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째서 동양에는 과학 혁명이 일어나지 않았을까? 과학 혁명의 사회적, 문화적, 사상적 배경은 무엇일까? 모두가 과학자이자 철학자이던 시기에 과학과 철학의 분리는 어떻게 일어났을까? 세계철학사 대장정의 다섯 번째 시간은 이런 굵직한 물음들과 대면하는 장소다.
17세기. 화이트헤드는 이 시기를 가리켜 '천재들의 세기'라고 했다. 근대 철학의 비조 데카르트가 활동했고, 미적분을 만들어낸 뉴턴과 라이프니츠 등 뛰어난 인물들이 수학과 과학을 중심으로 학문의 비약적 발전을 만들어냈다. 17세기는 이른바 '과학혁명'의 진앙지이며, 서구 근대 문명의 본격적인 개화에 해당한다.
그러나 이 시대를 조금만 훑어보아도 우리는 매우 중대한 문제에 맞닥뜨린다. 왜 더 발전된 사회였던 중국에서는 이 시기의 유럽에서 일어난 과학 혁명이 일어나지 않았을까. 이러한 사상적 전환을 가져온 사회사, 문화사적 배경은 무엇일까. 근대 철학의 탄생과 근대 과학의 성숙은 어떤 관계에 놓여 있을까. 아리스토텔레스주의가 지배한 고대와 중세는 근대와 어떤 연속성과 불연속성을 지니고 있을까.
이 강좌는 이정우 교수의 철학사 연구의 결정판 『세계철학사』의 다섯 번째 대목에 해당한다. 17세기를 중심으로 서구의 과학적 사유의 전개가 가지는 철학사적 의의를 탐사한다. 케플러, 갈릴레오, 데카르트, 뉴턴, 라이프니츠. 이 이름들은 친숙하지만, 역설적으로 과학과 철학이 본격적으로 분리되는 이 시기에 대한 철학적 이해는 부족하다. 총 6강 24교시, 약 8시간 41분. 동서양 문명의 비교, 서구 근대의 역사적 전개라는 거대한 틀 속에서 과학적 이론과 사유의 미세한 결을 따라 철학사의 전환을 읽어낸다.
■ 강의특징
이 강좌의 가장 큰 특징은 과학사와 철학사를 통합적으로 다룬다는 것이다. 통상적인 서구 근대 철학사와는 매우 다른 구도를 보여준다. 흔히 경험론과 합리론 혹은 경험주의 대 이성주의라는 피상적인 구도로 철학자들의 사상 체계를 나열하는 방식이 아니다. 17세기 과학적 사유, 인식의 장이 변화해 간 계열을 추적한다.
1강 '외물에의 지향'은 동서양 비교로 시작한다. 동서양 근대 철학에서 나타난 외물 지향적 전회, 서구 과학기술이 탄생한 배경을 살펴본다. 사물의 진리를 탐구한다는 점에서 동양은 몽매하고 서양만이 계몽의 성취를 이루었을 까닭이 없다. 비슷한 시기에 동서양 문명 모두 사고의 방향에서 내면에서 외물로의 전환을 가져온 것이 이를 반증한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차이가 우리가 알고 있는 결과를 이끌어 내었을까.
이행기의 사유도 다룬다. 자연마술, 신플라톤주의, 헤르메스주의. 파라켈수스의 화학철학 같은 중간 단계의 사유들. 근대의 과학적 사유로 가는 과정이 단순한 비약이 아니라 복잡한 이행의 과정이었음을 보여준다. 케플러 이후 천문학의 발달, 기학, 표면과 심층의 거리, 과학과 철학의 분리, 보편주의, 우주의 등질성 등이 다뤄진다.
2강 '과학적 사유의 탄생'은 근대 역학의 존재론을 다룬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자연철학과 운동 개념에서 시작한다. 질적 변화, 양적 증감, 장소 이동으로 운동을 분류하고, 잠재성과 현실태 개념으로 설명하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체계. 그리고 아리스토텔레스로부터 갈릴레오로의 이행. 임페투스 이론 같은 중간 단계를 거쳐 갈릴레오 역학의 과학적 사유가 탄생한다. 대상화, 수학화, 예측, 실험. 이것이 근대 과학의 핵심이다.
