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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중세인이자 최초의 근대인 스피노자
신 즉 자연, 사유와 연장, 생산하는 자연과 생산되는 자연. 스피노자의 『에티카』는 이러한 표현들로 자연, 신과 인간 그리고 신과 사물을 표현하였다. 신이냐 아니면 자연이냐 인간이냐.
당대의 유대교의 초월적 신론과 사상을 중심으로 종교가 권력의 헤게모니에 의해서 그 본질적인 사명을 하지 못할 때, 스피노자는 이러한 종교를 변호한 데카르트를 대표로 하는 근대의 사상과 차별하면서, 마지막 중세인이면서 이것을 넘어서는 최초의 근대인이라고 불릴 수 있었다. 이것은 신의 질서 자연의 질서, 그리고 인간과 정치·사회의 질서가 신과 자연에 대한 인간과 정치·사회의 질서는 무관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부적절한 영향을 적지 않게 미친다는 데 있다.
기하학적 질서에 따라 증명된 윤리학
당대 전통사상과 현존하는 지배적인 사상은 신과 자연의 질서에 대해 인간과 정치·사회의 질서를 무관한 것으로 결정해 버리고 싶은 지배와 착취의 욕망을 작동시킨다. 그 이유 중 두드러진 것은 바로 힘의 문제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하지만 스피노자는 힘을 두 가지로 구별하면서 인간의 힘(네로, 히틀러, 부시, 무바라크 등으로 대표되는 온갖 물질적 정신적 권력)을 고발한다.
신의 힘으로 Pontentia가 있고 다른 세속적인 인간의 힘으로 Potestas가 존립한다. 하지만 인간은 인간의 지배적이고 세속적인 힘을 신의 힘으로 착각하거나 오용하여 인간과 정치·사회의 질서, 심지어는 자연의 질서조차도 지배하고 파괴하고 있다. 하지만 이것은 잘못된 것이다.
스피노자에 따르면 이러한 인간의 힘은 한낱 인간의 부정적 욕망에 다름 아닌 것이다. 오늘 『에티카』를 통한 스피노자의 정신은 여전히 우리를 중세에서 벗어나 근대인으로 살아가기를 재촉하고 있다.
이석규(신학자, 서울신학대 외래강사)
1962년생으로 개신교 목사이자 정치신학자다. 독일 뮌스터대학교 가톨릭신학부에서 메츠의 정치신학 세미나 등에 참여했고, 독일 뮌헨대학교 개신교신학부에서[독일의 정치신학과 한국의 민중신학]이라는 논문으로 박사과정(지도교수 헤르만 팀)을 졸업했다. 귀국 후 호남신학대학교, 성공회대학교 등에서 사회정치윤리, 정치신학, 민중신학 등을 강의했다.
현재는 생태학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하나의 대안 으로 ‘스피노자의 정신’에 주목하고 있다. 논문으로 『민중론과 다중론』, 『프란츠 로젠츠바이크의 구원의 별 탐구』가 있고, 공저로 『종말론』(대한기독교서회, 2012), 『글로벌신학과 사중복음』(한들출판사, 2015), 공역으로 『몰트만 자서전』(대한기독교서회, 2011)이 있으며, 그 외에『그리스도교, 부르주아의 종교인가 민중의 종교인가』(2015)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