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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의개요
거울을 들여다본 적이 있는가? 당연한 질문처럼 들리지만, 사실 거울은 불과 500년 전만 해도 귀한 물건이었다. 5세기 초 베네치아에서 발명된 주석 박막 거울은 단순한 반사 도구를 넘어 인간의 자기인식을 근본적으로 바꾸어놓았다. 거울이 없던 시대의 인간과 거울을 마주한 인간은 전혀 다른 존재가 되었다.
이 강좌는 거울에서 시작해 사진, 영화, 텔레비전을 거쳐 오늘날의 디지털 매트릭스에 이르기까지, 매체의 발전사를 철학적으로 탐구한다. 단순히 기술의 변화를 추적하는 것이 아니라, 매체가 어떻게 인간의 의식과 존재 방식을 근본적으로 변화시켰는지를 살핀다. 맥루언이 통찰했듯 '매체는 메시지'다. 우리가 사용하는 도구가 곧 우리 자신을 규정한다.
데카르트의 반성적 자기의식, 라이프니츠의 단자론, 그리고 이진법에 이르기까지, 철학적 개념들이 어떻게 디지털 혁명의 토대가 되었는지 추적한다. 또한 사이버공간과 가상현실 속에서 인간의 몸은 어떤 운명을 맞이하는지, 그리고 우리의 미래는 어디로 향하는지 질문한다.
■ 강의특징
이 강좌의 가장 큰 특징은 매체를 단순한 소통의 수단이 아니라 그 자체로 메시지이자 존재론적 의미를 지닌 대상으로 다룬다는 점이다. 흔히 매체론은 사회학이나 커뮤니케이션 이론의 영역으로 여겨지지만, 이 강좌는 현상학적 몸 철학을 토대로 매체의 본질에 접근한다.
강좌는 구체적인 역사적 사례들로 가득하다. 바로크 시대 화가들의 자화상이 급증한 이유, 인상주의가 사진의 등장과 어떤 관계에 있는지, 영화가 시간 개념을 어떻게 바꾸었는지 등 미술사와 철학사를 넘나들며 매체의 영향력을 입체적으로 조명한다.
메를로-퐁티의 '살' 개념, 라캉의 거울 단계 이론, 플루스의 코무니콜로기론 등 난해한 철학 개념들을 매체라는 구체적 대상을 통해 이해하기 쉽게 풀어낸다. SNS에서의 자아 연출, 스마트폰 중독, 가상현실 게임 등 일상적 현상들이 철학적 논의의 출발점이 된다.
전체 18강에 걸쳐 거울부터 인공지능까지, 매체의 계보학을 체계적으로 다루면서도 각 강의는 독립적인 주제로도 의미를 지닌다. 조광제 교수의 명쾌한 해설은 복잡한 철학 개념을 현실과 연결시키는 탁월한 능력을 보여준다.
■ 추천대상
이 강좌는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현대인에게 필요하다. 하루 종일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고, SNS에 자신을 전시하고, 넷플릭스와 유튜브로 시간을 보내면서도 정작 이런 매체들이 나를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생각해본 적 없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들어야 할 강좌다.
철학과 학생이나 인문학 전공자는 물론이고, 미디어 업계 종사자, 콘텐츠 크리에이터, UX 디자이너 등 매체를 다루는 실무자들에게도 깊이 있는 통찰을 제공한다. 자신이 만드는 콘텐츠와 플랫폼이 사용자의 의식과 행동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철학적으로 성찰할 기회를 준다.
미술사나 영화에 관심 있는 사람에게도 흥미로운 강좌다. 왜 특정 시대에 특정 양식이 유행했는지, 기술과 예술이 어떻게 상호작용했는지 매체철학적 관점에서 새롭게 이해할 수 있다.
인공지능과 메타버스 시대를 맞아 기술의 미래를 고민하는 사람, 가상과 현실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시대에 인간의 정체성을 묻는 사람, 디지털 문명에 대한 비판적 사유가 필요한 사람이라면 이 강좌가 중요한 나침반이 되어줄 것이다.
■ 수강팁
매체철학은 생소한 분야일 수 있지만, 걱정할 필요 없다. 강의는 구체적인 사례에서 출발해 점차 철학적 개념으로 나아가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먼저 거울, 사진, 영화 등 우리가 익숙한 매체들의 역사를 따라가며 자연스럽게 철학적 통찰에 도달하게 된다.
각 강의를 들을 때 자신의 일상을 떠올려보길 권한다. 아침에 일어나 거울을 보고, 출근길에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고, 퇴근 후 넷플릭스를 보는 하루. 이 모든 순간에 매체가 당신을 어떻게 규정하는지 의식하며 강의를 들으면 훨씬 실감나게 다가온다.
