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모두 별에서 왔다."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가 전하는 가장 심원한 메시지다. 인간 생명을 구성하는 질소, 칼슘, 철 같은 원소들은 모두 붕괴하는 별의 내부에서 생겨났다. 참나무와 인간이 같은 재료로 만들어졌고, 생명의 기원과 진화는 별의 기원과 진화와 깊이 연관되어 있다. 우주에 대한 탐구는 결국 '우리는 누구인가'라는 물음과 다르지 않다.
이 강좌는 『코스모스』를 인문학적으로 읽는다. 단순히 천문학 지식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칼 세이건이 던진 네 가지 핵심 질문 - '별이란 무엇인가', '우리란 무엇인가', '우리는 왜 천문학을 배우려 하는가', '누가 우리 지구를 대변해 줄 것인가' - 을 중심으로 책 전체를 재구성한다.
김정아 강사는 미셸 푸코 전공자로서 『코스모스』와 질 들뢰즈, 미셸 푸코 같은 프랑스 현대 철학자들의 사유를 교차시킨다. 칼 세이건과 들뢰즈 모두 '대중을 위한 학문'을 했다는 공통점에서 출발하여, 과학과 철학의 대화를 시도한다. 또한 칼 세이건 원작의 영화 <콘택트>를 비롯해 관련 소설과 영화들도 함께 안내한다. 총 4강 16교시, 약 6시간의 여정. 두껍고 어려워 망설여졌던 『코스모스』로의 편안한 입문이 될 것이다.
■ 강의특징
이 강좌의 가장 큰 특징은 과학책을 철학적으로 읽는다는 점이다. 그러나 어렵지 않다. 들뢰즈의 말처럼 "우리가 잘 모르는 것을 잘 아는 것에 연관지어 이야기하면 된다." 중요한 것은 완벽한 이해가 아니라 '메아리를 만드는 것'이다. 마음속의 어떤 일렁거림, 무언가 일어나는 기운이 있다면 그것은 충분히 메아리다. 이 강의는 『코스모스』와 철학, 그리고 여타 문화 텍스트들을 만나게 함으로써 질문을 던지고 메아리를 만든다.
1강 '여행자가 들려준 이야기'는 '창백한 푸른 점' 지구에서 시작한다. 퉁구스카 폭발 사건과 혜성, 화성 탐사와 운하의 신화, 목성의 위성 이오와 유로파까지. 칼 세이건과 들뢰즈의 교차점, 엘렌 소칼의 지적 사기 논쟁, 퍼시벌 로웰과 앨프리드 러셀 윌리스의 대결, 탄소와 물로 본 생명의 본질 등을 다룬다. 볼테르의 『미크로메가스』와 조르주 멜리에스의 <달나라 여행>도 함께 만난다.
2강 '별이란 무엇인가? 우리란 과연 누구란 말인가?'는 코스모스의 바닷가에서 출발한다. 이집트의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과 여성 철학자 히파티아의 이야기, 그리스 이오니아의 자연철학자들 - 탈레스, 엠페도클레스, 데모크리토스 - 의 사유를 따라간다. 푸코의 헤테로토피아 개념으로 도서관을 읽고, 케플러의 법칙과 별들의 삶과 죽음을 탐구한다. 수소와 헬륨, 원소와 원자의 이야기를 통해 우주와 우리의 연결을 확인한다.
3강 '왜 사람들은 천문학을 배우려 하는가?'는 점성술과 천문학의 구분에서 시작한다. 프톨레마이오스의 지구 중심 우주관에서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로, 케플러를 거쳐 아인슈타인까지. 시간과 공간에 대한 이해의 변화를 추적한다. 케플러의 소설 『꿈』, 캉킬렘의 『정상적인 것과 병리적인 것』, 영화 <백 투 더 퓨처>와 <어바웃 타임>도 등장한다. 진화론의 인위도태와 자연도태, 동물과 식물의 협력, 펠릭스 가타리의 세 가지 생태철학을 통해 타자를 이해하는 법을 배운다.
4강 '누가 우리 지구를 대변해 줄 것인가?'는 글쓰기, 인쇄술, 도서관의 중요성에서 시작한다. 보이저 탐사선에 실린 레코드판의 감동적인 이야기, 외계행성과 전파천문학, 그리고 핵무기의 위협까지. 영화 <콘택트>, <히로시마 내 사랑>, <닥터 스트레인지 러브>를 통해 인류의 운명을 성찰한다. 고래와 증기선의 비유, 들뢰즈의 동물 되기, 푸코의 자기배려와 죽음의 정치를 거쳐 칼 세이건에게 '신'이란 무엇이었는지 질문한다.
강의는 과학 지식의 나열이 아니라 질문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들뢰즈가 말했듯 철학은 질문을 하고 문제를 제기하는 데 의의가 있다. 신을 믿느냐 안 믿느냐가 아니라, 신을 믿는 사람들의 존재를 논하는 것이 질문이다. 『코스모스』의 질문들이 바로 이런 철학적 질문들이다.
