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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록다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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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의개요
21세기 첫 십 년, 우리는 한 시대가 저물기 시작하는 광경을 목격했다. 1970년대 이후 30여 년간 전 세계를 지배해온 신자유주의 기조의 거대한 낙조가 그것이다. 시장을 사회의 모든 질서와 가치 위에 올려놓았던 이 체제는 2008년 금융위기를 거치며 그 한계를 드러냈다.
이 강의는 신자유주의가 처음 등장하여 전 세계로 확산되는 과정을 '지구정치경제'적 시각에서 분석한다. 1970년대 칠레, 영국, 프랑스의 사례를 중심으로 신자유주의와 구조개혁 좌파의 역사적 대결을 추적하며, 왜 우리가 신자유주의를 막을 수 없었는지 그 정치적 과정을 밝혀낸다.
신자유주의는 단순한 경제 현상이 아니라 '생활세계', '국민국가', '지구질서'라는 정치의 세 층위가 엇물려 전개된 거대한 정치 변동이었다. 이 강의는 각 역사적 순간마다 좌파 세력의 성취와 실패가 무엇이었는지 구체적으로 검토하며, 신자유주의 이후의 대안을 모색할 토대를 제공한다.
■ 강의특징
이 강의의 가장 큰 특징은 신자유주의를 좁은 의미의 경제학적 시각이 아닌 정치사적 관점에서 바라본다는 점이다. 케인스주의에서 신자유주의로의 전환이 단순히 경제정책의 변화가 아니라, 국민국가 자체의 위상과 작동 방식이 근본적으로 변화하는 과정이었음을 밝힌다.
1970년대 칠레 아옌데 정부의 구리 광산 국유화와 CIA의 개입, 영국 노동당의 대안경제전략(AES)과 초국적 금융자본의 파운드 투매 공격, 프랑스 미테랑 정부의 구조개혁 시도와 볼커 충격 등 구체적인 역사적 사건들을 통해 신자유주의 확산의 메커니즘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각 사례를 개별 국민국가의 틀 안에서만 다루지 않고 지구 질서 전반의 변동이라는 맥락 안에서 고찰한다는 점도 중요하다. 브레턴우즈 체제의 붕괴와 달러-월스트리트 체제의 등장, 초국적 자본의 형성 과정을 통해 1970년대 정책 전환이 지구 질서 안에서 국민국가 자체가 변화하는 과정이었음을 드러낸다.
강의는 또한 신자유주의에 맞섰던 구조개혁 좌파의 전략을 상세히 분석한다. 스웨덴 비그포르스의 구조개혁 전략, 프랑스 앙드레 고르의 이론, 영국 토니 벤의 국민기업위원회(NEB) 구상 등을 통해 당시 좌파가 제시했던 대안의 내용과 좌절 과정을 살펴본다.
■ 추천대상
신자유주의가 무엇인지, 왜 문제인지 이론이 아닌 역사적 사실로 이해하고 싶은 사람에게 이 강의를 권한다. 경제 위기와 양극화가 반복되는 현실의 구조적 원인을 파악하려는 이들, 자본주의 체제의 작동 방식을 정치경제학적으로 이해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필수적인 강의다.
진보 정치나 사회운동에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도 유익하다. 1970년대 좌파의 구조개혁 시도가 왜 실패했는지, 초국적 자본 앞에서 국민국가 단위의 정책 전환이 왜 좌절될 수밖에 없었는지를 배움으로써 오늘날 대안 정치의 방향을 모색할 수 있다.
현대 세계 경제와 정치의 흐름을 이해하고 싶은 대학생, 직장인, 시민들에게도 적합하다. IMF 외환위기, 2008년 금융위기, 유럽 재정위기 등 반복되는 경제 위기의 배경을 1970년대 신자유주의 태동기의 역사를 통해 명확히 이해할 수 있다.
역사, 정치학, 경제학을 전공하는 학생들에게는 20세기 후반 자본주의 변동사를 종합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특히 케인스주의, 통화주의, 구조개혁 좌파 등 다양한 정치경제 이론이 실제 역사 속에서 어떻게 작동하고 충돌했는지 생생하게 배울 수 있다.
■ 수강팁
이 강의는 8강 32교시로 구성되어 있으며 총 14시간 29분 분량이다. 정치, 경제, 역사가 복합적으로 얽혀 있는 내용이므로 한 번에 몰아서 듣기보다는 강의별로 충분한 시간을 두고 소화하는 것이 좋다.
각 강의마다 칠레, 영국, 프랑스 등 다양한 국가의 사례와 함께 케인스주의, 통화주의, 브레턴우즈 체제, EMS, 스태그플레이션 등 경제 용어가 등장한다. 강사가 용어를 설명하긴 하지만, 필요한 경우 메모하며 듣거나 해당 부분을 다시 들으며 개념을 정리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1강에서 제시되는 '정치'의 관점에서 신자유주의를 바라보는 시각, 즉 생활세계-국민국가-지구질서의 세 층위 분석틀을 잘 이해하고 이후 강의를 들으면 전체 맥락을 파악하기 쉽다.
