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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록다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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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의개요
잃어버린 시간은 영원히 사라지는가? 프루스트는 이 질문에 문학으로 답한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는 단순한 소설이 아니라 시간과 기억, 사랑과 예술의 본질을 탐구하는 철학적 대장정이다.
마들렌 과자 한 입이 불러낸 과거의 세계, 사교계의 공허한 만남들, 질투로 얼룩진 사랑의 고뇌. 이 모든 경험은 시간 속에서 스러지는 것이 아니라 감각을 통해 되살아나 초시간적 진리로 거듭난다. 프루스트는 예술이야말로 무너지는 시간에 맞서 의미와 질서를 창조하는 유일한 방법임을 보여준다.
■ 강의특징
이 강의는 프루스트 전집 11권 가운데 핵심적인 부분을 엄선해 읽어낸다. 1부 '스완의 사랑'에서 시작해 7부 '되찾은 시간'까지, 시간과 사랑이라는 두 축을 중심으로 작품을 관통한다.
들뢰즈와 리쾨르, 크리스테바 같은 철학자들의 프루스트 독해를 함께 참조하면서, 단순한 줄거리 요약을 넘어 작품의 철학적 깊이를 탐색한다. 비자발적 기억의 수수께끼, 사랑의 진리와 기만, 동성애에 내재한 분자적 욕망의 흐름까지 섬세하게 분석한다.
특히 사랑을 표현하는 소나타가 어떻게 사랑 자체를 넘어서는지, 예술적 표현이 어떻게 죽음마저 뛰어넘는 고유한 시간을 정립하는지 구체적으로 살펴본다.
■ 추천대상
프루스트를 읽고 싶지만 방대한 분량에 주저했던 독자라면 이 강의가 좋은 길잡이가 된다. 문학과 철학의 경계를 넘나드는 사유를 경험하고 싶은 이들에게 적합하다.
시간과 기억에 대한 철학적 질문을 품고 있는 사람, 사랑의 본질을 깊이 이해하고 싶은 사람, 예술이 우리 삶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는지 고민하는 사람이라면 이 강의에서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
■ 수강팁
프루스트 원문을 완독할 필요는 없다. 강의에서 다루는 핵심 부분(1권, 2권, 3권, 4권, 9권, 11권)을 중심으로 읽으면 충분하다. 김창석 역본이나 김희영 역본 중 선택해 읽되, 여러 번역을 비교해보는 것도 좋다.
한 번에 모든 것을 이해하려 하지 말고, 마들렌 과자의 맛처럼 감각적으로 다가오는 구절들을 음미하며 천천히 읽는 것이 중요하다. 사랑의 장면들은 우리 자신의 경험과 연결해보면 더욱 생생하게 와닿는다.
강의를 들으며 메모하고, 인상적인 문장은 따로 기록해두자. 프루스트의 문장들은 되새김질할수록 새로운 의미를 드러낸다.
■ 마치며
프루스트 없이 문학을, 사랑을, 시간을 이야기할 수 있을까? 이 물음은 수사적 질문이 아니다. 프루스트는 우리가 시간을 경험하고 사랑을 이해하는 방식 자체를 바꾸어놓았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는 삶과 사랑을 충실하게 볼 수 있게 하는 안경이자, 글쓰기로 쌓아올린 대성당이다. 이 강의는 그 대성당의 문을 여는 열쇠다. 프루스트와 함께 시간의 파괴 앞에서도 의미와 질서를 창조하는 예술의 힘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양운덕(철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