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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세계 철학사인가
지금까지 저술된 철학사들은 대개 세계철학사가 아니라 일정한 지역적 테두리를 전제한 철학사들이었다. 철학사의 대부분이 ‘서양철학사’이거나 ‘중국철학사’, ‘한국철학사’, ‘일본철학사’, ‘인도철학사’ 등이었던 것이다. 특정한 지역이나 언어권을 다룬 철학사가 대부분이며, 세계철학사는 드물었다. 설령 ‘세계철학사’라는 제목을 달고서 나온 저작이 있다 해도, 그들은 비서구 지역의 철학 전통을 서구 철학사의 한갓 전사(前事) 정도로 배치했으며, 그런 의미에서 진정한 의미에서 ‘세계철학사’라고 할 수 없는 성질의 것이었다. 여기, 이정우 교수의 세계 철학사는 역사와 문명의 거대한 흐름을 종횡으로 가로지르며 입체적이고도 균형감 있는 시각으로 철학사의 역사를 새로 쓰려 한다. 이번 아홉 번째 목적지는 칸트 이후 독일 이념론의 두 거장, 셸링과 헤겔의 철학이다.
독일 이념론의 시대
칸트 이후 피히테, 셸링, 헤겔 등이 활약한 시기를 우리는 ‘독일 이념론’의 시대라고 부른다. 이 시기는 근대의 두 가지 시대정신인 계몽과 낭만의 계승과 극복, 종합이 요청되던 때였다. 특히 당시 철학자들이 칸트 철학의 근본적인 문제라고 보았던 선험적 주체가 안고 있던 이원론적인 균열을 극복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게 여겨졌다. 셸링과 헤겔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이 시대적 요청에 응답했으며 이들이 구상한 해답과 체계들은 이후의 철학사는 물론이고 현재까지 커다란 영감과 사유의 원천이 되고 있다.
포스트 칸트 철학의 개관
이정우(철학자, 경희사이버대 교수)
서울대학교에서 공학, 미학, 철학을 공부한 후, 아리스토텔레스 연구로 석사학위를, 미셸 푸코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서강대학교 교수, 녹색대학 교수, 서울과학종합대학원 교수, 철학아카데미 원장을 역임하였으며 현재는 경희사이버대 교수로, 들뢰즈 <리좀 총서> 편집인으로 활동 중이다. 해박한 지식으로 고대철학과 현대철학, 동양철학과 서양철학을 가로지르며, 철학과 과학을 융합하는 등 ‘새로운 존재론’을 모색해 왔다. 다수의 저서와 역서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