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의개요
후설의 현상학은 어떻게 실존주의로 나아갔는가? 독일 관념론의 전통은 어떻게 현대 프랑스 철학을 추동했는가? 헤겔에서 시작된 사유의 거대한 흐름이 후설, 하이데거를 거쳐 메를로퐁티, 사르트르, 카뮈에게 이르는 과정. 이 강의는 그 지적 여정의 지도를 펼쳐 보인다.
후설의 현상학에서 실존주의까지, 그 사이를 가로지르는 다리가 바로 하이데거다. 후설이 제시한 지향성 개념은 하이데거에게서 '세계-내-존재'로 변용된다. 원칙상 세계로부터 독립되어 있던 의식이 이제 세계와 분리 불가능하게 얽혀 있는 '실존'이 된다. 그리고 이 현상학적 존재론은 프랑스로 건너가 메를로퐁티의 몸현상학, 사르트르의 실존주의, 카뮈의 부조리 철학으로 꽃핀다.
이 강의는 <현상학에서 실존주의까지 Ⅰ>의 후속편이다. 1부에서 후설의 현상학을 다뤘다면, 이번 2부에서는 후설의 현상학에서 영향을 받은 네 명의 사상가를 다룬다. 하이데거를 매개로 해서 세 명의 프랑스 사상가들의 사유에 입문한다. 총 10강 35교시, 약 15시간. 믿을 만한 안내자 장의준과 함께 독일 관념론에서 프랑스 실존주의로 이어지는 철학사의 결정적 순간들을 목격하게 될 것이다.
■ 강의특징
이 강좌의 가장 큰 특징은 사상사적 흐름을 체계적으로 보여준다는 것이다. 개별 철학자를 따로따로 다루는 것이 아니라, 후설의 지향성 개념이 각 사상가들에게서 어떻게 보존되고 극복되는지를 추적한다. 보존/극복이라는 변증법적 관점이 일관되게 적용된다.
1-2강은 메를로퐁티의 몸현상학이다. 후설의 지평 개념과 메를로퐁티의 조망 개념을 비교한다. 1강에서는 현상학적 환원, 판단중지, 구성된 주관과 구성하는 주관 등 후설의 기본 개념들을 복습한 후, 예술작품의 현상학적 환원을 다룬다. 세잔의 그림을 현상학적으로 분석하는 부분이 특히 흥미롭다. 지각과 몸주체, 대상으로서의 몸을 살펴본다.
2강에서는 메를로퐁티의 '세계에의-존재' 개념을 집중 탐구한다. 환각지 현상과 환각지 형상 사례, 실천적 장, 열려 있음, 선의식적인 앎 등을 다룬다. 메를로퐁티가 후설의 초월론적 주체를 어떻게 몸주체로 변형시키는지, 의식이 어떻게 세계 속에 육화되는지를 본다.
3-6강은 사르트르의 초월현상학/실존주의다. 총 4강에 걸쳐 사르트르의 주저 『존재와 무』를 중심으로 그의 사상을 체계적으로 펼쳐낸다. 3강에서는 즉자와 대자, 자연적 자아와 초월론적 자아를 다룬다. 대자존재와 즉자존재, 전-반성적 의식으로서의 대자존재, 반성적 코기토 등 사르트르 철학의 기본 개념들이 등장한다.
4강은 존재와 무의 문제다. 의식의 무 혹은 무화작용, 무의 발생과 성립 조건을 살펴본다. 존재하는 것과 존재되는 것의 차이, 스피노자의 명제, 자유의 존재방식 등이 다뤄진다. 무화작용이라는 사르트르의 독특한 개념이 어떻게 인간의 자유를 설명하는지 이해하게 된다.
5강은 대타존재다. 미래와 과거 앞에서의 불안, 불안한 자유와 자기기만, 나 자신에 대한 최초의 기획투사를 다룬다. 불안으로부터의 도피, 타인의 시선, 타자성, 대자존재와 대타존재의 관계가 펼쳐진다. 사르트르가 말하는 불안이 단순한 심리적 감정이 아니라 존재론적 구조임을 배운다.
6강은 타인이라는 문제다. 타인의 시선, 타인과의 만남, 그리고 사랑을 다룬다. 사르트르의 사랑론은 충격적이다. 사랑이 결국 타자를 대상화하려는 시도이며 자기-파괴로 귀결된다는 분석. 타인과 사랑, 사랑과 자기-파괴의 관계를 통해 인간관계의 근본적인 불가능성을 직시하게 된다.
