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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록다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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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의개요
근대 국민국가의 탄생은 중세적 사목권력의 위기와 맞물려 있었다. 신을 대리하는 군주의 통치를 정당화했던 우주론적 유비가 붕괴하면서, 국가는 새로운 정당성의 근거를 찾아야 했다. 이 전환기에 등장한 것이 국가이성이었고, 곧이어 인구와 시장의 자연성을 전제로 한 자유주의 통치술이 발전했다. 푸코의 1977~1978년 강의인 『안전, 영토, 인구』는 바로 이 과정을 면밀하게 추적한다.
이 책은 푸코가 1970년대 후반 진행한 세 강의 중 핵심적인 위치를 차지한다. 『사회를 보호해야 한다』에서 시작된 권력 분석은 『안전, 영토, 인구』를 거쳐 『생명관리정치의 탄생』으로 이어지며, 통치성과 생명관리권력이라는 중요한 문제의식을 심화시킨다. 특히 이 강의는 대항품행의 분석을 통해 "어떻게 통치당하지 않을 것인가"라는 윤리적 질문까지 다룬다. 근대 정치이성에 대한 비판은 결국 주체와 자유의 문제로 귀결되기 때문이다.
심세광 선생의 강의는 푸코의 방대한 텍스트를 한 권 한 권 상세하게 분석하며, 그 실천적 의미를 놓치지 않는다. 안전장치의 발생, 영토와 인구의 변화된 위상, 통치술의 전개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우리는 자연스럽게 현재 우리 사회의 통치성과 마주하게 된다.
■ 강의특징
이 강의는 푸코 사상의 대장정을 체계적으로 안내한다. 중세 사목권력의 역사에서 출발해 국가이성론의 등장, 내치학의 발달, 중농주의의 혁신, 자유주의 통치성의 탄생까지 근대 정치이성의 변화 과정을 빠짐없이 다룬다. 각 강의는 푸코의 텍스트를 한 줄 한 줄 짚어가며 개념의 의미를 명확히 한다.
특히 푸코가 제시하는 핵심 개념들―안전장치, 규율 테크놀로지, 사목권력, 통치성, 생명관리권력, 인구의 자연성, 호모 에코노미쿠스, 대항품행 등―을 단순히 나열하지 않고 역사적 맥락 속에서 유기적으로 연결한다. 마크로코스모스와 미크로코스모스의 유비가 붕괴하는 시점부터 시민사회론이 대두하기까지, 통치의 정당성이 어떻게 재구성되는지를 논리적으로 추적한다.
또한 이론적 분석에만 머무르지 않고 현실의 문제로 돌아온다. 푸코가 근대 국가의 안전장치와 통치성을 연구한 이유는 결국 우리가 어떻게 통치당하지 않을 것인가를 묻기 위해서였다. 강의는 대항품행과 탈예속화의 분석을 통해 자유주의와 신자유주의 통치성을 비판적으로 성찰하게 한다.
중세적 사목에서 근대적 통치로의 이행을 다루는 2강과 3강, 국가이성과 통치술의 관계를 분석하는 4강과 5강, 자유주의 통치성의 발전을 다루는 6강과 7강, 그리고 주체와 윤리의 차원으로 나아가는 8강까지, 각 강의는 명확한 주제를 가지고 긴밀하게 연결된다.
■ 추천대상
푸코의 권력론과 통치성 개념에 관심 있는 독자에게 적합하다. 『감시와 처벌』이나 『성의 역사』를 읽었지만 푸코 사상의 전체적인 흐름을 파악하고 싶은 사람, 1970년대 후반 푸코의 강의록들이 어떻게 연결되는지 궁금한 사람에게 유익하다.
근대 국가의 형성 과정과 정치철학에 관심 있는 사람에게도 추천한다. 마키아벨리, 보테로, 흄, 퍼거슨 등 근대 정치사상가들의 이론이 통치술의 변화와 어떻게 맞물리는지 이해할 수 있다. 국가이성론, 중상주의, 중농주의, 정치경제학의 흐름을 역사적으로 파악하고 싶은 독자에게 도움이 된다.
자유주의와 신자유주의 비판에 관심 있는 사람에게 특히 유용하다. 호모 에코노미쿠스, 시민사회론, 시장의 자연성 같은 개념이 어떻게 형성되었고, 현재 우리 사회의 통치성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 비판적으로 사유할 수 있다.
대학원에서 푸코 관련 논문을 준비하는 학생, 정치철학과 사회이론을 공부하는 연구자, 권력과 주체의 문제를 깊이 있게 탐구하고자 하는 사람에게 적합하다. 다만 푸코를 처음 접하는 입문자에게는 다소 어려울 수 있으므로, 푸코의 다른 저작이나 강의를 먼저 접한 후 듣는 것이 좋다.
■ 수강팁
이 강의는 분량이 상당하다. 1강부터 155분으로 시작해 각 강의가 평균 100분을 넘는다. 한 번에 모든 교시를 듣기보다는 교시별로 나누어 듣고, 강의록을 참고하며 복습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특히 개념이 어렵게 느껴지는 부분은 반복해서 듣는 것이 도움이 된다.
