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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오래된 이야기, 『주역』으로 떠나는 여행!
『주역』은 『시경』, 『서경』과 함께 가장 중요한 유가 철학 텍스트 중 하나다. 유가 철학자들은 『주역』이라는 텍스트와 일련의 상징체계를 어떻게 해석해 왔는가. 또 그런 해석을 통해서 궁극적으로 어떤 이야기를 하고 있는가. ‘역경’(易經)이라고도 불리는 『주역』은 본래 점복(占卜)을 위한 책으로 어떻게 하면 조금이라도 흉운(凶運)을 물리치고 길운(吉運)을 잡느냐는 처세상의 지혜가 담겨 있다. 그러나 유가 철학자들이 주역을 중시했던 것은 그 속에 점복을 넘어 우주와 인간에 대한 통찰이 담겨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주역』이 비슷한 시기의 다른 문헌과 크게 차이 나는 점은 의미 전달을 위해 텍스트뿐만 아니라 이미지를 활용했다는 점이다. 상(象)으로 불리는 이미지는 『계사전』에 의하면 성인이 불완전한 문자의 한계를 넘어 자신의 뜻을 완전하게 전달하기 위해 확립한 것이다.
『주역』의 키워드는 일정 수의 심볼로 이루어진 이미지와 수이며, 그런 요소들의 조합에 의해 말하고 있는 궁극적인 주제는 생명이다. 주역에서 끊임없이 반복하면서 강조하고 있는 변역의 원리는 결국 ‘생명의 끊임없는 탄생’[生生之謂易]을 의미하는데 그러한 변화는 이미지를 통해서 표현되며 그것을 상(象)이라고 한다. 따라서 『주역』의 세계관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상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다.
『주역』은 상을 통해서 이야기를 구성한다. 『주역』의 이야기는 기본적으로는 음과 양이라는 두 개의 상이 만나서 일으키는 변화이다. 둘이 만나서 여덟 개의 변화가 일어나고 그 변화는 다시 64개의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64괘는 64개의 커다란 이야기이고, 64괘를 구성하는 384개의 효는 384개의 작은 이야기이다. 그래서 『주역』을 읽는다는 것은 가장 오래된 이야기를 읽는 일이다. 사람들은 이야기가 현실의 모사라고 말하지만 사실은 그 반대다. 이야기가 현실을 규정한다. 어떤 이야기에 마음이 움직이는지 살펴보면 어떤 세상을 꿈꾸는지 알 수 있다. 가장 오래된 이야기 주역을 통해 내가 꿈꾸는 삶이 어떤 가치를 추구하는지 생각해보자.
참고문헌
『주역전의』(상,하), 성백효 역, 전통문화연구회
수강대상
- 오래된 이야기를 좋아하는 사람 |
전호근(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
성균관대학교 유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 대학원에서 〈16세기 조선성리학의 특징에 관한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성균관대, 가톨릭대, 경기대, 동국대, 방송대, 중앙대 등 다수의 대학과 고전 국역 기관에서 《논어》, 《맹자》, 《주역》등의 동양 고전을 활발히 강의하면서, 고전 번역 분야에도 깊이 관여해 왔다. 더불어 전통 의학을 현대인의 삶에 녹여내는 번역과 연구, 출판 활동을 겸하고 있다. 재단법인 민족의학연구원 상임연구원 및 편찬실장을 지냈고, 현재 경희대학교 교양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