■ 추천대상
이 강좌는 『코스모스』를 읽고 싶지만 두께와 난이도에 압도된 사람들에게 이상적이다. 6시간이라는 적절한 분량으로 책 전체의 핵심을 파악할 수 있다. 강의를 먼저 듣고 책을 읽으면 훨씬 수월하다. 입문용으로 최적이다.
과학에 관심은 있지만 배경지식이 부족한 인문학도에게 권한다. 고등학교 때 과학을 포기했던 사람도 충분히 따라갈 수 있다. 교수님이 어려운 개념을 쉽게 풀어주고, 철학과 연결시키며 설명하기 때문에 인문학적 사고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오히려 이해가 빠를 수 있다.
반대로 과학도나 천문학 애호가들에게도 새로운 시각을 제공한다. 평소 접하기 어려웠던 들뢰즈, 푸코 같은 철학자들의 사유를 과학과 연결시켜 이해할 수 있다. 과학이 던지는 철학적 질문들, 윤리적 함의들을 성찰하는 기회가 된다.
30-40대 직장인들에게 특히 좋다. 출퇴근 시간에 듣기에 적절한 분량이고, 일상에 치여 잊고 살았던 근본적인 질문들 - 나는 누구인가, 어디서 왔는가, 어디로 가는가 - 을 우주적 관점에서 다시 생각해볼 수 있다. 실존적 고민이나 삶의 방향성을 잃었을 때 위로와 통찰을 얻을 수 있다.
생태학적 관점에 관심 있는 사람, 핵무기와 환경 문제에 고민하는 사람들도 환영한다. 칼 세이건은 단순한 천문학자가 아니라 핵무기 반대 운동가였고, 지구와 생명에 대한 책임을 강조한 사상가였다. 이 강의는 그의 과학적 업적만큼이나 인문학적 유산을 조명한다.
■ 수강팁
총 4강 6시간으로 부담 없는 분량이다. 주말에 하루 몰아서 듣거나, 출퇴근 시간을 활용해 일주일에 1-2강씩 듣기 좋다. 각 강이 90분 내외로 영화 한 편 보는 시간이다.
『코스모스』 책을 미리 읽을 필요는 없다. 오히려 강의를 먼저 듣고 책을 읽는 것이 효율적이다. 강의에서 핵심 내용과 맥락을 파악한 후 책을 읽으면 훨씬 수월하다. 다만 강의 후 관심 가는 장들만 골라 읽어도 충분하다.
강의 중 언급되는 영화들을 함께 보면 이해가 깊어진다. 특히 칼 세이건 원작의 <콘택트>(1997)는 필수다. 외계 생명체와의 소통, 과학과 신앙의 관계, 인류를 대표한다는 것의 의미 등 『코스모스』의 주제들이 영화로 형상화되어 있다. <히로시마 내 사랑>, <닥터 스트레인지 러브> 같은 영화들도 4강 내용 이해에 도움이 된다.
철학자 이름이나 개념이 많이 나오지만 겁먹을 필요 없다. 모든 것을 이해하려 하지 말고 마음에 와닿는 부분에 집중하라. '메아리'가 생기는 순간을 놓치지 마라. 강의록이 제공되므로 나중에 다시 찾아볼 수 있다.
과학 용어도 마찬가지다. 항성, 행성, 혜성의 차이, 수소와 헬륨, 원소와 원자 같은 기본 개념은 알아두면 좋지만, 세부적인 것은 전체 맥락 안에서 자연스럽게 이해될 것이다. 중요한 것은 과학 지식 그 자체가 아니라 그것이 우리 삶과 어떻게 연결되는가다.
혼자 듣기 아까운 강의다.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 듣고 이야기 나누면 좋다. "우리는 모두 별에서 왔다"는 메시지, 지구를 대변한다는 것의 의미, 타자를 이해하는 법 등은 함께 나눌 때 더욱 풍성해지는 주제들이다.
■ 수강후기에서
수강생들의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가장 많이 언급되는 것은 '위로'다. "할머니 돌아가시고 멍하게 있을 때 들었는데 '우리는 모두 별에서 왔다'는 말이 위로가 됐다", "이직 후 방향성을 잃었을 때 우주적 관점에서 바라보니 일상의 고민이 가벼워졌다"는 고백들이 인상적이다. 실존적 위기의 순간에 우주적 관점이 새로운 시야를 열어준 것이다.
과학과 철학의 만남에 대한 호평도 많다. "칼 세이건과 들뢰즈의 교차점이 흥미롭다", "철학 전공자로서 과학을 이런 식으로 접근하는 게 신선했다", "과학도인데 들뢰즈, 푸코를 이렇게 만나니 좋았다"는 반응이다. 학문 간 경계를 넘어서는 시도 자체에 의미를 부여하는 평가다.
구체적인 내용 중에서는 1강의 퉁구스카 폭발 사건과 화성 운하 이야기, 2강의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과 히파티아, 4강의 보이저 탐사선 레코드판 이야기가 특히 인상적이었다는 의견이 많다. "보이저 레코드판 이야기 들으면서 눈물 날 뻔 했다"는 수강생의 고백은 과학이 얼마나 인문학적 감수성과 맞닿아 있는지 보여준다.
