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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방식의 삶은 가능한가?
일명 『도덕경』이라고도 불리는 『노자』는 세계에서 가장 많이 번역된 동아시아의 고전 가운데 하나이다. 또한, 전통 사회에서 가장 많은 주석과 연구가 이루어진 책이기도 하다.
오늘날 우리가 흔히 듣는 ‘무위’(無為), ‘자연’(自然), ‘도덕’(道德) 등의 말은 지금도 여전히 쓰이지만 본래의 의미와 현대인이 쓰는 의미는 전혀 다르다. 이 강좌는 우리에게 아주 친숙한 것처럼 생각되는 동아시아의 고전 『노자』를 우리의 삶의 세계를 전혀 낯선 세계로 보게 도와주는 하나의 '거울'로 이용하면서, 우리의 삶이 왜 이런 것인지, 다른 방식의 삶은 가능한지를 따져보는 것을 목표로 한다. 우리는 이 강좌를 통해 우리 모두의 삶과 관련된 사랑과 에로스, 정치, 전쟁과 평화, 욕망과 만족, 영원과 불멸, 죽음 등 다양한 주제를 낯선 눈으로 바라봄으로써 우리 자신의 삶을 새롭게 보고 또한 다른 방식의 삶이 어떻게 가능한지를 생각해 보고자 한다.
(출처: Huxisanxiaotu, via Wikimedia Commons)
우리는 어떤 사랑을 꿈꿀 수 있는가?
『노자』는 이 세계를 하나의 성적인 세계로 상상했다. 아버지와 어머니가 있어야 우리가 태어나듯이 이 세계의 모든 것 또한 하늘과 땅이라는 부모로부터 비롯된다. 이 세계는 그런 의미에서 거대한 하나의 가족이다. 그럼에도 『노자』는 공자의 인(仁)과 같은 사랑의 세계를 말하지 않는다. 왜 그러한 것일까? 우리는 『노자』가 들려주는 우주적 사랑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이를 그리스의 소크라테스와 자연 철학자들의 에로스와 비교하여 생각해 볼 것이다.
행복은 어떻게 이루어지는가?
동아시아 사상의 특징 가운데 하나가 금욕주의가 없다는 점이다. 유가와 도가는 이 점에서 공통적이다. 그렇다면 동아시아 전통 사상은 인간의 욕망과 욕구를 무한정 긍정하려는 현대 사회와 비슷한가? 그렇지 않다. 동아시아 전통은 욕망을 부정하지 않고 또 죄악시하지도 않으며, 오히려 욕망은 만족의 기술을 통해 최적화된다고 본다. 『노자』의 이런 생각은 오늘날 자본주의적 삶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가장 지혜로운 처방처럼 보인다.
너와 내가 함께하는 쿨한 삶
우리는 오늘날 윤리적인 인간, 도덕적으로 완성된 인간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사회에 살면서 이를 개인적 삶의 목적으로 받아들이지는 않는다. 인간적으로 훌륭한 인간보다 실력 있고 능력 있는 인간을 더 높이 생각한다. 역설적으로 말하면 도덕적 사회를 지향하지만 실제로는 비도덕적 인간을 추구한다. 그런 의미에서 『노자』의 무관심의 윤리는 매우 현실적인 생각처럼 들린다. 무관심하지만 윤리적으로 살아가는 인간, 그것은 어떻게 가능한가?
이 강좌에서는 『노자』라는 거울에 우리의 삶을 비춰가면서 이러한 문제들을 따져볼 것이다.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소재와 언어를 강의를 진행하고 있어 누구나 『노자』를 이해할 수 있는 강좌가 될 것이다.
※ 해당 강좌는 2014년 5월 부천시립도서관 고전 강의를 촬영한 내용입니다.
김시천(철학자, 숭실대 베어드교양대학 교수)
숭실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논문 「노자의 양생론적 해석과 의리론적 해석」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동의과학연구소에서 한의학의 철학적 기초에 대해 강의했으며, 상지대, 숭실대, 충북대, 호서대, 철학아카데미 등에서 강의해 왔다. 도가철학과 한의철학, 과학사상과 진화론 및 동아시아 고전의 현대적 해석을 주요 주제로 삼아, 대중과 소통하는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경희대학교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양교육연구소 연구교수를 역임했고, 현재 숭실대학교 베어드교양대학 교수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