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앎에서 삶으로, 『바가와드 기타』
서구에 『일리아스』, 동북아시아에 『삼국지』나 『서유기』가 있다면, 남아시아에는 『마하바라타』가 있다. 『바가와드 기타』는 세상에서 가장 긴 서사시 『마하바라타』의 일부로, 오늘날에는 별도로 편집되어 대중적으로 읽히는 경전이다. 『바가와드 기타』는 우리의 앎을 삶으로 이끌어낼 수 있냐는 질문에 실천적이고 유용한 답을 내려준다. 크리슈나라는 인간적인 신을 등장시키는 『바가와드 기타』는 우리 모두의 내면에 이미 신이 있다고 알려준다. 본 강좌는 우선 인더스 전통과 아리아 전통, 힌두교와 초기 불교, 인도의 신들, 신비주의 전통 등을 살핌으로써, 전쟁 직전 크리슈나의 가르침을 담은 『바가와드 기타』가 어떻게 삶에 대한 고찰로 이어지는지 알아본다. 『바가와드 기타』의 전장은 우리가 삶에서 맞부딪히는 모든 갈등 상황, 우리가 가진 기존의 모든 믿음을 시험대에 올려놓은 상황과 같다. 오래된 경전의 옛 전쟁터는 곧 우리의 내면이다.
인간적인 신, 크리슈나
‘바가와드 기타’는 ‘존귀한 자의 노래’라는 뜻이며, 『바가와드 기타』는 친족들과의 전쟁에서 망설이는 아르주나에게 비슈누의 화신인 크리슈나가 전사의 의무를 다하도록 설득하는 내용으로 이뤄져 있다. 신의 화신이라지만 크리슈나의 행동을 보고 있자면 크리슈나는 악동처럼, 난봉꾼처럼, 사기꾼처럼 느껴진다. 선하고, 착하고, 정의롭고, 능력 있는 신, 그러니까 우리가 갈망하는 모습들이 투사되지 않은 신이 바로 크리슈나다. 인도 사람들은 인간의 가장 솔직한 모습을 크리슈나라는 신에게 덧씌웠다. 크리슈나를 통해 우리는 스스로를 본다. 『바가와드 기타』는 인간이 가지지 못한 훌륭한 자질들을 신에게 투사하는 대신 인간적인 신을 내세워 진정한 자기 자신을 보게끔 인도한다.
보다 나은 삶을 위한 수행, 요가
요가는 몸과 마음을 하나로 묶는 것이다. 지혜의 요가, 행위의 요가, 신애의 요가를 전하는 『바가와드 기타』는 각 요가의 행동지침을 정확히 내려준다. 지혜의 요가는 내면으로 들어가는 명상을 하기, 행위의 요가는 대가나 결과를 바라지 말고 행동하기, 신애의 요가는 조건 없이 사랑하기다. 이 세 가지 요가가 공통적으로 추구하는 바는 몰입, 즉 자기 자신과의 합일이다. 숨과 숨 사이에 지복이 있다는 표현이 있다. 과거와 미래에 대한 생각으로 헤매는 대신 지금 이순간의 기쁨과 희열을 만끽하는 데 복이 있다는 의미다. 요가를 통해 합일에 이른다는 것을 수행적으로 이야기하면 시간과 시간의 찰나를 벌려서 영원을 맛보는 것과 같다.
현대인의 일상으로 『바가와드 기타』
본 강좌는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1-2강에서는 인도의 양대 서사시와 『바가와드 기타』가 갖는 의미, 인도학을 이해하는 숫자 ‘4’, 라마와 크리슈나 비교 등을 통해 인도 사상에 대한 기초 지식을 쌓는다. 3-6강은 차례로 지혜의 요가, 행위의 요가, 신애의 요가를 자세히 살핀 후, 세 요가의 핵심이 개인의 내면 작업으로 향하고 있다는 것을 배운다. 7-8강은 『바가와드 기타』의 가르침에 대한 현대적 의의를 찾는다. 특히 마지막 시간에는 일상에서 행할 수 있는 명상, 루틴, 리추얼의 구체적 방법을 설명함으로써 『바가와드 기타』가 가진 실천적 힘이 우리 삶으로 향하게 돕는다. 김영(신화학자, 인도학자)
동국대 불교 교학과 석사 과정에서 공부하다가 2004년 인도 푸나(뿌네) 대학으로 유학, 산스크리트어(싼스끄리뜨)와 팔리어(빠알리어) Low Diploma와 Certificate를 수료했다. 이어 같은 대학에서 빠알리어(남방불교와 삼장) 석사 학위를 취득하고 싼스끄리뜨어 Higher Diploma를 수료했다. 또 같은 대학에서 싼스끄리뜨 베다어(힌두교와 인도문학) 석사 학위를 취득한 뒤 2009년부터 2014년까지 싼스끄리뜨 빠알리 문학연구소에서 번역 및 학술 활동을 진행했다. 2016년 뿌네 데칸 칼리지에서 논문 <인도와 중국의 영웅신화 비교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저서로 『여섯 가지 키워드로 읽는 인도신화 강의』, 『바가와드 기타 강의』가 있고, 역서로 『라마야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