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를 단순한 전도체라고 생각하면 큰 코 다치지!
현대인들은 이미 디지털 시대에 태어나 다양한 매체를 생활의 일부로 경험하며 살아간다. 특히 우리나라는 사회적으로 초고속 인터넷이나 첨단 휴대전화의 보급이 다른 나라보다 매우 앞서 있기에, 우리들은 단 한순간도 매체에서 자유로워질 수 없다.
우리는 이미 매체의 생산자이자, 그것을 적극적으로 네트워크에 퍼뜨리는 유통자이며, 쉬지 않고 그것을 즐기는 소비자로 살아가고 있다. 미디어는 우리의 시각과 통각을 끊임없이 변화시켜왔고 앞으로도 변화시킬 것이며 새로운 감각의 생성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미디어가 만드는 지각과 언어의 변화- 미적 체험의 변화를 낱낱이 파헤친다!
이 강좌는 미디어 기술이 가져다주는 구조적, 구성적인 예술적 지각이나 형식 언어의 변화를 문제 삼고 이에 대한 심미적 변화를 분석한다. 시청각 미디어들의 지각형식에 대한 역사적이고 이론적인 설명과 분석을 제공한다. 미디어 미학은 새로운 기술 미디어들이 놀라운 속도를 통해 보여 주는 미적 체험의 변화를 추적하는 시도이다. 이 강좌는 미디어들이 가진 성격과 미적인 영향력을 분석해 내며 그 정체들을 확립하려 한다.
이제 더 이상 미디어에 의해 수동적으로 끌려가는 것은 단호히 거부한다! 그것들이 가진 성격과 영향력, 우리에게 미치는 미적 체험의 변화 모두를 낱낱이 파헤치자! 19세기까지의 예술관념은 아리스토텔레스적이다. 즉 극에서는 기승전결이 있어야했다.
그래서 극이 유기적인 전체성을 이루는 것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하나의 사건에 이어서 다음 사건이 등장하는 것과 하나의 사건의 결과로 다른 사건이 등장하는 것은 다르다고 말했다고 한다. 즉 극에서는 사건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어야 하는 것이다. 급작스러운 사건이 등장할 때에도 항상 그 이유가 있어야 한다. 다시 말해 복선을 미리 깔아놓아야 하는 것이다.
벤야민이 보기에 영화 매체의 특성은 아리스토텔레스적인 이러한 유기적 전체성에 있는 게 아니라 파편적인 충돌에 있었다. 영화에서 사용하는 ‘몽타주’라는 낱말의 의미 자체가 공장 생산에서 나온 것이다. 자동차 부품들을 조립하듯이 몽타주도 조립하는 것이고 유기체가 아니라 무기체적인 것을 다루는 기술이다. 예술은 유기적이지만 기술은 무기적인 것이다. 연극과 영화에는 이러한 미감의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벤야민은 바로 영화의 등장과 함께 미감이 변했기 때문에 예술은 ‘아름다운 가상’의 왕국에서 벗어나고 있다고 한다. <미디어 미학> 강의 중에서)
진중권(미학자, 광운대 정보과학교육원 특임교수)
1963년 서울 출생. 서울대학교 미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독일 베를린 자유대학에서 미학, 해석학, 언어철학을 공부하다 1999년 귀국하여, 인터넷과 언론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사회비판 논객’으로 활발히 활동 중이다. 탁월한 논리, 신랄하면서도 핵심을 찌르는 글쓰기와 언변으로 유명한 그는 가장 대중적인 ‘논객’인 동시에 뛰어난 ‘미학자’로서 『미학 오디세이 1,2,3』를 비롯, 다수의 미학관련 저서를 집필하였다. 중앙대학교 독어독문학과 겸임교수, 한국예술종합학교 초빙교수, 카이스트 문화기술대학원 겸직 교수, 동양대학교 교양학부 교수를 역임했다. 현재 광운대학교 정보과학교육원 특임교수로 재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