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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파니샤드>는 기원전 7∼5세기에 형성된 인도 종교와 철학사상의 원천으로, 진정한 행복의 뿌리를
찾는 이들에게 여전히 유효한 삶의 통찰을 제공한다. 그러면 그 사상의 요체는 무엇일까?
<우파니샤드>는 자연에서 신을 찾는 원시적 신앙을 거부하고 우주와 인간 내면에 존재하는 신을 추구하는 새로운 방식의 사상이다. 즉 의례적인 희생제가 아니라 모든 것 안에 내재되어 있는 신성한 힘의 원천인 신(브라흐만)을 찾는 방식으로 말이다. 이 신은 인간의 개체적 영혼에 내재해 있기도 한데, 그것을 아트만(atman)이라고 표현한다. 따라서 이제 신과의 행복한 교감은 의례적인 의식을 통해서가 아니라 인간이 자기 안에 있는 아트만의 발견을 통해서 가능한 것이 되었다.
이 아트만을 다르게 표현하면, 인간 안에 있는 ‘참 자아’ 곧 불멸의 신성이다. 우리가 물질적 욕망 같은,
외물(外物)의 매혹에만 이끌리는 한 우리는 자기 안에 살아있는 불멸의 신성을 볼 수 없다. 그리고 경험적 자아가 불러일으키는 집착과 욕망의 덫에
걸려 괴로워한다.
그 욕망은 카르마의 법칙에 따라 또 다른 씨를 생산해내는데, 이 씨의 결과를 우리는 윤회라고 부른다. 우리가 경험적 자아에 매몰되지 않고
카르마와 업을 쌓지 않기 위해서는 우주만물과 인간 안에 있는 '아트만'을 깨달아야 한다.
그 깨달음의 방법 중 하나로 우파니샤드가 제시하는 것은 요가이다. 이 요가는 단순히 현대에서 소비되는 다이어트의 형식이 아닌, 물질에 얽매인 자아를 통제하고 우리 존재 내부에 살아있는 불멸의 영혼, 참자아를 체험하는 영적 수련의 방법이다.
<우파니샤드>의 최고의 관심은 윤회의 쳇바퀴로부터 벗어나 모크샤, 영원한 자유(해탈)를 얻는 데 있다. 이 자유는 소수에게만
주어져 왔다. 우파니샤드의 말뜻은 '가까이 다가와서 앉는다.'는 뜻이다. 제자는 깨우침을 위해서 스승에게 가까이
다가간다. 그리고 귓속말로 가르침을 받는다. 우파니샤드의 설법은 지금처럼 큰 절이나 교회에서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것은 너무나도 비밀스러운
내용이었다. 그렇기에 우파니샤드는 대중이 아니라 그 가르침을 받을 만한 사람에게만 전수되었다.
욕망과 집착의 복마전인 천민자본주의 세상에서 참 자아를 발견하고 행복한 삶을 누리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우파니샤드를 통해 종교적 지혜와 새로운 지적 각성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고진하(시인, 목회자)
감리교신학대학과 동대학원을 졸업하였다.
1987년 <세계의 문학> 가을호를 통해 시인으로 등단하여
다수의 시집을 출간하였으며,
1997년 김달진문학상, 강원작가상을 수상했다.
시인이자 목사로서 숭실대, 이화여대, 감리교신대 등에서
‘종교와 문학’을 주제로 오랫동안 학생들을 가르쳐 왔다.
10여 년 전부터 인도철학과 신비주의에 관심을 갖고
공부를 계속하여 히말라야 명상요가협회 한국지부에서
‘인도철학과 종교 영성’에 대해 강의하였다.
숭실대학교 문예창작과에서 시를 가르치다가
요즘에는 대학, 도서관 등에서 인문, 종교 관련 강의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