7강은 카뮈의 실존주의다. 부조리 속에서 자살하지 않고 버티기라는 주제로 카뮈의 『시지프 신화』를 읽는다. 본질과 실존, 인간적 실존, 시지프적인 깨달음과 자살, 부조리라는 사막 등이 다뤄진다. 부조리한 영웅, 부조리의 추론, 육체적 자살과 사고의 자살. 카뮈가 제시하는 실존의 의미를 탐구한다.
8-10강은 하이데거의 해석학적 현상학이다. 8강에서는 인간이라는 존재자, 현존재의 존재방식, 세계-내 존재와 실존을 다룬다. 하이데거의 『존재와 시간』에서 제시되는 실존 개념을 집중 분석한다.
9강은 세계, 이해, 해석이다. 세계를 이해한다는 것, 이해와 해석의 관계를 상세히 다룬다. 오토 페겔러의 『하이데거 사유의 길』, 마크 래톨의 『How To Read 하이데거』 등을 참고하며, 인식론적 이해, 명제적 이해, 선-이해, ~로서-구조 같은 핵심 개념들을 풀어낸다. 하이데거의 해석학적 순환 구조를 이해하게 된다.
10강은 세인의 독재다. 타인들, 세인, 거리감, 평균성을 다루며 오스카 와일드까지 언급된다. 비본래적인 실존과 본래적인 실존의 차이. 우리가 일상에서 '세인'으로 살아가는 방식을 분석한다.
장의준 강사는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대학에서 최우수 등급으로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레비나스 전공자로서 현상학과 실존주의에 대한 깊은 이해를 갖고 있다. 강의록이 특히 잘 되어 있어서 강의와 함께 활용하면 이해도가 크게 높아진다.
■ 추천대상
이 강좌는 현상학과 실존주의의 관계를 체계적으로 이해하고 싶은 사람에게 권한다. <현상학에서 실존주의까지 Ⅰ>을 들은 사람이라면 당연히 이 2부를 들어야 한다. 1부에서 후설을 공부했다면 그것이 어떻게 발전했는지 보는 것이 자연스러운 순서다.
사르트르의 『존재와 무』를 읽다가 좌절한 경험이 있는 사람에게 특히 유용하다. 이 책은 혼자 읽기에 너무 어렵다. 즉자존재, 대자존재, 무화작용, 대타존재 같은 개념들을 이해하려면 안내가 필요하다. 4-6강 사르트르 파트가 그 안내를 제공한다.
하이데거의 『존재와 시간』에 도전하고 싶은 사람에게도 좋은 입문이 된다. 물론 3강만으로 『존재와 시간』 전체를 다룰 수는 없다. 하지만 세계-내-존재, 선-이해, 세인 같은 핵심 개념들의 의미를 파악할 수 있다. 이 강의를 들은 후 원전에 도전하면 훨씬 수월하다.
철학과 대학원 진학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적합하다. 현상학과 실존주의는 20세기 철학의 양대 산맥이다. 이 강의는 그 두 흐름이 어떻게 연결되는지 보여준다. 대학원 면접에서 "후설의 지향성 개념이 하이데거에게서 어떻게 변용되는가?"라는 질문을 받으면 자신있게 답할 수 있을 것이다.
메를로퐁티에 관심 있는 사람에게 추천한다. 메를로퐁티는 국내에서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철학자다. 하지만 몸현상학의 선구자로서 현대 페미니즘 이론, 인지과학, 미학 등에 큰 영향을 미쳤다. 1-2강은 메를로퐁티 입문으로 손색이 없다.
카뮈의 부조리 철학을 깊이 이해하고 싶은 사람, 『시지프 신화』를 제대로 읽고 싶은 사람에게도 좋다. 7강 한 강만으로도 카뮈의 핵심 사상을 파악할 수 있다. 부조리 속에서 자살하지 않고 버티기라는 주제는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여전히 절실한 질문이다.
독일 관념론과 프랑스 철학의 관계에 관심 있는 사람에게 적합하다. 이 강의는 헤겔에서 시작된 독일 관념론의 전통이 어떻게 프랑스로 건너가 변용되는지 보여준다. 철학사를 입체적으로 이해하고 싶은 사람에게 권한다.
■ 수강팁
총 10강 35교시, 약 15시간은 상당한 분량이다. 한 번에 몰아서 듣기보다는 일주일에 1-2강씩 천천히 소화하는 것을 권한다. 각 철학자의 사상을 자신의 경험과 연결해보는 시간을 가지면 좋다.
<현상학에서 실존주의까지 Ⅰ>을 먼저 듣는 것이 이상적이다. 후설의 현상학을 모르고 이 강의를 들으면 놓치는 부분이 많다. 특히 지향성, 현상학적 환원, 판단중지 같은 개념들을 알고 있어야 한다. 1강에서 간단히 복습하기는 하지만 충분하지 않다.