3강 칠레, 4-5강 영국, 6-7강 프랑스 사례는 각각 독립적으로 볼 수도 있지만, 시간 순서대로 듣는 것이 신자유주의 확산 과정의 연속성을 이해하는 데 유리하다. 각 사례에서 좌파의 구조개혁 전략이 어떻게 좌절되었는지 비교하며 듣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8강에서 제시되는 신자유주의 이후의 대안에 대한 논의는 앞선 7개 강의의 역사적 교훈을 종합하는 내용이므로, 가능하면 전체 강의를 수강한 후 듣기를 권한다.
■ 수강후기에서
수강생들은 신자유주의를 경제 현상이 아닌 정치 과정으로 바라보는 관점의 전환에 큰 충격을 받았다고 말한다. "칠레, 영국, 프랑스의 구조개혁 좌파가 초국적 자본 앞에 어떻게 무너졌는지 알 수 있었다"는 평가가 많다.
장석준 강사의 명쾌한 분석력과 세련된 진행 방식에 대한 찬사도 이어진다. "경제 용어를 바로바로 풀어 설명해주셔서 경제 문외한도 따라갈 수 있었다", "복잡한 정치경제학적 논의를 쉽게 전달하는 능력이 탁월하다"는 반응이다.
현재의 신자유주의를 '자산가격 케인즈주의'로 명명한 분석에 많은 수강생이 깊은 인상을 받았다. "완전고용을 통한 복지가 아니라 자산가격 상승을 통한 복지라는 지적이 충격적이었다"는 후기가 여럿 보인다.
일부 수강생은 다양한 국가 사례와 복잡한 이론을 다루다 보니 소화하기 버거웠다는 의견도 냈다. "두 번 이상 들어야 총론적 이해가 가능할 것 같다", "내용이 방대해 각 사례를 외워야 할 것 같은 부담감이 있었다"는 반응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수강생은 단순히 신자유주의를 비판하는 데 그치지 않고 8강에서 미래 대안의 윤곽까지 제시해준 점을 높이 평가했다. "돈보다 사람이 먼저, 힘보다 양심이라는 진보의 가치를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는 소감이 이어진다.
■ 마치며
신자유주의는 현재 1970년대 태동기만큼이나 커다란 역사적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신자유주의에서 케인스주의로의 정책 전환이 불가피하다는 관찰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역사는 반복된다. 1970년대 칠레, 영국, 프랑스의 구조개혁 좌파가 초국적 자본 앞에 무릎 꿇었듯이, 2010년대 그리스 시리자 정부 역시 유럽 금융기관의 압력에 굴복했다. 한 국민국가가 단독으로 신자유주의적 지구 질서에 저항하기는 여전히 어렵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이 강의가 보여주는 것은 케인스주의로의 단순 회귀가 아니라, 초국적 자본에 맞설 수 있는 새로운 구조개혁의 필요성이다. 1970년대 좌파의 실패로부터 배워야 할 교훈은 명확하다. 국민국가 단위를 넘어선 국제적 연대, 금융자본에 대한 민주적 통제, 생산수단의 사회화를 위한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신자유주의의 초기 확산 과정에 대한 이 강의의 분석은 신자유주의 '이후'의 대안에 대한 상상력과 토론에 상당한 시사점을 던져준다. 역사를 잊은 사회에 미래는 없다. 과거를 직시할 때 비로소 우리는 다른 세상을 꿈꿀 수 있다.
보통 사람들이 행복한 세상, 돈보다 사람이 먼저인 사회, 민주적이고 생태적인 사회주의. 그것이 허황된 꿈이 아니라 현실적 대안임을 이 강의는 역사를 통해 증명한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체념이 아니라 연대이며, 냉소가 아니라 실천이다.
장석준(사회학자)
사회학을 공부했고, 그 중에서도 정치사회학을 전공했다. <최근의 사회화 정책 논의와 한국 사회에서의 그 적실성>이라는 석사논문으로 대학원을 마쳤다. 대학 시절에 안토니오 그람시를 평생의 사표(師表)로 삼은 뒤부터 줄곧 진보정당운동에 함께 해왔다. 주로 진보정당의 정책 및 교육 부서에서 활동했으며, 진보신당 부설 상상연구소 연구기획실장을 역임했다.
21세기의 대안은 결국 민주적이고 생태적인 사회주의에 있다고 믿으며 지구 자본주의 질서의 균열과 격동의 조짐을 시야에서 놓치지 않으려 한다. 이와 관련된 여러 주제들 중에서도 특히 자본주의 국가-시민사회와 변혁 정치, 세계 좌파 정당들의 역사, 탈자본주의 대안 사회 등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기울여왔다. 글로벌정치경제연구소 자문위원으로서, 지구 자본주의의 변동 속에서 이들 주제를 보다 넓고 깊게 탐구해가는 게 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