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코의 주요 저작을 통해 그의 사유를 따라가보자!
정신병원, 감옥 등 사회적 기구에 대한 비판, 지식과 권력의 관계에 대한 이론 등으로 2차대전 이후 독창성과 영향력 면에서 단연 돋보이는 프랑스 구조주의 철학자 미셸 푸코(Michel Foucault, 1926~1984). 이 강좌는 푸코의 대표 저서 네 권을 함께 읽어보는 강좌이다. 각 책들을 사상사적 맥락, 푸코 사유에서의 위치, 주요 개념과 내용으로 이해해보자. 강의에서 다룰 책들을 살짝 엿보자.
『광기의 역사』(1961)는 푸코의 국가 박사 학위 논문이다. 훗날의 푸코가 말하듯이 이 책의 핵심적 주장은 정상과 병리, 혹은 건강과 광기를 구분하는 행위 자체를 주목한다. 16세기 이래 19세기에 이르는 서양 (정신)의학의 역사를 꼼꼼히 가로지르며 이른바 우리가 말하는 '광기'가 어떤 의미에서도 자연적인 것이 아닌 역사적으로 구성된 '사회적 구성물'(social construct)임을 주장한다.
『말과 사물. 인간과학의 고고학』(1966)은 지식 고고학 시기를 대표하는 작품이다. 이 책은 서양 16세기 이후 현대까지의 시기를 르네상스, 고전주의, 근대의 시기로 나누고 이들 시기를 노동, 생명, 언어라는 세 가지 영역에서 세밀히 천착하여 세 시기의 에피스테메를 유사성, 재현, 역사로 제시한다. 그러나 정작 푸코가 이러한 시기 구분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바는 역사와 인간, 휴머니즘으로 대변되고 근대가 종말을 맞고 아마도 언어가 새로운 에피스테메로 등장하게 될 네 번째 시기가 와야 한다는 주장이다.
『감시와 처벌. 감옥의 탄생』(1975)은 이견의 여지없는 푸코의 대표작이다. 푸코에 따르면, 18세기 말 19세기 초, 근대 이래 죄인에 대한 신체형이 사라진 것은 이전까지 사람들이 믿어온 것처럼 휴머니즘에 입각한 교화가 목적이 아니라 보다 잘, 보다 확실하게 사람들을 감시하고 처벌하기 위한 수단의 변화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탄생한 서구 근대 사회는 그 사회의 구성원인 인간을 가히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곧 부모, 가족, 친구, 군대, 직장에 이르기까지 무한히 감시받고 처벌받는 근대적 개인, 순종하는 개인으로 만든다. 푸코는 이러한 작동 메커니즘의 존재를 확실히 인식하고 그 근본 메커니즘을 밝힘으로써 이러한 끔찍한 사회적 메커니즘으로부터 우리가 벗어날 수 있는 가능성을 찾고자 한다.
'성의 역사' 시리즈는 1976년의 1권 『앎의 의지』와 1984년의 2-3권 『쾌락의 활용』, 『자기 배려』로 이루어져 있으며 푸코의 사망으로 중단되었다. 이 8년의 기간 사이에는 일종의 단절 내지는 문제의 심화 확장이 놓여 있다. 우선 근대에서 고대에로 다루는 시기가 넓어진 점, 자기와 자기의 관계로 간주되는 '윤리'의 문제를 다룬 점, 지식, 권력을 포괄하는 윤리의 개념을 자기의 테크놀로지 개념과 연결시켜 소크라테스의 자기 인식과 자기 배려라는 관점으로까지 확장시킨 점등이다. 그러나 푸코가 말하는 '윤리'는 우리가 생각하는 윤리, 도덕으로의 회귀가 아니다.
푸코의 근본 목적은 어떤 경우에도 오늘과 현재를 이해하기 위한 노력이며 진리의 정치사라는 자신의 입론을 통해 자신의 오늘, 곧 서구 유럽의 20세기를 사유하고자 하는 것이었다. 한 달 동안 주요 저서들을 읽어보며 푸코의 사유에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가자
수강대상
- 푸코의 주요 저서를 읽고 싶으신 분 |
참고문헌
되도록 각 강좌에 해당하는 책을 미리 읽으시길 권해드립니다.
『광기의 역사』(나남)
『말과 사물』(민음사)
『감시와 처벌』(나남)
『성의 역사 1-3권』(나남)
허경(인문연구자)
고려대 불어불문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철학과에서 서양철학을 전공, ‘미셸 푸코의 윤리의 계보학’으로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대학에서 석학 필립 라쿠-라바르트의 지도를 받아 논문 <미셸 푸코와 근대성>을 제출, 최우수 등급으로 철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고려대 응용문화연구소 및 철학연구소 연구교수를 역임하며 여러 대학과 인문학 공동체에서 가르치는 동안 철학, 문학, 과학 분야를 비롯한 여러 분야에서 무수한 글을 읽고 썼다. 옮긴 책으로 질 들뢰즈의 『푸코』(동문선) 등이 있으며, 현재 『푸코 선집』(길)을 번역 중이고, 조만간 저술 『미셸 푸코 - 개념의 고고학』, 『푸코와 근대성』(이상 그린비)을 출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