강의록을 적극 활용하라. 수강생들이 공통적으로 지적하듯 강의록의 퀄리티가 높다. 핵심 개념 정리, 참고문헌 제시가 잘 되어 있다. 강의 전에 강의록을 먼저 읽고, 강의를 들은 다음 다시 강의록을 보는 3단계 학습을 권한다.
사르트르 파트를 들으면서 『존재와 무』를 함께 읽으면 이상적이다. 강의는 책의 핵심 부분을 다루지만 전체를 다 다루지는 않는다. 강의로 개념을 이해한 후 원전에서 확인하면 이해가 깊어진다. 지민 출판사의 번역본을 참고하면 좋다.
하이데거 파트는 준비가 필요하다. 8-10강 3강만으로 하이데거를 완전히 이해하기는 어렵다. 오토 페겔러의 『하이데거 사유의 길』, 마크 래톨의 『How To Read 하이데거』 같은 입문서를 미리 읽어두면 도움이 된다. 옵션 강의로 묶인 하이데거 단독 강의도 고려해볼 만하다.
강의 속도가 느리다고 느껴지면 배속 기능을 활용하라. 일부 수강생은 1.5배속이나 2배속으로 들었다고 한다. 강사가 천천히 설명하는 편이라 배속으로 들어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자신에게 맞는 속도를 찾아보라.
각 철학자의 대표 저작을 읽어보는 것을 권한다. 메를로퐁티의 『지각의 현상학』, 사르트르의 『존재와 무』, 카뮈의 『시지프 신화』, 하이데거의 『존재와 시간』. 강의는 입문이고 원전은 심화다. 강의로 큰 그림을 잡은 후 원전으로 깊이를 더하라.
카뮈 파트는 비교적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철학 용어에 질릴 때쯤 7강을 들으면 좋다. 부조리, 시지프, 자살 같은 주제들은 전문 철학자가 아니어도 공감할 수 있는 실존적 문제다. 힘들 때 7강을 다시 들으면 위로가 된다.
2회독을 고려하라. 첫 수강에서는 전체 흐름을 파악하고, 두 번째 수강에서는 개념의 세부를 이해하는 방식이다. 특히 9강의 선-이해와 ~로서-구조, 10강의 세인 개념 같은 어려운 부분은 여러 번 들을수록 명확해진다.
옵션 강의를 활용하라. 이 강의에는 4개의 옵션 강의가 묶여 있다. 하이데거 『존재와 시간』 단독 강의, 사르트르와 카뮈 관련 강의들이다. 관심 있는 철학자에 대해 더 깊이 공부하고 싶다면 옵션 강의를 추가로 듣는 것이 좋다. 세일 기간을 노려 구매하면 부담이 줄어든다.
■ 수강후기에서
수강생들의 반응은 전반적으로 긍정적이다. "사르트르 입문으로 최적", "즉자존재와 대자존재 개념을 이렇게 쉽게 설명할 수 있다니", "무화작용, 대타존재 같은 개념들도 이제 어느 정도 이해가 간다"는 찬사가 이어진다. 어려운 개념을 쉽게 풀어주는 강사의 설명력에 대한 칭찬이 많다.
강의록의 질에 대한 호평도 많다. "강의보다 강의록이 더 좋을 수도 있다", "핵심 개념 정리도 잘 되어 있고 참고문헌도 충분히 제시되어 있다", "강의 듣기 전에 강의록 먼저 읽고 강의 들은 다음에 다시 강의록 보는 식으로 공부했다"는 활용법도 공유된다.
메를로퐁티에 대한 새로운 발견도 언급된다. "메를로퐁티가 이렇게 재밌을 줄이야", "세잔 그림을 현상학적으로 분석하는 부분 정말 인상적이었다", "몸주체 개념이 요즘 내가 관심있는 페미니즘 이론이랑도 연결되는 것 같다"는 반응이다.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메를로퐁티의 매력을 발견한 것이다.
사르트르의 사랑론에 대한 충격도 표현된다. "사랑이 결국 타자를 대상화하려는 시도이고 자기-파괴로 귀결된다는... 작년에 힘들게 끝난 연애 생각나면서 묘하게 와닿았다"는 고백. "타인의 시선, 대타존재 같은 개념들이 단순히 추상적인 철학 용어가 아니라 실제 인간관계에서 느껴지는 감정들을 정확히 포착한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는 것이다.
