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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동양철학장자, 그 신랄한 패러디의 세계

강좌정보
이 강좌는『장자』의 내편을 번역된 내용과 원문을 모두 읽어보는 독해 강좌이다. 단순히 이미 번역된 내용만으로 수업을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강사와 수강생들이 함께 장자의 원문들을 새롭게 읽는 시도를 해 나갈 것이다.

메타포와 상징의 연금술사, 장자를 만나자!

전호근의 <장자, 그 신랄한 패러디의 세계>는 심오한 철학적 문제를 담고 있다. 뿐만 아니라 각종의 상징과 비유로 인해 아름답지만 모호한 표현이 넘쳐나는『장자』를 간명한 해설과 함께 읽어감으로써 함께 하는 이들로 하여금 장자와 함께 절대자유의 세계를 여행하는 새로운 체험의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도가 사상의 정수, 장자의 환성적인 이야기 속으로

<이야기 하나 - 물고기, 새가 되다>

저 멀리 북쪽 바다에 물고기가 있어. 그 이름이 곤이야. 곤의 크기는 몇 천 리가 되는지 아무도 몰라. 이 물고기가 변해서 새가 되는데 그 이름을 붕이라 해. 붕의 등은 몇 천리인지 알 수 없어. 이 붕새가 온 힘을 다해 한번 날아오르면 그 날개가 마치 하늘에 드리운 구름 같아. 이 새는 바다에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남쪽 바다로 옮겨갈 준비를 하는데 남쪽 바다는 하늘의 못이야.
제해라는 친구는 이상한 이야기를 많이 알고 있지. 그 친구의 이야기를 들려주지. 붕새가 남쪽으로 옮겨갈 때 날갯짓으로 물이 삼천리나 튀어 오르고 회오리바람을 타고 구만 리를 날아 올라가 한번 떠나면 여섯 달 만에야 쉰다고 하더군. (…) 물이 두터이 쌓이지 않으면 큰 배를 띄울 힘이 없지. 예를 들어 마룻바닥 파인 곳에 한 잔의 물을 쏟아 놓으면 겨자씨 정도는 띄울 수 있지만 잔을 놓으면 바닥에 붙어버려. 물은 얕은데 배는 크기 때문이지. 그처럼 바람이 두터이 쌓이지 않으면 큰 날개를 실을 힘이 없어. 그 때문에 붕새는 구만리를 날아올라 가는 거야.

그래야 바람이 아래에 쌓이게 돼. 그런 뒤 비로소 바람을 타고 푸른 하늘을 등지고 아무 것도 막는 것이 없어지면 드디어 남쪽으로 향하는 거야. 그런데 매미나 새끼 새는 붕새를 비웃으며 이렇게 말하지. 나는 온 힘을 다해 날아올라 느릅나무나 다목나무에 다다르려 하지만 때론 거기에도 이르지 못하고 땅에 떨어질 뿐이야.

그런데 저 놈은 도대체 무엇 때문에 구만리를 날아올라 남쪽으로 가는지 모르겠다고 말이야. 가까운 곳에 바람 쏘이러 가는 사람은 세끼만 먹고 돌아와도 배가 부르지만 백 리길을 갈 사람은 전날 밤부터 양식을 찧고 천리 길을 갈 사람은 석 달 동안 양식을 모으는 법이야. 저 두 버러지야 그걸 알 턱이 없지.

작은 앎은 큰 앎에 미치지 못하고 짧은 삶은 긴 삶에 미치지 못하지. (…) 옛날 탕임금이 현자였던 극에게 물었던 것도 이거야. 불모지 북쪽에 검은 바다가 있는데 바로 하늘의 못이야.

물고기가 있는데 그 너비가 수 천리이고 그 기럭지를 아는 이가 없어. 이름은 곤이야. 새가 있는데 그 이름은 붕이야. 등허리는 마치 태산 같고 날개는 하늘에 드리운 구름 같아. 회오리바람을 타고 양뿔처럼 빙글빙글 돌면서 구만 리를 날아올라 구름을 뚫고 푸른 하늘을 등에 진 뒤에야 남쪽으로 몸을 돌려 비로소 남쪽 바다로 날아가지.

메추라기는 그걸 보고 웃으면서 말하지. 저놈은 도대체 어디로 가는지 모르겠군. 나는 폴짝 뛰어올라야 몇 길 지나지 않고 내려와서 쑥대밭 사이에서 날갯짓할 뿐이지만 이것도 나는 것임에는 틀림이 없지. 그런데 저놈은 대관절 어디로 가는지 모르겠군. 이것이 바로 작은 것과 큰 것의 차이지.

지식이 벼슬살이를 맡아 다스릴 정도로 풍부한 사람, 행동이 고을에서 이름날 정도로 훌륭한 사람, 덕망이 한나라의 임금에 맞먹을 정도로 훌륭하여 나라에 불려 가는 사람들도 스스로 이 메추라기처럼 자기능력이 충분하다고 생각하겠지.

하지만 송영자는 그런 것들을 우습게 여겨. (…) 이는 세상의 일에 얽매이지 않지만 여전히 세우지 못한 게 있어. 열자는 바람을 몰고 움직이는데 가뿐하게 날아다니다가 열흘하고 다섯 날이 지난 뒤에야 돌아와. 그 사람 부자 되는 일에는 관심이 없지. 하지만 그도 걸어 다니는 수준은 벗어났지만 여전히 바람에 기대지.

