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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록다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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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의개요
동양철학은 오랫동안 과거 텍스트를 연구하는 학문으로 여겨져 왔다. 하지만 고전의 진정한 가치는 우리 시대에 맞게 사유하고 질문을 던지며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가는 데 있다. 본 강좌는 제자백가 시대 다섯 사상가의 철학을 통해 오늘 현실의 문제에 대한 처방과 해결책을 모색한다.
장자의 '친구'와 평등 개념으로 피로사회를 성찰하고, 노자의 무위로 자본주의 시대의 욕망 문제를 탐구한다. 묵자의 겸애로 정의로운 사회를 고민하며, 한비자의 법술세로 권력의 작동방식을 분석한다. 마지막으로 『논어』를 공자가 아닌 제자들의 시각에서 읽으며 우울과 고독을 넘어서는 길을 찾는다. 현실의 문제를 다루기에 누구나 쉽고 재미있게 들을 수 있는 강좌다.
■ 강의특징
이 강좌는 고전에 관한 지식과 삶 사이의 '언행불일치' 모순을 타파하려 한다. 자기계발서가 인기를 끄는 이유는 우리 일상과 습관, 감정을 담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전 역시 끊임없이 우리 시대로 소환될 수 있고, 우리를 둘러싼 일상과 사회 문제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무위자연'은 단순히 속세를 벗어나 자연으로 돌아가는 의미가 아니다. 『노자』에서 무위는 군주의 통치술을 의미하며, 정도전과 태종의 권력 투쟁 속에서도 그 흔적을 발견할 수 있다. 『논어』의 대화를 제자들 중심으로 읽으면 그들 간의 관계, 생각의 차이, 당시의 고민이 생생하게 드러난다. 자로의 강직함, 안회의 불사, 원헌의 부끄러움을 통해 천하와 강호 사이에서 고뇌하는 모습을 만난다.
장자는 '쓸모 있음'과 '쓸모 없음'의 역설을 통해 능력주의 사회를 비판하며 농담 관계로서의 친구 개념을 제시한다. 묵자는 20세기 내내 부정되어 왔지만 문익환 목사를 통해 한국에서 재발견되었으며, 오늘날 노동자의 철학으로 다시 읽혀야 한다. 한비자의 법술세는 고대 중국의 파놉티콘으로서 권력이 어떻게 작동하고 통제될 수 있는지 보여준다.
■ 추천대상
고전을 단순히 읽는 것을 넘어 우리 시대의 문제와 연결하고 싶은 이들에게 권한다. 제자백가 사상에 대해 어렴풋이 알던 개념을 풍부한 텍스트와 함께 제대로 배우고 싶은 이, 동양철학이 현대 사회에 어떤 통찰을 제공하는지 궁금한 이들에게 적합하다.
피로사회, 능력주의, 자본주의적 욕망, 불평등, 권력 구조 등 현대 사회 문제를 철학적으로 사유하고 싶은 이들에게 유익하다. 자기계발서가 아닌 진짜 고전의 힘을 경험하고 싶은 독자, 『논어』 『노자』 『장자』 『묵자』 『한비자』를 새로운 시각으로 읽고 싶은 이들에게도 도움이 된다. 한국 사회의 구체적 맥락 속에서 동양 고전을 이해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적절한 강좌다.
■ 수강팁
각 강의는 하나의 사상가와 하나의 현대적 문제를 집중 탐구하므로 관심 있는 주제부터 선택해서 들어도 무방하다. 다만 전체를 순서대로 들으면 제자백가 사상의 다양성과 상호 연관성을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강의에서 다루는 고전 텍스트의 해당 편장을 미리 읽어보면 이해가 깊어진다. 특히 『장자』의 「대종사」와 「소요유」, 『논어』의 「위령공」과 「선진」, 『노자』의 주요 장절은 원문을 접해보기를 권한다. 강의록을 활용하여 무위, 겸애, 법술세, 강호 등 핵심 개념을 정리하며 듣는다면 체계적인 학습이 가능하다.
참고문헌으로 제시된 한병철의 『피로사회』, 데이비드 그레이버의 『가능성들』, 김시천의 『논어, 학자들의 수다』 등을 함께 읽으면 강의 내용이 더욱 풍성해진다. 강의에서 소개되는 역사적 사례들을 메모하며 들으면 고전과 현실의 연결고리를 명확히 파악할 수 있다.
■ 마치며
철학 텍스트의 의미와 가치는 텍스트에 머물러 있지 않다. 그것은 우리 일상에서 발견되고 실현된다. 한 사회가 어떤 가치와 인물을 중요하게 생각하는가에는 시대정신이 담겨 있다. 고전은 사상가들이 자신의 시대를 고민하고 답변한 흔적이다.
장자가 말한 '강호'를 바꾸는 힘은 오늘날에도 작동한다. 우리는 최근 더 나은 사회를 위한 희망의 몸짓들을 목격해왔다. 인문학적 사유는 활자를 읽고 이해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시대와 삶에 대한 통찰과 어우러질 때 빛을 발한다.
이 강좌를 통해 현인들로부터 배운 지혜에 우리 시대를 비추어보자. 고전의 거울 속에서 현대인이 고민하는 삶의 문제에 대한 해법을 찾게 될 것이다. 나와 공동체를 치유하는 동양철학의 힘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김시천(철학자, 숭실대 베어드교양대학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