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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하는 기계
왜 우리는 스마트폰을 만들었을까? 그리고 왜 우리는 스마트폰을 가지고 싶을까?
답은 하나, 우리가 욕망하기 때문이다. 욕망이란 음식을 탐하여 입으로 고기를 가져가 씹어 삼키는 것이기도 하며, 눈으로 성을 탐닉하는 것이기도 하다. 또한, 욕망은 무언가를 더욱 깊이 있게 사고하게 하는 힘이기도 하며 새로운 물건을 만들어내는 원동력이기도 하다. 우리 주변의 환경, 우리 행동 하나하나가 우리로 하여금 무언가를 욕망하게 하는 것임과 동시에, 그 자체도 다시금 욕망이 낳은 결과물인 것이다. 결국 인간의 사회와 그 속의 삶은 개개인의 욕망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며 우리의 몸은 자신의 욕망에 의해 움직이는 기계 장치와 같아 욕망은 끊임없이 크고 작은 기계와 부품들을 만들어내어 우리 스스로를 욕망이라는 거대한 소용돌이 속에서 빠져나올 수 없게 하는 것이다.
사회 속의 욕망
인간이 아무것도 없는 무의 공간에서 홀로 살아간다면 과연 욕망이라는 것이 존재할 수 있을까? 욕망은 나의 내부에서 나오는 것과 같이 여겨지지만 사실 타인과의 관계, 사회 환경과의 관계 속에서 상호작용하며 만들어지는 것이다. 우리가 스스로 선택했다고 여기는 것들은 우리가 속해있는 사회의 체제나 문화, 주변의 환경을 벗어나 독립적으로 존재할 수는 없는 것이며 우리가 내리는 사소한 결정들이 하나하나 모여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을 변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우리의 자율성은 우리의 기대보다 훨씬 자율적이지 않을 수 있고, 우리의 욕망도 생각보다 우리 스스로만의 것이 아닐 수 있다.
미래 사회와 우리의 욕망
인공지능이 발달하여 현존 최고의 바둑 기사를 무찌르고, 가상 인간이 등장하여 대기업의 광고모델 자리를 꿰차는 세상이 등장하였다. 현대 사회의 기술은 우리의 기대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우리의 상상을 넘어서는 삶을 보여주기 시작하였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런 사회 속에서 어떤 삶과 미래를 바라고 나아가야 하는 것일까. 우리가 욕망의 길 위에서 헤매지 않고 이상적인 방향을 향해 걸어간다면 우리 인간의 삶은 이번에야말로 우리가 단 한 순간도 놓지 않았던 꿈, 유토피아에 도달할 수 있지 않을까! 이번 강의를 들으며 인간의 욕망과 사회, 그리고 그 안의 나 자신에 대하여 다시 한번 생각해볼 수 있다면 우리는 다가올 시간 앞에서도 길을 잃지 않고 전진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해본다.
조광제(철학아카데미 대표)
총신대에서 신학을 공부하고, 서울대 대학원 철학과에서 「E. 후설의 발생적 지각론에 관한 고찰」로 석사 학위를, 「현상학적 신체론: E. 후설에서 M. 메를로-퐁티에로의 길」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시민을 위한 대안철학학교 <철학아카데미>를 설립하여 상임이사로 재직 중이며, 한국프랑스철학회 회장, 한국현상학회 이사, 한국예술학회 이사를 맡고 있다. 주로 형상학적인 몸 현상학을 바탕으로 존재론, 예술철학, 매체철학, 고도기술철학, 사회 정치철학 등을 연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