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강의록다운
|
■ 강의개요
이번엔 문학이다. <문학의 거장들> 시리즈는 철학이 제기하는 문제와 고민을 '문학'을 통해 풀어나간다. 그 장대한 첫걸음은 카프카다. 『변신』, 『소송』, 『성』. 우리는 이 작품들을 검고 어두운 빛을 배경으로만 읽어왔다. 고독과 소외의 굴레를 씌운 채 회색의 땅 위를 끌고 다녔다.
그러나 카프카의 친구들은 『소송』의 첫 장면인 체포 장면을 보면서 배꼽이 빠지게 웃었다. 웃고 즐기면서 카프카를 읽을 수는 없을까? 카프카의 주인공들은 어떤 점에서 우리 삶의 감추어진 혹은 드러난 국면들과 겹치는가?
이 강좌는 카프카를 새롭게 읽는다. 죄와 암흑 안에서의 몸부림만이 아니라 삶의 고난을 주제화하는 기쁨과 긍정을 발견한다. 우리는 장편 『소송』과 『성』을 통해 그의 질문들과 글쓰기를 살피고, 대표적 단편과 중편에서 형상화된 현대적 삶의 상황을 탐구한다. 그것을 글에 담으려는 투쟁, 모험, 놀이의 의미를 찾는다.
■ 강의특징
이 강좌는 카프카에 대한 고정관념을 깬다. 카프카는 어둡기만 한 작가가 아니다. 그를 밀쳐놓는 것은 판에 박힌 소외 의식으로 무장하는 것일 수 있다. 카프카는 우울한 실존주의자가 아니라 언어의 마술사이며 삶의 재창조자다.
데리다의 해체 이론으로 카프카를 읽는다. 1강에서 데리다의 「법 앞에서」 분석을 다룬다. 의미들이 벌이는 잔치. 무한한 해석 가능성 앞에서 '자기의 관점'을 찾아야 한다. 카프카를 어떻게 읽을 것인가? 내 삶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 내 삶에 대한 글쓰기는 삶을 어떻게 바꾸는가?
『변신』을 소설적 상상력의 놀이로 본다. 2강의 제목은 "내가 만일 벌레가 된다면..."이다. 그레고르 잠자의 변신을 단순히 소외의 알레고리로만 읽지 않는다. 소설적 상상력으로 빚은 공간으로 이해한다. 변신이라는 극단적 설정을 통해 드러나는 가족 관계, 노동, 존재의 문제를 탐구한다.
『소송』을 혼돈과 우연 앞에 선 인간의 이야기로 읽는다. 3~4강에 걸쳐 요제프 K의 부조리한 재판을 따라간다. 죄명도 모른 채 체포되고, 법정이 어디 있는지도 모르며, 변호인도 무능하고, 결국 처형당하는 이야기. 이것은 단순히 관료제 비판이 아니라 현대인의 실존적 상황 그 자체다.
카프카의 질문들에 우리의 답을 찾는다. 5강은 카프카가 던진 질문들을 정리하고 우리가 어떻게 답할 수 있는지 모색한다. 문학은 질문이다. 답을 주는 것이 아니라 질문을 정교하게 만드는 것이다.
『성』을 6~7강에 걸쳐 깊이 읽는다. 측량사 K가 도달할 수 없는 성을 향해 나아가는 이야기. 끝없는 지연과 좌절. 그러나 이것은 절망의 이야기가 아니다. 도달할 수 없기에 오히려 자유로운 시도들의 이야기다.
보르헤스의 카프카 새로 쓰기를 다룬다. 8강은 보르헤스가 『성』을 어떻게 새롭게 해석했는지 탐구한다. 독서는 재창조다. 카프카를 읽는 것은 카프카를 다시 쓰는 것이다.
양운덕 교수의 철학적 문학 읽기가 돋보인다. 헤겔 전공자로서 변증법적 사유, 복잡성의 패러다임, 카스토리아디스의 '상상적인 것' 같은 철학적 개념들을 동원하여 카프카를 입체적으로 조명한다.