3강 '데카르트의 합리주의 인식론'은 데카르트의 인식론을 정초의 작업으로 본다. 방법적 회의와 제1원리의 도출. 회의주의, 통각, 관념과 표상, 존재와 사유의 일치. 데카르트 논변의 의미를 분석한다. 데카르트 인식론과 탐구의 방법, 객관적 진리의 보장. 분석과 종합. 데카르트가 단순히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를 말한 사람이 아니라 체계적인 과학 프로그램을 만들려 했던 사상가임을 보여준다.
4강 '기계론적 자연철학'은 데카르트의 기계론을 집중 탐구한다. 영구기관으로서의 우주, 연장 개념, 보편 수학, 환원주의, 과학의 프로그램. 데카르트의 운동 개념과 자연 이해. 극단적인 기계론의 프로그램. 세계를 기계로 보고 수학적으로 환원한다는 발상이 어떤 성취와 한계를 가져왔는지 분석한다.
5강 '힘의 과학'은 뉴턴과 라이프니츠를 다룬다. 데카르트 기계론의 영향과 극복. 영국의 데카르트 수용 과정에서 로버트 보일, 로버트 후크, 뉴턴으로 이어지는 발전. 뉴턴의 만유인력과 절대시공간 개념. 독일의 라이프니츠는 동역학과 '힘' 개념을 발전시킨다. 추상과 자연의 표백, 원격력, 현상주의, 수동과 능동, '살아 있는 힘'. 두 천재가 서로 다른 방식으로 데카르트를 극복하고 근대 과학을 완성해가는 과정이 드라마틱하게 펼쳐진다.
6강 '질의 과학'는 생명의 학문을 다룬다. 양과 질 사이의 문제. 원자론에서 마테시스의 과학까지. 표상의 분류로서 질의 과학. 계통학과 박물학. 근대 과학이라고 하면 수학화와 양화만 생각하지만, 질적 접근도 중요한 축이었다. 마테시스, 구조, 통일과학, 인식론적 장. 철학과 현실, 철학과 과학의 관계. 동서양 근대의 차이, 디지털의 본질까지 종합적으로 다룬다.
이정우는 공학, 미학, 철학을 모두 공부한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서울대에서 아리스토텔레스 연구로 석사를, 미셸 푸코 연구로 박사를 받았다. 서강대 교수, 철학아카데미 원장을 역임했으며 현재는 경희사이버대 교수로 활동 중이다. 해박한 지식으로 고대철학과 현대철학, 동양철학과 서양철학을 가로지르며, 철학과 과학을 융합하는 '새로운 존재론'을 모색해왔다. 그의 강의는 특정 분야로 제한되지 않은 넓은 관점으로 겉에서부터 좁혀오며 설명하는 방식이 특징이다.
■ 추천대상
이 강좌는 근대 과학의 철학적 기초를 이해하고 싶은 사람에게 권한다. 과학이 왜 혁명적이었는지, 과학적 사고방식이란 무엇인지 알고 싶은 사람. 신비한 힘이나 마술적 요소를 배제하고 순수한 수와 양으로 환원될 수 있는 세계. 그 세계를 가능하게 만든 것이 바로 과학적 사고였다는 것을 이해하게 될 것이다.
세계철학사 시리즈를 듣고 있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이 강의를 들어야 한다. 고대, 중세를 거쳐 근대로 넘어오는 과정에서 17세기는 결정적 전환점이다. 이 강의 없이는 근대 철학을 온전히 이해할 수 없다.
과학도에게도 추천한다. 물리학이나 수학을 전공했지만 자신이 배운 과학이 어떤 사상적 토대 위에 있는지 궁금한 사람. F=ma 같은 공식만 외웠지 뉴턴이 왜 그런 개념을 만들었는지, 데카르트나 갈릴레오와 어떤 관계인지 모르는 사람. 이 강의를 들으면 자신이 배운 과학의 철학적 배경을 이해하게 된다.
과학사에 관심 있는 사람에게 적합하다. 케플러, 갈릴레오, 뉴턴, 라이프니츠 같은 위대한 과학자들의 업적을 단순히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사유가 어떻게 전개되고 변화했는지 추적한다. 과학사를 철학적으로 이해하는 안목을 기를 수 있다.
