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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의개요
우리는 지금 어떤 이론을, 어떤 사유를 선택해야 하는가. 포스트모더니즘 이후의 지형 속에서 우리는 철학과 문학, 미학과 정치학 사이를 가로지르며 새로운 길을 모색해야 하는 시점에 놓여 있다. 이 강의는 최정우의 『사유의 악보』를 중심으로, 서구 이론에 대한 단순한 소개를 넘어 우리의 현재적 사유를 구성하는 조건들을 탐색한다.
『사유의 악보』는 하나의 서곡과 종곡, 13개의 악장과 8개의 변주곡으로 구성된 철학적 악보다. 이 악보는 순차적으로 읽힐 필요도, 하나의 주제로 통합될 필요도 없다. 오히려 분과들의 분류법 자체를 문제 삼으며, 이론의 교배와 창궐을 시도하는 실험적 텍스트다.
■ 강의특징
이 강의의 핵심은 '기형과 잡종의 글쓰기'를 감행하는 데 있다. 철학, 문학, 음악, 예술을 넘나들며 기존의 학문적 경계를 해체하고, 새로운 사유의 가능성을 실험한다. 테제들의 역사를 현악사중주로 읽고, 폭력과 윤리를 페티시즘으로 사유하며, 미학을 미학으로 재생산하지 않는 방법을 모색한다.
강의는 광인의 자서전 독법, 신 없는 신학, 장치로서의 문학과 정치로서의 음악 등 도발적인 주제들을 다룬다. 각 장은 독립적이면서도 서로 공명하는 변주곡처럼 구성되어 있다. 루카치, 브레히트, 바타유, 카이유, 푸코, 들뢰즈, 아감벤 등 현대 사상의 주요 인물들을 횡단하며, 그들의 사유가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을 재배치한다.
■ 추천대상
철학과 문학, 예술의 경계에서 새로운 사유를 모색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이 강의를 권한다. 단순한 이론 소개가 아니라 이론을 '사용'하고 사유를 '구동'하는 법을 배우고 싶은 사람, 포스트모더니즘 이후의 이론 지형에서 자신만의 길을 찾고자 하는 이들에게 적합하다.
인문학의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며 통합적 사유를 시도하고 싶은 대학원생이나 연구자, 예술 실천과 이론적 사유를 결합하고자 하는 창작자들에게도 유용하다. 특히 기존의 학문적 틀에 갇히지 않고 자유롭게 사유하고 글쓰기를 실험하고 싶은 이들에게 권한다.
■ 수강팁
『사유의 악보』를 미리 읽어두면 강의 내용을 더욱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책을 읽지 않았더라도 강의만으로 충분히 따라갈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각 강의는 독립적으로 구성되어 있으므로, 관심 있는 주제부터 선택적으로 수강하는 것도 가능하다.
강의에서 다루는 사상가들의 원전을 함께 읽어나간다면 더욱 풍부한 경험이 될 것이다. 특히 바타유의 『에로티시즘』, 푸코의 『감시와 처벌』, 아감벤의 『장치란 무엇인가』 등은 강의 내용과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텍스트들이다.
■ 마치며
이 강의는 정답을 제시하지 않는다. 오히려 끊임없이 질문하고, 기존의 분류법을 의심하며, 새로운 사유의 가능성을 실험하도록 초대한다. 사유의 악보는 연주자를 기다리는 악보처럼, 우리 각자가 자신만의 방식으로 해석하고 변주해야 할 텍스트다.
크로스오버 인문학은 단순히 여러 학문을 섞는 것이 아니라, 학문의 경계 자체를 문제 삼고 새로운 사유의 지형을 만들어가는 작업이다. 이 강의를 통해 당신만의 사유의 악보를 작곡하는 여정이 시작되기를 바란다.
최정우(작곡가, 비평가, 『자음과모음』 편집위원)
서울대학교 인문대학 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불어불문학과에서 '조르주 바타유의 에로티시즘 문학과 유물론적 철학'에 대한 연구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2000년에 『세계의문학』에 비평을 발표하며 등단했다. 연극과 무용 등 무대음악 작곡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2002년 결성한 3인조 음악 집단 ‘레나타 수이사이드(Renata Suicide)’를 이끌면서 보컬과 기타를 맡고 있다. 2003년 박상륭 원작의 연극 <평심>을 시작으로, 여러 연극음악과 무용음악을 작곡하고 연주하였다. 데이비드 헤어의 희곡 『철로The Permanent Way』를 번역하고, 무용 <육식주의자들>의 대본을 썼으며, 현재 계간지 『자음과모음』의 편집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아호雅號'를 '아호我號'로 오해하고 오독하여 오랫동안 필명으로 '람혼襤魂'이라는 호를 사용했고 또 사용해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