■ 추천대상
카프카를 사랑하는 모든 독자에게 권한다. 이미 카프카를 읽은 사람이라면 새로운 관점을 얻을 것이고, 아직 읽지 않은 사람이라면 카프카 읽기의 훌륭한 길잡이를 얻을 것이다.
문학과 철학의 경계에 관심 있는 사람에게 적합하다. 이 강좌는 문학 작품을 철학적으로 읽으면서도 문학성을 해치지 않는다. 오히려 철학적 개념들이 문학 작품의 깊이를 더한다.
현대문학 전공자에게 유익하다. 카프카는 20세기 모더니즘 문학의 핵심이다. 그를 제대로 이해하지 않고는 현대문학을 말할 수 없다. 이 강좌는 카프카 연구의 풍부한 자료가 된다.
실존적 질문을 던지는 사람에게 의미가 있다. 나는 누구인가? 삶의 의미는 무엇인가? 왜 불합리한 일들이 일어나는가? 카프카의 작품들은 이러한 질문들을 문학적으로 형상화한다.
글쓰기에 관심 있는 사람에게 영감을 준다. 카프카는 자기 삶에 대한 글쓰기가 어떻게 삶을 바꾸는지 보여준다. 글쓰기는 단순한 기록이 아니라 삶의 재창조다.
현대 사회의 부조리를 느끼는 사람이라면 공감할 것이다. 관료제, 법, 권력의 불투명성. 카프카가 그린 세계는 10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우리의 세계다.
■ 수강팁
8강의 구성을 파악하고 들으면 좋다. 1강은 총론, 2강은 『변신』, 3~4강은 『소송』, 5강은 질문들 정리, 6~7강은 『성』, 8강은 보르헤스. 각 작품을 다루기 전에 읽어두면 강의 이해가 훨씬 깊어진다.
1강의 데리다 부분이 중요하다. 「법 앞에서」에 대한 데리다의 해체적 읽기는 카프카를 읽는 새로운 방법론을 제시한다. 이 관점을 염두에 두고 나머지 강의를 들으면 카프카의 다층적 의미가 보인다.
작품을 미리 읽고 오되 정답을 찾으려 하지 말자. 카프카의 작품들은 하나의 의미로 수렴되지 않는다. 무한한 해석 가능성을 즐기자. 자기만의 관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강의 중 나오는 철학 개념들에 겁먹지 말자. 양운덕 교수는 어려운 개념도 쉽게 풀어서 설명한다. 해체, 변증법, 상상적인 것 같은 개념들이 카프카 읽기를 풍부하게 만든다.
유머 감각을 가지고 들으면 좋다. 카프카는 어둡기만 한 작가가 아니다. 그의 작품에는 블랙 유머, 아이러니, 부조리의 희극성이 있다. 웃으면서 카프카를 읽을 수 있다.
다른 작가들과 비교하며 들으면 이해가 깊어진다. 8강에서 보르헤스가 나오듯이, 카프카는 많은 작가들에게 영향을 주었다. 베케트, 카뮈, 무라카미 하루키 같은 작가들을 떠올리며 들으면 흥미롭다.
■ 마치며
카프카를 읽고 느끼며 우리는 어떤 삶의 재창조를 도모할 수 있을까? '카'이자 '잠자'이자 카프카인 '나'는 문학 안에서 '나'와 '새로운' 나와 '다른' 나를 만날 수 있다.
법의 문 앞에 서 있는 시골 남자처럼 우리는 카프카의 작품들 앞에 서 있다. 무한한 해석 가능성 앞에서 자기의 관점을 찾아야 한다. 카프카를 어떻게 읽을 것인가는 내 삶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와 같은 질문이다.
삶의 고난은 그것을 주제화하는 기쁨과 긍정을 누리는 힘마저 앗아가지 않는다. 카프카는 그것을 증명한다. 양운덕 교수의 깊이 있는 강의를 따라 즐거운 카프카 여행을 시작하자.
양운덕(철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