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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록다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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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의개요
들뢰즈의 『시네마 1: 운동-이미지』는 영화를 통해 철학을 하는 독특한 시도다. 이 강좌는 난해하기로 유명한 이 텍스트를 직접 독해하며, 영화에 나타나는 이미지와 기호들에 관한 철학적 사유를 전개한다.
들뢰즈는 이 책이 영화사가 아닌 분류학이라 말했다. 운동-이미지와 그 변주들—지각-이미지, 행동-이미지, 감화-이미지—을 통해 영화의 위대한 작가들이 어떻게 개념 대신 이미지로 사유했는지 탐구한다. 소비에트 몽타주에서 독일 표현주의, 할리우드 서부극에서 B급영화까지 아우르며, 영화 감독들을 화가나 음악가뿐 아니라 사상가에 비견한다.
■ 강의특징
들뢰즈의 영화철학이 갑자기 나타난 새로움이 아니라, 베르그송을 비롯한 이전 이론들을 그만의 방식으로 재배치한 결과임을 밝힌다. 운동과 순간에 관한 논제, 화면틀과 쁠랑의 개념, 미국·소련·프랑스·독일 각 유파의 편집 경향을 꼼꼼히 분석한다.
강의는 텍스트를 읽고 그 부분을 상세히 설명한 뒤 다시 다음 부분으로 나아가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한 줄 한 줄 문장의 뜻과 행간에 숨은 의미를 찾아가는 지적 여정이다. 생소한 단어와 복잡한 개념들을 하나씩 풀어내며, 들뢰즈가 말하는 "이미지와 운동의 절대적 동일성"이 무엇인지 파악한다.
히치콕의 <프렌지>와 <새>, 에이젠슈타인의 몽타주, 찰리 채플린과 프레드 아스테어의 우발성, 베케트의 <필름>까지 구체적 영화 사례들이 철학적 논의의 중심에 선다.
■ 추천대상
들뢰즈 철학에 관심 있으면서 영화를 사랑하는 이들에게 권한다. 난해한 텍스트 앞에서 혼자 읽다 포기했던 경험이 있다면, 이번 기회에 체계적인 독해를 시도해볼 만하다.
영화를 단순히 감상의 대상이 아닌 사유의 도구로 삼고 싶은 이들, 영화 이론과 철학의 접점에 관심 있는 이들에게 적합하다. 미학과 예술철학을 공부하는 학생이나 영화 비평에 이론적 깊이를 더하고 싶은 이들도 좋은 수강 대상이다.
들뢰즈의 다른 저작들—『차이와 반복』이나 『천 개의 고원』—을 읽은 경험이 있다면 도움이 되지만, 필수는 아니다.
■ 수강팁
강의록을 미리 출력하고 원전 『시네마 1: 운동-이미지』(시각과 언어)를 옆에 두고 함께 보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한 손에 펜을 들고 인쇄물과 강의 화면을 번갈아 보며 필기하라. 멍하니 듣기만 해서는 들뢰즈의 복잡한 논리를 따라가기 어렵다.
각 강이 다루는 페이지 범위를 미리 확인하고, 해당 부분을 먼저 읽어보는 것도 좋다. 이해가 안 되더라도 괜찮다. 강의를 들으며 퍼즐이 맞춰지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의문점이 생기면 질문방을 적극 활용하라. 박성수 교수가 직접 답변한다. 12강 전체를 한 번에 속도감 있게 듣기보다, 한 강씩 소화하며 천천히 나아가는 편이 낫다.
■ 수강후기에서
수강생들은 "혼자서는 절대 읽지 못했을 텍스트를 완독했다"는 성취감을 토로한다. "한 문장 한 문장 뜯어가며 설명해주니 이해의 폭이 넓어졌다"는 평가가 많다.
"영화를 보는 눈이 완전히 달라졌다"는 반응도 인상적이다. 이제 영화를 볼 때 단순히 스토리나 연출만이 아니라, 화면틀과 쁠랑, 이미지의 운동 자체가 어떤 의미를 생성하는지 의식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물론 "여전히 어렵지만, 들뢰즈 철학의 핵심을 엿볼 수 있었다"는 솔직한 고백도 있다. 난해함은 들뢰즈의 본질이니, 그 어려움 자체를 즐기는 자세가 필요하다.
■ 마치며
들뢰즈에게 영화는 단순한 예술 형식이 아니라 사유의 방법이다. 영화 감독들이 개념 대신 운동-이미지로 사유했듯이, 우리도 이미지를 통해 새로운 철학적 지평을 열 수 있다.
이 강좌가 난해한 텍스트를 정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영화와 철학이 만나는 접점에서 여러분만의 사유를 펼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야금야금 텍스트를 집어 삼키며, 들뢰즈가 말하는 "영화의 위대한 순간"을 함께 경험하자.
박성수(한국해양대 교수)
고려대 철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칸트의 ‘미적 판단력비판’에 관한 연구」라는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문화과학> 편집위원을 지냈으며, 현재 한국해양대 유럽학과 서양철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들뢰즈 철학 및 문화철학, 예술철학을 주로 주제로 삼아 연구를 계속해 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