직장인들의 만족도도 높다. "출퇴근 시간에 듣기 딱 좋다", "4강이라 부담 없고 한 강당 90분이 적당하다", "주말에 몰아서 들었는데 집중도가 높았다"는 평가다. 바쁜 일상 속에서도 완강할 수 있는 분량이 장점으로 작용한다.
입문 효과도 크다. "코스모스 책이 두꺼워서 망설였는데 강의로 먼저 접하길 잘했다", "강의 듣고 나니 책 읽을 엄두가 난다", "코스모스 입문용으로 최적"이라는 의견이다. 600페이지가 넘는 책에 대한 진입장벽을 낮춰준 것이다.
다만 일부 아쉬움도 있다. "기대했던 것과 달랐다", "철학과 과학의 연결이 유기적이지 않고 나란히 놓인 느낌"이라는 비판도 있다. "4강 구성이 짧아서 깊이 들어가지 못하고 스쳐간다"는 지적도 있다. 6시간에 방대한 『코스모스』를 다루다 보니 표면적일 수밖에 없다는 한계다.
"강의록을 읽는 느낌이 강했다", "인문학적 해석이라 할 부분이 거의 없다"는 혹평도 있다. 교수님의 강의 스타일이나 깊이에 대한 기대치가 높았던 수강생들의 실망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전반적으로는 만족도가 높다. "39,000원 값어치 충분히 한다", "과학 강의 같지만 결국 인간에 대한 강의다", "우주적 관점의 자기 성찰 기회를 얻었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핵무기에 대한 경고, 지구를 대변한다는 것의 의미, 타자를 이해하는 법 등 윤리적·정치적 질문들이 울림을 준 것이다.
■ 마치며
코스모스(Cosmos)는 '우주의 질서'라는 그리스어다. 만물이 서로 깊이 연관되어 있음을 뜻한다. 별의 내부에서 만들어진 원자로 인간이 만들어졌고, 단백질 분자와 핵산 분자가 모든 동식물에 공통적으로 관여한다는 점에서 참나무와 인간은 동일한 재료로 만들어졌다. 우리와 우주는 연관되어 있다.
외계 생명체를, 우주를 알고자 하는 마음은 그 연결망 속에서 우리를 알기 위한 것이다. 칼 세이건은 타자를 이해함으로써 자신을 더 잘 이해하게 된다고 역설했다. 신비로운 우주의 과학적 원리로부터 '창백한 푸른 점'인 지구에 대한 책임, 그리고 나와 우리에 대한 인문학적 질문들로 연결되는 것. 이것이 『코스모스』를 읽는 매력이자 묘미다.
칼 세이건은 단순한 천문학자가 아니었다. 그는 글쓰기와 도서관을 강조했고, 인문학 저서를 많이 인용했다. 핵무기 반대 운동을 했고, 지구와 생명에 대한 책임을 설파했다. 보이저 탐사선에 실린 레코드판에는 인류의 음악과 이미지, 인사말을 담았다. "누가 우리 지구를 대변해 줄 것인가?"라는 그의 질문은 과학을 넘어선 정치철학적 질문이다.
이 강좌는 과학과 철학의 경계에서 시작한다. 칼 세이건과 질 들뢰즈, 두 사람은 모두 '대중을 위한 학문'을 했다. 어려운 것을 쉽게 설명하려 했고, 학문의 담을 허물려 했다. 들뢰즈의 표현처럼 "우리가 잘 모르는 것을 잘 아는 것에 연관지어" 이야기하면 된다. 중요한 것은 완벽한 이해가 아니라 메아리를 만드는 것이다.
김정아 강사는 프랑스 파리 8대학에서 미셸 푸코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푸코의 헤테로토피아, 자기배려, 죽음의 정치 같은 개념들을 『코스모스』와 만나게 한다. 또한 들뢰즈의 망상, 동물 되기, 펠릭스 가타리의 생태철학을 통해 과학적 사실에 철학적 깊이를 더한다. 프랑스 현대 철학에 익숙한 학자가 과학책을 읽는다는 점이 이 강의의 독특한 지점이다.
4강 16교시, 약 6시간. 결코 길지 않은 여정이지만 우주의 광대함과 인간 존재의 신비를 느끼기에 충분하다. 『코스모스』라는 거대한 우주를 항해하는 데 이 강의가 나침반이 되어줄 것이다. 별의 삶과 죽음, 생명의 기원과 진화, 지구의 연약함과 아름다움. 그리고 그 모든 것을 관통하는 하나의 질문 - 우리는 누구인가.
"우리는 모두 별에서 왔다." 이 심원한 문장이 펼쳐놓는 코스모스로의 여행을 시작해보자.
강사소개
김정아(광운대 강사)
서울대학교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파리 8대학에서 미셸 푸코에 관한 연구로 철학 석사, DEA, 박사 학위를 받았다. 프랑스 노마드적 철학자 모임 'ici et ailleurs'에 푸코에 관한 글들을 기고하였다. 현재 광운대학교에 출강 중이며 한국 리버럴아츠센터와 철학아카데미에서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