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다가 혹은 소설을 읽다가 주인공보다 주인공의 발목을 잡는 악당에게 더 매혹당한 경험이 있는가? 한니발 렉터나 조커에게 증오보다는 연민을 느끼지 않는가? 주인공이 부럽지 않은 빌런, 미워할 수 없는 악당은 어떻게 만들어지나? 스토리의 성공을 보장하는 매력적인 악당 만들기 프로젝트!
빌런을 아시나요?
빌런. 흔히 영화나 소설, 드라마 등에서 주인공에 맞서는 인물을 빌런, 악당이라고 한다.
하나의 스토리 속에서 주인공과 빌런은 서로에게 없어서는 안 되는 존재이다.
그 유명한 영화 <양들의 침묵>의 한니발 렉터, <배트맨>의 조커가 바로 빌런이다.
빌런은 사람이기도 하고 사물이기도, 사회구조이기도, 자연이기도 하다.
주인공의 행동이나 사고에 반하는 요소, 즉 주적(主敵)이 들어앉아 있는 대상은 사람이든 그 무엇이든 빌런인 것이다.
이전의 낡은 스토리는 주인공에게만 집중했다.
주인공은 고뇌하고 방황하다가 어떤 깨달음의 순간을 거치며 매력적인 존재로 거듭나지만 악당은 진부하고 평면적이었다.
주인공의 길을 막다 주인공의 멋진 공격에 힘없이 나가떨어지고 마는 존재.
그러나 주인공 못지않게 매력적이고 입체적인 악당이 등장하는 스토리일수록 독자를 사로잡는다.
주인공과 빌런은 자석의 양극처럼 서로 밀어내고 때로는 끌어당기며, 주인공은 빌런으로 인해 단련된다.
“빌런이 매력적이면 그 스토리는 실패하지 않는다!”
독자를 사로잡는 스토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매력적인 빌런을 창조해야 한다.
빌런에게도 심오한 사연과 다층적인 성격을 주어야 한다. 빌런이 매력적일수록 주인공은 더 고전하며,
주인공이 고전할수록 스토리는 더 강해진다.
창작자들은 주인공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서라도 빌런을 강화해야 한다.
<양들의 침묵>에서 렉터가, <배트맨>에서 조커가 태어난 것도 이 때문이다.
빌런은 주인공을 춤추게 하고, 빌런이 매력적이면 그 이야기는 실패하지 않는다.
주인공을 춤추게 하는 빌런을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한국콘텐츠진흥원과 대학에서 스토리텔링을 강의하며 빌런에 천착해온 작가 차무진이 매력적인 빌런 작법을 우리에게 안내한다.
악당이 가져야 할 특징, 악당이 사용하는 무기, 악당의 원형 등을 흥미진진한 영화와 소설 속 빌런들을 예로 친절히 풀어준다.
물론 악당을 창조할 때 조심해야 할 점에 대한 조언도 빠지지 않는다.
작가 차무진은 말한다. 스토리 창작자는 주인공보다 빌런을 더 사랑해야 한다고.
빌런에 대한 이해는 창작자에게만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다.
영화나 소설의 감상자나 비평자의 입장에서도 빌런을 깊이 있게 이해하게 된다면 작품을 훨씬 더 풍부하게 향유할 수 있게 된다.
인간 혹은 사회구조의 심층을 들여다보는 눈을 갖게 되는 것은 물론이고. 흥미진진한 악당의 세계로 들어가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