동서양 비교에 관심 있는 사람에게 좋다. 왜 중국이 아니라 유럽에서 과학혁명이 일어났을까? 이 질문이 궁금한 사람. 이정우는 서구 근대를 신비화하거나 절대화하지 않는 균형 잡힌 시각을 제공한다. 동서양 문명의 차이를 문명사적 관점에서 이해하게 된다.
데카르트를 제대로 이해하고 싶은 사람에게 권한다. 데카르트 하면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만 알고 있는 사람. 3강과 4강을 통해 데카르트가 얼마나 체계적인 과학 프로그램을 만들려 했는지, 그의 기계론적 자연철학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 알게 될 것이다.
철학과 과학의 관계에 관심 있는 사람에게 적합하다. 오늘날 과학과 인문학의 소통 문제를 생각해본 사람. 과학과 철학이 분리되기 시작한 시기이지만 역설적으로 가장 활발하게 대화했던 시대가 17세기였다. 케플러, 갈릴레오, 데카르트, 뉴턴 모두 과학자이자 철학자였다.
■ 수강팁
총 6강 24교시, 약 8시간 41분은 세계철학사 시리즈 중에서는 짧은 편이다. 17세기라는 특정 시기에 집중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용은 결코 가볍지 않다. 한 번에 몰아서 듣기보다는 일주일에 1-2강씩 천천히 소화하는 것을 권한다.
아리스토텔레스에 대한 기본 지식이 있으면 좋다. 2강에서 아리스토텔레스의 운동 개념과 자연철학을 다루는데, 이것이 근대 과학으로의 전환을 이해하는 핵심이다. 아리스토텔레스를 모르면 무엇이 혁명적인지 이해하기 어렵다. 세계철학사 이전 시리즈나 철학사 입문 강의를 먼저 듣는 것이 이상적이다.
고등학교 물리 수준의 지식이 있으면 도움이 된다. 운동, 역학, 힘 같은 개념들이 나온다. 물론 이정우 교수가 철학적으로 설명하기 때문에 물리학 전공자가 아니어도 따라갈 수 있다. 하지만 기본적인 물리 개념을 알고 있으면 이해가 훨씬 수월하다.
강의록을 적극 활용하라. 이번 강의 강의록이 특히 잘 만들어졌다는 평가가 많다. 각 강의마다 주요 개념들이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다. 기학, 표면과 심층, 보편주의, 우주의 등질성 같은 키워드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강의 들으면서 강의록을 같이 보면 이해도가 높아진다.
이정우의 『세계철학사3-근대성의 카르토그라피』를 참고하면 좋다. 이 강의는 그 책의 일부를 강의한 것이다. 책과 강의를 같이 보면 이해가 깊어진다. 책에는 강의에서 다루지 못한 세부 내용들도 있다.
1강을 주의 깊게 들으라. 동서양 비교와 이행기 사유를 다루는데, 이것이 전체 강의의 틀을 제공한다. 서구 과학혁명을 이해하는 넓은 시야를 얻게 된다. 1강 없이 2강부터 들으면 맥락을 놓칠 수 있다.
5강 뉴턴과 라이프니츠 부분이 하이라이트다. 데카르트의 기계론을 영국과 독일이 각각 어떻게 수용하고 극복했는지 비교하는 부분이 흥미진진하다. 뉴턴의 만유인력과 절대시공간, 라이프니츠의 동역학과 '살아 있는 힘'. 두 천재의 대결이 드라마틱하게 펼쳐진다.
6강 '질의 과학'을 놓치지 마라. 근대 과학이 수학화와 양화만이 아니라 질적 접근도 중요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생명과학, 박물학, 분류학. 통일과학의 꿈과 한계. 강의의 마무리이자 종합이다.
완강 후 복습을 권한다. 한 번 들어서 다 이해하기는 어렵다. 특히 운동 개념이나 역학 부분에서 수학적 설명이 나올 때 어려울 수 있다. 두 번째 들을 때는 첫 번째보다 훨씬 명확하게 이해된다.
세계철학사 시리즈를 순서대로 듣는 것이 좋다. 1편부터 4편까지 들은 후 이 5편을 들으면 고대에서 중세를 거쳐 근대로 이어지는 흐름이 보인다. 물론 이 강의만 독립적으로 들어도 되지만, 전체 맥락을 알면 더 풍부하게 이해할 수 있다.
