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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록다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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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의개요
20세기 가장 중요한 철학자 중 한 명이지만 한국에서는 낯선 이름, 한스 게오르크 가다머. 이 강좌는 해석학의 대가인 가다머의 철학 세계를 박남희 교수와 함께 탐구한다.
가다머는 진리란 고정된 실재가 아니라 주체의 인식으로부터 나온다고 주장했다. 후설과 하이데거로부터 이어받은 현상학적 전통 위에서 그는 독자적인 철학적 해석학을 구축했다. 이 강의에서는 그의 대표작 『진리와 방법』을 중심으로 선입견, 이해, 적용, 해석이라는 핵심 개념들을 다룬다. 어렵기로 정평이 난 가다머 철학을 구체적 예시와 함께 풀어내어, 처음 접하는 사람도 그의 사유를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 강의특징
이 강의의 가장 큰 특징은 선입견에 대한 근본적 재해석이다. "선입견을 가지고 판단한다"는 말을 들으면 부정적으로 느껴지지만, 가다머에게 선입견은 반드시 나쁜 것만은 아니다. 인간은 누구나 자신이 가진 선입견을 바탕으로 인식하고 이해한다. 각자 다른 시공간을 경험하며 쌓아온 역사성이 곧 선입견이기에, 그것을 제거하는 일은 역사를 부정하는 일이 된다.
그렇다고 선입견을 무조건 받아들이라는 말은 아니다. 가다머는 서로 다른 선입견과 이해의 폭을 좁히기 위한 대화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이해=적용=해석이라는 그의 공식은 단순한 인식론이 아니라 실천적 철학을 의미한다. 중세와 근대를 지나며 서양 철학이 이성을 강조해온 것과 달리, 고대 철학에 정통했던 가다머는 앎=실천이라는 사상을 되살려냈다.
강의는 시대에 따른 진리 개념의 변화부터 시작하여 신칸트학파, 후설, 하이데거를 거쳐 가다머에 이르는 사상사적 맥락을 충실히 짚어낸다. 방법적 진리와 진리 그 자체의 대비, 객관적 인식론과 주관적 인식론의 대립 등 핵심 쟁점들을 명확히 다룬다.
■ 추천대상
현대 철학에 관심 있는 일반 독자, 특히 현상학이나 해석학을 공부하고 싶은 사람에게 적합하다. 후설이나 하이데거를 접했지만 가다머는 생소한 이들, 또는 독일 현대철학의 흐름을 체계적으로 이해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유익하다.
인문학, 철학, 문학 전공자에게는 물론이고, 의학, 법학, 사회학 등 인간 이해가 중요한 분야 종사자들에게도 권한다. 가다머의 해석학은 텍스트 해석을 넘어 인간 존재의 이해 전반에 관한 철학이기 때문이다. 다양한 문화와 가치관이 공존하는 현대 사회에서 갈등을 해소하고 소통하는 방법을 찾고 있는 이들에게 실질적 통찰을 제공한다.
■ 수강팁
가다머를 이해하려면 그가 비판하고 계승한 철학 전통을 함께 알아야 한다. 강의 초반부에 칸트, 헤겔, 신칸트학파, 후설, 하이데거가 등장하는데, 이들에 대한 기초 지식이 있으면 좋지만 없어도 강의를 따라갈 수 있다. 강사가 각 사상가의 핵심을 정리해주기 때문이다.
『진리와 방법』은 방대하고 어려운 책이지만, 강의에서는 핵심 개념을 중심으로 설명하므로 책을 미리 읽지 않아도 된다. 오히려 강의를 먼저 듣고 관심 있는 부분을 책으로 확인하는 방식을 추천한다. 강의록이 제공되니 복습하며 개념을 정리하면 효과적이다.
추천 도서로는 박남희 교수가 번역한 『과학 시대의 이성』과 철학아카데미 편 『처음 읽는 독일 현대철학』이 있다.
■ 마치며
가다머는 1900년 태어나 2002년 세상을 떠난 철학자로, 한 세기를 넘게 살며 자신의 선집을 직접 교정할 정도로 성실한 학자였다. 그의 철학은 동일성 추구의 이면에서 배제된 차이의 중요성을 일깨운다. 각자의 차이를 인정하되 대화를 통해 이해의 폭을 넓혀가는 것, 이것이 가다머가 제시한 길이다. 급변하는 사회 속에서 방향을 잃지 않고, 옛것에서 배우되 새로움도 받아들이는 태도를 가다머의 철학에서 배워보자.
박남희(연세대 철학연구소 전임 연구원)
연세대 철학과에서 가다머 연구로 석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세종대와 그리스도 대학교 등에서 여성학을 강의해왔다. 현재 연세대학교 철학연구소 전임 연구원이자 철학 아카데미 상임워원, 성프린시스 대학 철학 교수, 서울대학교 평생교육원 철학 교수로 활발하게 중이다. 또한 한국해석학회 부회장과 철학상담치료학회 부회장을 맡고 있으며, 희망네트워크 아동 청소년 철학 교실 주임 교수를 맡아 오랫동안 어린이와 청소년의 철학 교육을 위해 애써왔다. 현재 한국해석학회 부회장과 철학상담치료학회 부회장을 맡고 있다. 저서로는 『세기의 철학자들은 무엇을 묻고 어떻게 답했는가』, 『처음 읽는 독일 현대철학』(공저), 『종교와 철학 사이』(공저), 옮긴 책으로 『과학 시대의 이성』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