참고문헌으로 제시된 맥루언의 『미디어의 이해』나 메를로-퐁티의 『지각의 현상학』을 미리 읽을 필요는 없다. 오히려 강의를 먼저 듣고 흥미가 생긴 부분의 원전을 찾아 읽는 것이 효과적이다. 강의에서 핵심 개념들을 충분히 설명하므로 사전 지식 없이도 이해 가능하다.
시간 여유가 있다면 강의에서 언급되는 영화나 그림을 직접 찾아보자. 카라바조의 그림, 영화 <매트릭스>, 바로크 시대의 자화상들을 실제로 보면서 강의 내용을 복기하면 이해가 배가 된다.
노트 필기를 권장한다. 거울-사진-영화-텔레비전-디지털로 이어지는 매체의 계보와 각각이 인간의식에 미친 영향을 표로 정리하면 전체 구조가 한눈에 들어온다.
■ 수강후기에서
"매일 보는 거울이 근대적 주체를 만들었다니, 충격이었습니다. 데카르트의 '나는 생각한다'가 거울에서 나왔다는 설명은 철학을 완전히 새롭게 보게 만들었어요."
"미디어 회사에서 일하는데, 이 강의를 듣고 나니 제가 만드는 콘텐츠에 대한 책임감이 달라졌습니다. 매체가 단순히 정보를 전달하는 게 아니라 사람들의 의식 자체를 구성한다는 걸 이해하게 됐거든요."
"처음에는 어려울까 걱정했는데, 조광제 교수님의 설명이 워낙 구체적이고 예시가 풍부해서 생각보다 수월했습니다. 특히 SNS와 거울의 연관성을 설명한 부분은 제 일상을 돌아보게 만들었어요."
"영화를 좋아해서 듣기 시작했는데, 영화가 시간 개념을 어떻게 바꾸었는지, 반복 가능성이 존재론적으로 무슨 의미인지 배우면서 영화 보는 눈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이제 영화는 그냥 오락이 아니라 철학적 사유의 대상이 됐어요."
"가상현실과 메타버스 시대에 몸은 어떻게 되는가라는 질문이 계속 머릿속에 맴돕니다. 기술 발전이 무조건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걸, 우리가 잃어버리는 것도 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 마치며
우리는 지금 인류 역사상 가장 매체화된 시대를 살고 있다. 아침에 눈을 뜨는 순간부터 잠들기 직전까지 우리는 끊임없이 매체에 둘러싸여 있다. 거울로 외모를 확인하고, 스마트폰으로 세상과 연결되고, 컴퓨터 화면으로 일하고, 스트리밍 서비스로 여가를 즐긴다.
그런데 정작 우리는 이 매체들이 우리의 의식과 존재 방식을 얼마나 근본적으로 바꾸어놓았는지 거의 자각하지 못한다. 물고기가 물을 의식하지 못하듯, 우리는 매체라는 환경 속에 완전히 잠겨 있다.
이 강좌는 그 물 밖으로 잠시 머리를 내밀고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를 바라보게 해준다. 거울이 어떻게 근대적 자아를 낳았는지, 사진이 어떻게 현실 인식을 바꾸었는지, 영화가 어떻게 시간 개념을 변화시켰는지 추적하다 보면, 결국 우리는 매체가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우리 존재의 일부임을 깨닫게 된다.
500년 전 거울의 발명에서 시작된 여정은 이제 메타버스와 인공지능의 시대로 이어지고 있다. 미래의 매체는 인간을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가? 그 속에서 살아있는 몸의 운명은, 인간의 운명은 어떻게 될 것인가?
조광제 교수와 함께 매체철학의 기슭을 거닐며, 이 근본적인 물음들과 마주해보자. 18강의 여정이 끝날 때쯤, 당신은 세상을 보는 전혀 새로운 눈을 갖게 될 것이다.
조광제(철학아카데미 대표)
총신대에서 신학을 공부하고, 서울대 대학원 철학과에서 「E. 후설의 발생적 지각론에 관한 고찰」로 석사 학위를, 「현상학적 신체론: E. 후설에서 M. 메를로-퐁티에로의 길」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시민을 위한 대안철학학교 <철학아카데미>를 설립하여 상임이사로 재직 중이며, 한국프랑스철학회 회장, 한국현상학회 이사, 한국예술학회 이사를 맡고 있다. 주로 형상학적인 몸 현상학을 바탕으로 존재론, 예술철학, 매체철학, 고도기술철학, 사회 정치철학 등을 연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