푸코의 원전 『안전, 영토, 인구』(난장, 2011)를 함께 읽으면 이해가 깊어진다. 강의는 텍스트를 상세히 해설하지만, 직접 원문을 읽으며 푸코의 문체와 논리 전개를 경험하는 것이 중요하다. 강의를 먼저 듣고 해당 부분을 원전에서 찾아 읽거나, 원전을 먼저 읽고 강의로 정리하는 방식 모두 가능하다.
푸코의 다른 강의록과 연결해서 보면 좋다. 『사회를 보호해야 한다』와 『생명관리정치의 탄생』을 함께 읽으면 통치성과 생명관리권력의 문제의식이 어떻게 발전하는지 전체적인 그림을 그릴 수 있다. 심세광 선생의 다른 푸코 강의들(『말과 사물』, 『지식의 고고학』, 『성의 역사』)도 함께 수강하면 푸코 사상의 전모를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
핵심 개념을 정리하며 듣는 것이 중요하다. 사목권력, 국가이성, 내치, 안전장치, 규율, 통치성, 인구, 생명관리권력, 호모 에코노미쿠스, 대항품행 등의 개념이 어떻게 연결되는지 메모하며 들으면 푸코의 논리 전개를 명확히 이해할 수 있다.
■ 수강후기에서
수강생들은 푸코 사상의 핵심을 체계적으로 이해하게 되었다고 평가한다. "통치성과 생명관리권력이라는 개념이 낯설었는데 아주 친절하고 체계적으로 설명해주셔서 좋았다", "푸코의 1970년대 후반 강의들이 어떻게 연결되는지 명확히 알게 되었다"는 반응이 있다. 강의의 논리적 구성과 개념 정리가 효과적이라는 평가다.
실천적 의미를 강조하는 점도 호평받는다. "'어떻게 통치당하지 않을 것인가'라는 질문이 제게도 큰 울림을 주었다", "자기 계발 압박도 어쩌면 현대적 통치성의 일부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후기가 있다. 이론이 현실의 문제와 연결되며 실천적 성찰을 가능하게 한다는 것이다.
자유주의와 신자유주의 비판에 대한 깊이 있는 분석을 높이 평가하는 목소리도 있다. "단순히 책 내용을 해설하는 수준을 넘어서 자유주의 통치성과 신자유주의 비판으로 연결하는 분석력이 탁월하다", "현재 우리 사회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는 평가다.
다만 입문자에게는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푸코 책을 한 번도 읽어본 적 없는 상태에서 들었는데 너무 심오하고 어려웠다", "청강생의 배경 지식을 너무 전제하는 것 같다"는 후기가 있다. 푸코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있는 사람에게 더 적합한 강의라는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강의 분량이 길다는 지적도 있다. "1강부터 150분이 넘는다는 건 너무 부담스러웠다", "긴 시간 동안 한 호흡으로 듣기가 정말 힘들었다"는 의견이다. 바쁜 일상 속에서 시간을 내어 듣기에는 부담스러울 수 있으므로, 교시별로 나누어 천천히 듣는 것이 좋다.
구체적 예시가 더 많았으면 좋겠다는 의견도 있다. "안전장치, 규율 테크놀로지 등의 핵심 개념을 좀 더 구체적인 예시와 함께 설명해주셨으면 좋았을 것 같다"는 후기다. 이론적 논의가 중심이기 때문에 현실 적용 사례를 스스로 찾아보며 듣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럼에도 전체적으로 "푸코 입문자에게 최고의 강의",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들어야 할 명강의", "최고의 해설 강의"라는 평가가 많다. 푸코 사상의 긴 여정을 완벽하게 정리했다는 점, 텍스트를 한 줄 한 줄 짚어가며 큰 그림을 이해하게 한다는 점에서 높은 만족도를 보인다.
■ 마치며
『안전, 영토, 인구』는 푸코 사상에서 전환점이 되는 강의다. 권력에 대한 그의 사유가 통치성과 생명관리권력이라는 핵심 개념으로 수렴되며, 동시에 주체와 윤리의 문제로 확장되는 지점이다. 중세적 사목에서 근대적 통치로의 이행, 국가이성에서 자유주의 통치술로의 전개, 인구와 시장의 자연성 발견, 시민사회론의 등장까지, 근대 정치이성의 형성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우리는 자연스럽게 현재의 통치성과 마주한다.
푸코가 이 강의에서 던진 질문은 여전히 유효하다. 어떻게 통치당하지 않을 것인가. 복종하는 주체가 아니라 자유로운 주체로 살아가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대항품행과 탈예속화의 가능성은 어디에 있는가. 이 질문들은 단순히 철학적 탐구가 아니라 우리 삶의 실천적 문제다.
심세광 선생의 강의는 푸코의 방대한 사유를 체계적으로 정리하면서도, 그 실천적 의미를 놓치지 않는다. 통치성에 대한 비판적 이해는 곧 우리 자신의 삶을 성찰하는 도구가 된다. 신자유주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이 강의는 자기 자신과 사회를 다르게 보는 눈을 제공한다.
푸코의 텍스트는 어렵지만, 그 어려움을 뚫고 나가는 과정에서 얻는 통찰은 값지다. 이 강의와 함께 푸코 사상의 대장정을 걷다 보면, "어떻게 통치당하지 않을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각자의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심세광(불문학자, 철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