■ 수강후기에서
수강생들의 반응은 매우 긍정적이다. "근대 과학이 무엇인지 이해하게 되었다", "근대 학문의 출발점을 알게 되었다", "사유방식의 차이를 이해했다"는 감탄이 이어진다. 과학적 사고가 무엇인지, 그것이 왜 혁명적이었는지 명확하게 이해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동서양 비교에 대한 호평도 많다. "왜 중국이 아니라 유럽에서 과학혁명이 일어났을까? 이 질문이 항상 궁금했는데 1강 들으면서 어느 정도 실마리를 잡았다", "동서양 모두 외물 지향적 전회를 겪었지만 구체적인 경로가 달랐다는 설명이 설득력 있었다"는 반응이다.
이행기 사유에 대한 관심도 표현된다. "파라켈수스의 화학철학 같은 이행기 사유를 다룬 게 신선했다", "자연마술, 신플라톤주의, 헤르메스주의 같은 중간 단계가 흥미로웠다"는 것이다. 근대 과학이 갑자기 나타난 것이 아니라 복잡한 이행 과정을 거쳤음을 이해한 것이다.
아리스토텔레스에서 갈릴레오로의 전환에 대한 찬사도 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운동 개념을 설명하는 부분이 정말 좋았다", "질적 변화, 양적 증감, 장소 이동으로 운동을 분류하고 잠재성과 현실태 개념으로 설명하는 게 명쾌했다", "이게 어떻게 갈릴레오의 역학으로 전환되는지 과정을 따라가니까 근대 과학이 왜 혁명적이었는지 이해가 됐다"는 평가다.
데카르트에 대한 새로운 이해도 언급된다. "데카르트 하면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만 알았는데, 3강과 4강 들으면서 데카르트가 얼마나 체계적인 과학 프로그램을 만들려 했는지 알게 됐다", "방법적 회의부터 시작해서 기계론적 자연철학까지 이어지는 흐름이 논리적이었다"는 것이다.
뉴턴과 라이프니츠 부분에 대한 흥분도 전해진다. "5강이 제일 재미있었다", "데카르트의 기계론을 영국과 독일이 각각 어떻게 수용하고 극복했는지 비교하는 부분이 흥미진진했다", "뉴턴의 만유인력과 절대시공간 개념, 라이프니츠의 동역학과 '살아 있는 힘' 개념. 두 천재가 서로 다른 방식으로 근대 과학을 완성해가는 과정이 드라마틱하다"는 반응이다.
질의 과학에 대한 새로운 시각도 제시된다. "6강 마지막 강의에서 다룬 '질의 과학' 개념이 인상적이었다", "양으로 환원할 수 없는 질의 문제, 생명과학이나 박물학 같은 분류의 학문들. 근대 과학이라고 하면 수학화와 양화만 생각했는데 질적 접근도 중요한 축이었다는 걸 알게 됐다"는 것이다.
강의록에 대한 칭찬도 많다. "강의록 정말 잘 만들어졌다", "각 강의마다 주요 개념들이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어서 복습하기 좋았다", "강의 들으면서 강의록 같이 보면 이해가 훨씬 수월하다"는 평가다.
이정우 교수의 강의 스타일에 대한 찬사도 이어진다. "이정우 교수님답다", "공학, 미학, 철학을 다 공부하신 교수님이기에 가능한 강의 같다", "과학사를 다루면서도 철학적 의미를 놓치지 않고, 철학을 설명하면서도 과학적 내용을 정확히 전달하신다", "넓은 관점으로 겉에서부터 좁혀오며 설명하시는 방식이 좋다"는 것이다.
과학도들의 반응도 주목할 만하다. "물리학과 졸업하고 지금은 회사 다니는데, 대학 때 배운 역학의 철학적 배경을 이제야 알게 됐다", "F=ma 같은 공식만 외웠지 뉴턴이 왜 그런 개념을 만들었는지 몰랐는데 이 강의 들으니까 이해가 됐다", "이공계 학생들도 들으면 좋을 것 같다"는 추천이다.
