번째(기억)를 다루고, 2편에서 세 번째 종합(미래, 영원회귀)으로 넘어가기 때문이다.

정신분석학에 관심 있는 사람에게도 유익하다. 프로이트의 후기 이론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라캉의 개념들(대상 a, 상징계, 팔루스)과의 연결고리를 명확히 보여준다. 정신분석학을 철학적으로 재해석하는 들뢰즈의 시도를 이해할 수 있다.

베르그송 철학을 깊이 공부하고 싶은 사람에게도 추천한다. 들뢰즈가 베르그송의 시간론, 특히 순수과거와 잠재성 개념을 어떻게 발전시키는지 볼 수 있다. 『물질과 기억』, 『창조적 진화』를 읽은 사람이라면 더욱 흥미롭게 들을 것이다.

다만 철학 입문자에게는 부적합하다. 이 강의는 들뢰즈 저작 중에서도 가장 난해한 『차이와 반복』의 가장 어려운 부분을 다룬다. 서양철학사 기초, 현대철학 개론 정도는 알고 있어야 따라갈 수 있다. 천 개의 고원이나 안티 오이디푸스 같은 다른 들뢰즈 저작을 먼저 접하고 오는 것도 방법이다.

■ 수강팁

14강 36교시, 13시간 52분은 상당한 분량이다. 한 번에 몰아 듣기보다는 교시별로 나누어 꾸준히 듣는 것이 좋다. 하루에 1~2교시씩 두 달 정도 계획을 세우면 적당하다. 중간에 지쳐서 포기하는 사람이 많으니 페이스 조절이 중요하다.

강의록을 반드시 함께 봐야 한다. 용어 정리, 도표, 개념 설명이 상세히 나와 있어 이해에 큰 도움이 된다. 특히 차이생성과 차이해소, 수동적 종합과 능동적 종합 같은 개념은 도식이 있어야 명확히 이해된다. 강의 들으면서 강의록에 메모하고 나중에 다시 정리하는 방식을 권한다.

프로이트의 『쾌락원칙을 넘어서』를 먼저 읽어보면 좋다. 분량이 많지 않으니 하루면 충분히 읽을 수 있다. 강의 1~2강에서 다루는 내용의 원전을 미리 접하면 이해가 훨씬 수월하다. 반복강박, 외상성 신경증, 보호막 같은 개념들이 나오는 맥락을 알 수 있다.

어려운 부분(특히 6~8강 잠재적 대상, 11~12강 시간의 텅 빈 형식)은 2회독을 각오해야 한다. 한 번 듣고 완전히 이해하기는 불가능하다. 전체를 한 번 훑고 나서 어려웠던 부분을 다시 듣는 방식이 효과적이다. 들뢰즈는 반복을 통해 차이를 생성한다고 했으니, 강의도 반복해서 들으면 새로운 이해가 생긴다.

이정우 교수의 다른 들뢰즈 강의들과 함께 들으면 시너지가 난다. 『천 개의 고원』 강의나 '개념으로 만나는 들뢰즈' 같은 강의를 병행하면, 『차이와 반복』의 개념들이 들뢰즈 철학 전체에서 어떤 위치를 차지하는지 파악할 수 있다.

■ 수강후기에서

"과연 이정우 교수님"이라는 감탄이 많다. 독일어, 프랑스어, 영어를 넘나들며 원문의 뉘앙스를 설명하는 박식함, 프로이트-베르그송-라캉-들뢰즈를 종횡으로 가로지르는 철학사적 안목이 수강생들의 찬사를 받는다. "이정우 선생님을 스승으로 섬기게 된 것이 자랑스럽다"는 고백도 있다.

"프로이트를 다시 보게 됐다"는 후기도 인상적이다. 심리학 개론에서 배울 때는 옛날 사람으로만 생각했는데, 이 강의를 통해 프로이트가 얼마나 혁명적이었는지 알게 되었다는 것이다. 쾌락을 흥분의 해소로 본 것, 무의식 개념, 죽음욕동까지. 들뢰즈가 프로이트를 비판하면서도 많이 받아들였다는 점도 흥미롭게 다가온다.

빨주노초파남보 서랍장 비유가 신선했다는 반응이 많다. 추상적인 철학 개념을 일상의 예시로 풀어내는 이정우의 설명 방식이 이해에 큰 도움이 되었다는 것이다. 차이와 불쾌, 차이생성과 새로운 질서의 탄생을 서랍장 정리로 이해하니 명쾌했다고 한다.