카뮈에 대한 공감도 크다. "부조리 속에서 자살하지 않고 버티기라는 주제가 요즘 내 상황이랑 딱 맞아떨어진다", "회사 다니면서 이게 뭐하는 건가 싶을 때가 많은데 시지프의 깨달음 이야기 들으면서 위로받았다"는 반응이다. 실존주의가 단순한 이론이 아니라 삶의 지혜임을 체감한 것이다.
대학원 진학 준비에 도움이 된다는 의견도 있다. "1부와 2부를 연결해서 들으니까 후설에서 하이데거로, 다시 프랑스 실존주의로 이어지는 흐름이 명확하게 보인다", "지향성 개념이 각 철학자들에게서 어떻게 변용되는지 추적하는 부분이 유익했다"는 평가다.
철학사적 관점에 대한 찬사도 있다. "헤겔에서 시작해서 후설, 하이데거를 거쳐 프랑스 실존주의까지 이어지는 사상사적 흐름이 정말 인상적이다", "철학사를 이렇게 입체적으로 볼 수 있다는 게 이 강의의 장점이다", "개별 철학자보다 전체 흐름에 관심있는 사람한테 추천한다"는 것이다.
다만 몇 가지 아쉬움도 지적된다. "10강으로는 부족하다", "이 주제를 10강 15시간으로 다루기엔 무리가 있다", "각 사상가당 2~3강씩밖에 못 쓴다"는 지적이다. 특히 "하이데거 3강은 너무 빨리 지나간다", "세계-내-존재 개념만 해도 한 강의 분량인데"라는 아쉬움이 표현된다.
난이도에 대한 의견도 엇갈린다. "철학 전공자 아니면 힘들 수도", "현상학적 환원, 지향성, 선-이해 같은 용어들이 계속 나오는데 배경지식 없으니까 따라가기 벅차다"는 고백이 있는 반면, "실존주의 입문으로 적당", "인문학 교양 쌓으려는 일반인들이 듣기에 적당한 것 같다"는 평가도 있다.
"완강했지만 다 이해했다고는 못하겠다", "선-이해, ~로서-구조 같은 개념들은 아직도 헷갈린다", "시간 나면 나중에 재수강 해야 할 것 같다"는 솔직한 고백도 있다. 철학 공부의 어려움을 보여준다.
■ 마치며
철학을 추동하는 힘은 결국 관념론이 아닐까? 이 강의가 던지는 질문이다. 헤겔로 대표되는 독일 관념론은 현대 프랑스 철학의 모태다. 마르크스주의, 니체, 정신분석뿐만 아니라 후설, 하이데거, 그리고 메를로퐁티, 사르트르, 카뮈까지 모두 이 관념론의 지평 위에서 사유한다.
물론 현대 프랑스 철학은 독일 관념론을 떠나려는 운동이었다. 하지만 떠나려는 운동 자체가 관념론에 의해 추동되었다. 이것이 역설이다. 관념론을 극복하려는 시도가 관념론의 힘을 증명한다. 관념론적이지 않은 철학이 가능하기는 한 것일까? 철학은 과연 관념론을 떠날 수 있을까?
이 강의는 후설의 현상학이 하이데거의 현상학적 존재론을 경유해서 프랑스 실존주의로 이르게 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후설의 지향성 개념이 각 철학자들에게서 어떻게 보존되고 극복되는지를 추적한다. 메를로퐁티의 몸주체, 사르트르의 대자존재, 카뮈의 부조리, 하이데거의 세계-내-존재. 이 모든 개념들이 후설의 현상학에서 출발한다.
장의준 강사는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대학에서 레비나스 연구로 최우수 등급의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상학과 실존주의에 대한 깊은 이해를 갖춘 믿을 만한 안내자다. 저서로 『좌파는 어디 있었는가?』, 『메갈과 저항의 위기』 등이 있으며, 『종교 속의 철학, 철학 속의 종교』, 『문명이 낳은 철학, 철학이 바꾼 역사』를 공저했다.
독일 관념론 전통이 현대 프랑스 철학에 미친 영향. 후설의 현상학이 하이데거를 거쳐 실존주의로 나아가는 과정. 10강 35교시, 약 15시간의 지적 여정. 이 강의는 20세기 철학의 핵심을 관통한다.
현상학에서 실존주의까지, 그 긴 여정의 후반부. <현상학에서 실존주의까지 Ⅰ>에 이어지는 이 강의를 통해 우리는 철학사의 결정적 순간들을 목격하게 될 것이다. 한편으로는 독일의 후설과 하이데거, 다른 한편으로는 프랑스의 메를로퐁티, 사르트르, 카뮈. 이들이 어떻게 현상학적 지평 위에서 실존의 문제를 사유했는지. 이제 그 답을 찾아 나설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