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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을 우리 시대의 지혜로
고전은 단순히 지혜를 가르쳐주는 데 그치지 않는다. 고전의 가치는 우리가 배우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의미를 우리 시대에 맞게 사유해보고 질문을 던지며 새로이 만들어나가는 데 있다. 우리는 동양의 고전들을 읽으며 어떻게 우리 시대의 지혜들로 재구축할 수 있을까? 동양의 마스터 5인(공자와 그 제자들, 장자, 노자, 묵자, 한비자)들의 사상들을 통해 그 길을 탐구해보자.
자기계발서가 아니라, 고전을 읽는 이유
우리는 우리에게 익숙한 이야기에 공감한다. 자기계발서가 인기를 끄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자기계발서는 우리네 일상과 습관, 감정 등을 담았다. 한편 우리는 『논어』나 플라톤의 『국가』가 고전이며 좋은 책임을 너무도 잘 알지만, 그것들이 우리의 삶에 쉽게 와 닿는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본 강의는 이렇듯 고전에 관한 우리의 지식과 삶에 대한 ‘언행불일치’의 모순을 타파하려 한다. 고전은 끊임없이 우리 시대로 소환될 수 있고, 우리를 둘러싼 일상과 사회의 문제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우리는 『노자』를 읽으며 자본주의 시대의 욕망과 만족의 문제를, 『장자』 통해 국가 앞에서 현대인들의 자유와 평등에 대한 문제를 곱씹을 수 있다.
다시 알고, 다른 시각으로도 보자
가령, ‘무위자연’(無爲自然)은 속세를 훌훌 벗어버리고 자연으로 떠나 자연과 어울려 사는 삶을 영위하는 뜻만 가진 것이 아니며, 노자에서만 사용된 말도 아니다. 『노자』에서 ‘무위’는 군주에게 해당되는 ‘통치술’(the Art of Rulership)을 의미한다. 또한 『논어』의 대화들을 공자의 중심에 두고 보기보다 제자들의 중심에 두고 읽다 보면, 그들 간의 관계가, 생각의 차이가, 그들이 당시에 했던 고민이 더욱 잘 보인다.
이렇듯 본 강의를 통해 우리는 제자백가 시대의 사상들에 대해 어렴풋이 알던 용어들과 의미들을 풍부한 텍스트들과 함께 다시 배울 수 있고, 더 풍부하고 재밌게 읽어나갈 수 있는 실마리를 얻는다.
고전을 배움으로써 우리가 할 수 있는 일
철학 텍스트에 나오는 의미와 가치들은 텍스트에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일상에서 발견하고 실현되기도 한다. 우리는 최근 더 나은 사회를 위한 희망의 몸짓들을 목격할 수 있었다. 이를 장자 식으로 표현하자면 ‘강호(江湖)’를 바꾸는 힘을 목격한 것과 같다. 한 사회가 어떤 가치와 인물들을 중요하게 생각하는가의 문제에는 당대의 시대정신이 담겨 있다. 고전들도 사상가들이 자신의 시대에 대해 고민하고 답변한 기록의 흔적들이다. 우리는 ‘현재’를 관통하며 무엇을 고민하고 이야기하고 싶은가?
인문학적 사유는 책과 고전 속의 활자들을 읽고 이해하는 데 그치는 게 아니라 시대와 삶에 대한 통찰과 어우러질 때 더욱 빛을 발한다. 김시천의 강의를 통해 현인들로부터 배운 지혜에 우리 시대를 비추어 보자. 그러면 고전의 거울 속에서 현대인이 고민하는 삶의 문제에 대한 해법을 찾게 될 것이다.
김시천(철학자, 숭실대 베어드교양대학 교수)
숭실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논문 「노자의 양생론적 해석과 의리론적 해석」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동의과학연구소에서 한의학의 철학적 기초에 대해 강의했으며, 상지대, 숭실대, 충북대, 호서대, 철학아카데미 등에서 강의해 왔다. 도가철학과 한의철학, 과학사상과 진화론 및 동아시아 고전의 현대적 해석을 주요 주제로 삼아, 대중과 소통하는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경희대학교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양교육연구소 연구교수를 역임했고, 현재 숭실대학교 베어드교양대학 교수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