이를테면 하늘과 땅 사이에 있는 정기를 타고 여섯 가지 기운의 변화를 몰아서 끝없는 세상에 노니는 사람은 그 무엇에도 기대지 않아. 그러기 때문에 지극한 사람은 자기를 내세우는 법이 없고 신묘한 사람은 공을 자랑하는 일이 없고 성인은 이름을 내거는 일이 없다고 하는 거야.


<이야기 둘 - 거협(胠篋)편>

* 거협은 작은 상자를 연다, 즉 상자를 열어 상자 안의 물건을 훔친다는 뜻이다. 유가적인 인의(仁義), 성지(聖知) 등은 위정자의 본질인 대도(大盜)를 덮고 감추는 허위의식에 불과하다고 비난하고, 그것들을 버리고 옛날의 소박한 이상사회 至德之世로 돌아가자고 호소한 문헌이다.

작은 상자를 열고 주머니를 뒤지고 궤짝을 뜯는 도둑을 염려하여 지키고 방비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끈이나 줄을 당겨 단단히 묶고 빗장과 자물쇠를 튼튼히 채운다. 이것이 세속에서 이른바 <도둑을 방비하는> 지혜이다.

그러나 큰 도둑이 오면, 궤짝을 통째로 등에 지고 상자를 손에 들고 주머니를 어깨에 메고 달아나면서 오직 끈이나 줄, 빗장이나 자물쇠가 견고하지 못할까 두려워한다. 그렇다면 앞서 이른바 지혜라는 것은 큰 도둑을 도와주는 것이 아니겠는가. 그 때문에 시험 삼아 따져보려고 한다. 세속에서 이른바 지혜라는 것이 큰 도둑을 위해 도와준 것이 아니겠으며 이른바 성(聖)이란 것이 큰 도둑을 위해 지켜준 것이 아니겠는가.

어떻게 그렇다는 것을 알 수 있는가. 옛날 제나라는 이웃 고을이 서로 바라보이며 닭 우는 소리와 개 짓는 소리가 서로 들려서 그물이 펼쳐지는 곳과 쟁기와 보습이 찌르는 곳이 사방 2 천 리에 달했는데 사방 국경 안을 통틀어 종묘와 사직을 세우고 邑, 屋, 州, 閭, 鄕, 曲 등의 고을을 구석구석까지 다스림에 어찌 성인을 본받지 않았겠는가마는 田成子가 하루아침에 제나라 임금을 죽이고 그 나라를 훔쳤으니 훔친 것이 어찌 나라뿐이었겠는가.

성지의 규범도 함께 훔쳤다. 그 때문에 전성자는 도적이라는 이름을 얻었지만 몸은 요순과 같이 편안한 지위에 머물러 작은 나라가 감히 비난하지 못하고 큰 나라가 감히 주벌하지 못해서 열두 세대 동안이나 제나라를 차지하였으니, 이는 제나라를 훔쳤을 뿐만 아니라 성지의 규범까지 아울러 훔쳐서 도적의 몸을 지킨 것이 아니겠는가.

 

장자의 심오하고도 재미있는 이야기 구성

1. 소요유편: 거니는 즐거움
2. 제물론편: 가지러한 만물의 이야기
3. 양생주편: 삶을 기르는 방법
4. 인간세편: 사람들 사이에 서다
5. 덕충부편: 덕이 충만한 사람들
6. 대종사편: 으뜸가는 스승
7. 응제왕편: 제왕이 되어야 할 자
8. 남은 이야기


장자 [莊子, BC 369 ~ BC 289(?)]
성은 장(莊). 이름은 주(周). 송(宋)의 몽읍(蒙邑:河南省商邱縣 근처) 출생. 정확한 생몰연대는 미상이나 맹자(孟子)와 거의 비슷한 시대에 활약한 것으로 전한다. 제자백가(諸子百家) 중 도가(道家)의 대표자로, 도(道)를 천지만물의 근본원리라고 보았다. 이는 도는 어떤 대상을 욕구하거나 사유하지 않으며(無爲), 스스로 자기존재를 성립시키며 절로 움직인다(自然)고 보는 일종의 범신론(汎神論)이다.

* 이 강좌는『장자』원문에 대한 독해와 해설이 곁들여지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장자1』(안병주, 전호근, 전통문화연구회 엮음.)을 참고하면 수업을 쉽게 이해하실 수 있습니다. 

강사소개
교재소개
『장자1』_안병주 · 전호근, 전통문화연구회 엮음.

- 참고문헌
『장자』(안동림 역, 현암사)
『장자, 카페테리아에서 만나다 (삶의 지혜로운 암호 해독자) 童話莊子』(저 예, 이유진 역, 상상공방)
『공자 지하철을 타다』『최고의 고전번역을 찾아서』『함께 읽는 동양철학』(전호근 공역)
『장자(자연 속에서 찾은 자유의 세계)』(장자, 조수형 역, 풀빛)
『장자, 차이를 횡단하는 즐거운 모험(리라이팅 클래식 004)』(강신주, 그린비)
『장자& 노자(道에 딴지걸기, 지식인마을 06)』(강신주, 김영사)
『장자, 도를 말하다(오쇼의 장자 강의 2)』(오쇼 라즈니쉬, 류시화 역, 청아출판사)
『꼭 읽어야 할 인문고전 <장자>(동양편05)』(장자, 호승희 역, 타임기획)
『장자 30구(분방한 자연주의자의 우언)』(이인호, 아이필드)
『장자, 영혼의 변화를 위한 철학』(로버트 앨린슨, 김경희 역, 그린비)
『빈방의 빛』(마크 스트랜트, 박상미 역, 한길아트)
『장자』(장자)
『논어』(공자)
『맹자』(맹자)
『열자』(열자)
『사기』(사마천)
『시경』(공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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