다만 "너무 어렵다"는 솔직한 고백도 많다. "14강까지 들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중간에 몇 번 포기하고 싶었다", "수동적 종합 개념이 여전히 헷갈린다"는 후기들이 강의의 난이도를 보여준다. 특히 6~8강의 잠재적 대상 부분은 "진짜 어렵다", "라캉도 잘 모르니까 더 헷갈린다"는 반응이다.

"완강 목표로 달린다"는 수강생들의 각오도 인상적이다. 10강까지 왔으니 거의 다 왔다, 여기까지 왔는데 포기할 수 없다는 의지. "내용은 어렵지만 끝까지 들으면 뭔가 남을 것 같다"는 기대감으로 버틴다. 실제로 완강한 사람들은 "공부한 보람이 있다", "철학 공부의 큰 전환점이었다"고 말한다.

"영원회귀 개념이 멋있었다"는 후기도 있다. 니체의 영원회귀를 들뢰즈가 차이의 반복으로 재해석한 것, 같은 것의 반복이 아니라 차이를 생성하는 반복이라는 개념이 "철학적으로 너무 아름답다"는 것이다. 마지막 14강의 놀이 개념, "놀 줄 아는 게 이기는 것"이라는 말도 실존적 울림을 준다.

■ 마치며

들뢰즈는 말한다. 쾌락원칙을 넘어서 존재하는 것은 죽음욕동이 아니라 수동적 종합이라고. 타나토스가 아니라 차이생성이라고. 이것은 단순한 이론적 수정이 아니다. 세계를 보는 관점의 근본적 전환이다.

프로이트는 인간을 죽음을 향해 나아가는 존재로 보았다. 반복강박은 무생명 상태로의 회귀 욕망이고, 삶은 죽음으로 가는 우회로에 불과하다. 그러나 들뢰즈에게 반복은 죽음이 아니라 생성이다. 같은 것의 되풀이가 아니라 차이의 산출이다. 습관에서의 수동적 반복이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내고, 잠재적 대상이 현실화되면서 세계가 분화한다.

이 관점의 전환은 삶의 태도를 바꾼다. 우리가 반복하는 것은 죽음을 향한 퇴행이 아니라 차이를 생성하는 창조다. 불쾌한 경험의 반복도 거기서 새로운 의미를 발견하면 변화의 계기가 된다. 빨주노초파남보 서랍장을 뒤섞는 친척동생은 파괴자가 아니라 새로운 질서의 공동 창조자다.

14강 36교시의 긴 여정은 쉽지 않다. 정신분석학 용어, 존재론적 개념들, 베르그송과 니체와 라캉의 교차. 이 모든 것이 어지럽게 얽혀 있다. 그러나 이 미로를 빠져나왔을 때, 당신은 세계를 생성의 관점에서 볼 수 있게 될 것이다. 반복을 죽음이 아니라 차이로, 쾌락을 정지가 아니라 창조로 이해하게 될 것이다. 이정우가 안내하는 이 지적 모험에 함께하길 권한다.
강사소개
교재소개
질 들뢰즈,『차이와 반복』(김상환 옮김, 민음사, 2004)

- 참고문헌
『창조적 진화』 베르그송
『물질과 기억』 베르그송
『뇌는 스크린이다(들뢰즈와 영화)』 더들리 앤드루(박성수 역/이소출판사)
『시각과 현대성』 주은우(한나래)
『미술사의 기초개념』 하인리히 뵐플린(박지형 역/시공사)
『들뢰즈:철학과 영화(운동-이미지에서 시간-이미지로의 이행)』 쉬잔 엠 드 라코트(이지영 역)
『들뢰즈와 시네마』 로널드보그(정형철 역/동문선)
『수학의 언어(안보이는 것을 보이게 하는 수학』 케이스 데블린(전대호 역/해나무)
『들뢰즈 - 존재의 함성』 알랭 바디우(박정태 역/이학사)
『천 개의 고원(자본주의와 분열증』 질 들뢰즈, 펠릭스 가타리(김재인 역/새물결)
『철학이란 무엇인가』 질 들뢰즈(이정임 역/현대미학사)
『차이와 반복』 질 들뢰즈(김상환 역/민음사)
『누보로망을 위하여』 알랭 로브그리예(김치수 역/문학과지성사)
『유클리드의 창: 기하학 이야기』 레오나르드 믈로디노프(전대호 역/까치)
『추상과 감정이입(교양총서6)』 권원순(계명대학교출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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