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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록다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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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의개요
오늘날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사용하는 오십보백보, 교육, 항산항심, 호연지기, 연목구어 같은 말들은 모두 『맹자』에서 유래한다. 이처럼 맹자의 사상은 우리 삶 깊숙이 자리잡고 있지만, 정작 그 본래 의미와 맥락을 제대로 이해하는 경우는 드물다.
전국시대, 부국강병이 지상과제였던 시대에 맹자는 도덕정치를 역설했다. 각국의 군주들은 그를 '세상 물정에 어둡다'고 평가했고, 결국 어느 나라에서도 등용되지 못했다. 하지만 그의 사상은 동양 철학의 가장 큰 기둥이 되어 오늘날까지 우리의 사고를 지배하고 있다.
이 강좌는 『맹자』 전편을 통해 맹자의 정치사상과 철학을 체계적으로 공부한다. 원문을 직접 읽어가며 풀이하고, 현실에 적용해보는 방식으로 진행되어 맹자를 전혀 모르는 사람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급변하는 현대사회 속에서 파편화된 개인의 경쟁 구도는 맹자가 살던 시대의 각축하는 국가들과 닮아 있다. 그의 명쾌하고 핵심적인 논리를 통해 과거를 성찰하고 미래를 대비하는 통찰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 강의특징
이 강좌의 가장 큰 특징은 맹자 사상의 세 가지 핵심 기둥인 왕도정치, 혁명론, 성선설을 유기적으로 연결하여 이해한다는 점이다. 이 세 가지 개념은 논리적으로 긴밀하게 얽혀 있다. 성선설은 단순히 인간의 본성에 관한 이론이 아니라, 패도정치를 비판하고 왕도정치를 정당화하는 정치적 담론이다.
전호근 교수는 원문 강독과 함께 맹자가 당대 사상가들인 고자, 묵자, 순자 등과 벌인 논쟁을 생생하게 재현한다. '하필왈리(何必曰利)', 즉 '어찌 꼭 이익을 말하는가'라며 양나라 혜왕의 질문을 되받아치는 맹자의 개성 넘치는 논법, 측은지심·수오지심·사양지심·시비지심이라는 사단으로 인간 본성의 선함을 논증하는 치밀한 구조를 차근차근 풀어낸다.
또한 정전제도, 항산항심 같은 맹자의 현실 정책까지 다룸으로써 그가 단순한 이상주의자가 아니라 경제적 조건과 도덕심의 상관관계를 깊이 이해한 실용적 사상가였음을 보여준다. 명나라 태조 주원장이 '맹자, 이 늙은이'라며 탄압할 정도로 과격했던 혁명론의 진면목도 만날 수 있다.
■ 추천대상
이 강좌는 동양 고전에 관심은 있지만 한문이라는 장벽 때문에 망설였던 사람들에게 최적의 입문서가 된다. 원문을 직접 해독하면서도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도록 배경지식과 주변 맥락을 풍부하게 제공하기 때문이다.
오늘날 이익 추구가 당연시되는 사회에서 과연 도덕과 윤리가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있는지 고민하는 사람, 리더십의 본질이 무엇인지 탐구하는 관리자나 경영인, 정치와 권력의 정당성에 대해 근본적 질문을 던지고 싶은 사람들에게 맹자는 예리한 통찰을 제공한다.
또한 유교 사상이 단순히 보수의 논리가 아니라 백성의 항산과 항심을 강조하는 급진적 사상이었음을 이해하고 싶은 학습자, 중국 고전 철학의 흐름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싶은 인문학 애호가, 논쟁과 토론의 기술을 배우고 싶은 사람들에게도 유익하다.
■ 수강팁
맹자의 사상은 당시의 역사적 맥락 속에서 더욱 생생하게 이해된다. 전국시대라는 난세, 제자백가의 사상적 경쟁 구도를 염두에 두고 들으면 왜 맹자가 그런 주장을 했는지 명확해진다. 강의 중간중간 나오는 중국 역사 이야기에 귀 기울이면 좋다.
또한 맹자를 다른 사상가들과 비교하며 듣는 것을 권한다. 공자와 어떻게 다른지, 고자의 성무선악설이나 순자의 성악설과 어떻게 대비되는지 파악하면 성선설의 독특함이 부각된다. 강의에서 자주 언급되는 『논어』나 『순자』의 관련 내용을 함께 찾아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강의록이 제공되지만 원문의 한자 표현을 직접 메모하며 듣는 것을 추천한다. '何必曰利', '五十步百步', '恒産恒心' 같은 핵심 개념은 한자로 익혀두면 오래 기억에 남는다. 각 강의 후 해당 부분의 『맹자』 원문을 천천히 읽어보면 이해가 더욱 깊어진다.
■ 수강후기에서
수강생들은 "40이 넘어 비로소 사서삼경의 세계를 알게 되었다"며 "구구절절 살아온 시간에 대입해보니 왜 모르고 살았을까 탄식하게 된다"고 말한다. 늦은 나이에 시작했지만 전호근 교수의 진지하면서도 재미있는 강의 덕분에 동양 철학을 전공하기로 결심했다는 학습자도 있다.
"깔끔하고 재미있다", "중국 역사에도 도움이 되고 요즘 상황과 비교할 수 있다", "지적 욕구를 채워가는 재미로 산다"는 평가가 이어진다. 대학 시절에는 재미없었던 고전이 지금은 왜 이렇게 흥미진진한지 모르겠다는 반응도 많다.
다만 강의록의 오탈자와 내용 오류를 지적하는 의견, 원문 강독보다 핵심 개념 설명에 치중한 점이 아쉽다는 평가도 있다. 학문적 깊이를 기대했던 일부 수강생은 다소 가볍게 느꼈다고 하니, 입문 단계를 넘어선 학습자라면 이 점을 염두에 두면 좋겠다. 그럼에도 동양 사상 입문용으로는 최적의 강좌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 마치며
맹자는 묻는다. "어찌 꼭 이익을 말하는가?" 이 질문은 2천 년이 지난 지금도 유효하다. 개인의 이익, 기업의 이익, 국가의 이익이 충돌하는 현대사회에서 맹자의 목소리는 여전히 울린다.
"군주는 나라를 구성하는 요건 중에서 가장 가볍다." 명나라 태조가 이 구절 때문에 맹자를 탄압했을 정도로 과격한 이 주장은, 권력이 백성으로부터 나온다는 민본주의의 핵심이다. 백성의 향배가 왕도와 혁명을 가른다는 맹자의 혁명론은 오늘날 민주주의의 선구적 사상이라 할 수 있다.
맹자가 제시한 왕도정치는 단순한 보수의 논리가 아니다. 양생양사, 즉 산 사람을 부양하고 죽은 사람의 상을 치르는 것에서 시작하는 정치, 항산이 있어야 항심이 있다는 현실적 통찰은 오히려 급진적이다. 사단이 모든 인간에게 갖춰져 있다는 성선설은 차별 없는 교육과 평등한 기회를 주장하는 근거가 된다.
이 강좌를 통해 우리는 고전이 단순히 옛 지혜가 아니라 현재를 비추는 거울이자 미래를 여는 열쇠임을 깨닫게 된다. 맹자가 천하를 돌아다니며 만난 거절과 좌절 속에서도 끝내 포기하지 않았던 신념, 그 신념이 결국 천년을 이어온 힘의 원천이다. 주옥같은 명문장들을 익히고 연구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자연스레 무한한 지혜의 보고로 향하는 비단길에 들어서게 될 것이다.
전호근(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