다만 몇 가지 아쉬움도 표현된다. "6강으로는 너무 짧다", "18세기 계몽주의나 19세기 과학으로 어떻게 이어지는지 궁금한데 거기까진 안 다루더라", "영국 경험론(베이컨, 로크, 흄)도 좀 더 다뤘으면 싶었다"는 지적이다.
난이도에 대한 의견도 있다. "완강했지만 어려웠다", "절반은 이해하고 절반은 못 따라간 것 같다", "특히 운동 개념이나 역학 부분에서 수학적 설명이 나올 때 머리가 복잡해졌다", "고등학교 물리도 제대로 안 배운 문과생한테는 벽이 있다"는 솔직한 고백이다.
입문자에 대한 조언도 있다. "철학 공부 처음 시작하는데 이 강의부터 듣는 건 추천 안 함", "아리스토텔레스 철학이나 중세 철학에 대한 기본 지식이 있어야 이해가 쉬울 것 같다", "철학사 입문코스도 안 듣고 바로 이거 들었다가 고생했다"는 경고다.
그럼에도 전반적으로는 만족도가 매우 높다. "세계철학사의 백미", "세계철학사 시리즈를 쭉 듣고 있는데 이번 5편이 개인적으로 제일 재밌었다", "철학 공부의 바이블", "과학과 철학을 이어주는 강의"라는 찬사가 이어진다.
■ 마치며
17세기, 천재들의 세기. 과학 혁명의 세기. 이 시기는 서구 근대 문명의 중핵이다. 케플러, 갈릴레오, 데카르트, 뉴턴, 라이프니츠. 이들은 모두 과학자이자 철학자였다. 과학과 철학이 분리되기 시작했지만 역설적으로 가장 활발하게 대화했던 시대.
이정우는 먼저 동서양 문명의 비교를 통해서 서구 근대의 과학기술적 사유를 신비화하거나 절대화하지 않을 넓은 시야를 제공한다. 사물의 진리를 탐구한다는 점에서 동양은 몽매하고 서양만이 계몽의 성취를 이루었을 까닭이 없다. 비슷한 시기에 동서양 문명 모두 사고의 방향에서 내면에서 외물로의 전환을 가져왔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차이가 과학혁명을 만들었을까. 이정우의 통찰력 있는 설명은 진정한 세계철학사가 제공하는 넓은 지형도를 만들어 준다.
이 강좌는 통상적인 서구 근대 철학사와는 매우 다른 구도를 보여준다. 경험론과 합리론이라는 피상적인 구도가 아니라, 17세기 과학적 사유, 인식의 장이 변화해 간 계열을 추적한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운동 개념과 자연철학이 어떻게 이행기의 다양한 사유들로 이어지는지, 그리고 이를 대신하기 위해 종합적인 과학 프로그램으로서 어떻게 데카르트의 인식론과 기계론적 과학이 출현하는지 본다. 이러한 기계론적 사유의 계승과 극복 속에서 근대 과학의 위대한 성취로서의 새로운 역학의 발전과 더불어 새로운 종합으로서의 질적 과학이 탄생하고 전개되는 과정을 종합적으로 추적한다.
과학과 철학이 만들어내는 사상사의 태피스트리. 문명과 역사라는 배경, 방향 감각을 잃지 않을 커다란 지형도. 6강 24교시, 약 8시간 41분. 짧지만 강렬한, 서구 문명과 근대 철학의 중핵과 대면하는 시간.
이정우의 세계철학사 대장정, 그 다섯 번째 여정. 17세기 과학기술적 사유의 탄생이라는 철학사의 결정적 순간. 이제 그 비밀을 풀어낼 시간이다.
강사소개
이정우(철학자, 경희사이버대 교수)
서울대학교에서 공학, 미학, 철학을 공부한 후, 아리스토텔레스 연구로 석사학위를, 미셸 푸코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서강대학교 교수, 녹색대학 교수, 서울과학종합대학원 교수, 철학아카데미 원장을 역임하였으며 현재는 경희사이버대 교수로, 들뢰즈 <리좀 총서> 편집인으로 활동 중이다. 해박한 지식으로 고대철학과 현대철학, 동양철학과 서양철학을 가로지르며, 철학과 과학을 융합하는 등 ‘새로운 존재론’을 모색해 왔다. 다수의 저서와 역서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