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앤스터디

■ 강의개요

『미니마 모랄리아』는 아도르노가 미국 망명 시절 집필한 153개의 단장으로 이루어진 아포리즘 모음집이다. 이 책은 후기자본주의 사회의 일상을 메두사의 시선으로 응시하며, 사랑과 욕망부터 정치와 미디어, 교양과 예술에 이르기까지 삶의 모든 영역을 비판적으로 해부한다.

본 강좌는 아도르노의 텍스트를 통해 우리 시대의 맨얼굴을 직시하고자 한다. 조폭 영화에 나타난 한국 사회의 폭력성, 언어 속에 감금된 욕망의 구조, 여성성의 사회적 구성, 사랑과 실연의 인문학적 의미 등 153개의 단장이 다루는 주제들은 70년 전 아도르노가 살았던 세계만이 아니라 지금 우리의 현실과도 깊이 공명한다.

■ 강의특징

이 강좌의 핵심은 아도르노의 '버티기(Standhalten)' 철학에 있다. 절망적인 상황 앞에서도 사유의 책임을 포기하지 않는 것, 불가능성을 껴안으면서도 가능성을 찾아내는 것이 바로 아도르노가 말하는 부정 변증법적 희망이다.

강의는 『미니마 모랄리아』의 단장들을 읽으며 현대 한국 사회의 구체적 현상들과 연결한다. 영화 속 조폭의 상징성, 장동건으로 대표되는 터프한 남성성의 허구, 리버럴리즘 시대 연애의 딜레마, 영재 교육의 함정 등 우리 일상의 비근한 예들을 통해 아도르노의 사유를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벤야민, 괴테, 김수영 등 동서양 사상가들과의 대화도 함께 펼쳐진다.

■ 추천대상

절망적인 시대 속에서도 사유를 포기하지 않으려는 이들에게 이 강좌를 권한다. 현대 사회의 일상이 품고 있는 모순과 환멸을 직시하고자 하는 이, 사랑과 관계의 본질을 철학적으로 탐구하고 싶은 이, 대중문화 현상 속에 숨겨진 권력 구조를 읽어내고자 하는 이들에게 적합하다.

특히 아도르노와 프랑크푸르트학파 비판이론에 관심 있는 독자, 문학과 철학의 경계를 넘나들며 사유하기를 즐기는 이들에게 유익하다. 영화, 문학, 일상 속 다양한 사례를 통해 철학적 개념을 이해하고 싶은 이들에게도 적절한 강좌다.

■ 수강팁

『미니마 모랄리아』의 단장들은 짧지만 밀도 높은 사유를 담고 있다. 강의를 들으며 자신의 일상 경험과 연결지어 생각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아도르노가 분석하는 미국 소시민 사회나 독일 파시즘의 현상들이 지금 한국 사회에서는 어떤 모습으로 나타나는지 비교하며 듣는다면 더욱 풍부한 이해가 가능하다.

강의에서 다루는 벤야민의 두려움과 매혹의 변증법, 부정 변증법의 개념 등은 반복해서 듣고 정리할 필요가 있다. 각 강의가 독립적인 주제를 다루므로 관심 있는 주제부터 선택해서 들어도 무방하다. 강의록과 함께 『미니마 모랄리아』 원전을 병행해서 읽는다면 사유의 깊이가 한층 더해질 것이다.

■ 마치며

"상처 없이 온전한 삶이 있다면, 그건 죽은 자들뿐이다." 아도르노의 이 말처럼 우리는 모두 상처로 숨 쉬며 살아간다. 『미니마 모랄리아』가 제시하는 건 상처를 회피하는 방법이 아니라 상처와 함께 버티는 법이다.

시멘트 바닥을 천공하는 지렁이처럼, 흩어진 별들 사이에서 별자리를 찾아내듯, 아도르노는 절망적인 현실 속에서 끝없이 사유의 구축을 시도했다. 이 강좌는 그 지루하고 집요한 버티기의 여정에 함께하는 시간이 될 것이다. 불가능성 속으로 마주 들어서는 용기, 그 속에서 깨어나는 가능성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