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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우:신족과 거인족의 투쟁 Ⅲ : 플라톤 『대화편』 읽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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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서양고대철학신족과 거인족의 투쟁 Ⅲ : 플라톤 『대화편』 읽기 (1)

강좌정보
오늘날 우리는 플라톤을 이해하는 것보다는 비판하는 것에 더 익숙해 있다. 하지만 플라톤에 대해 우리는 과연 얼마만큼 알고 있을까? 이 강의는 플라톤 대화편들의 핵심에 접근해 들어가면서 그의 사상의 요체가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그것을 철학 및 현대 철학과 비교해 볼 것이다.

서양 철학사는 플라톤에 대한 각주에 불과하다!

 

플라톤과 '대화편'

"The safest general characterization of the European philosophical tradition is that it consists of a series of footnotes to Plato"

 

"서양 철학사는 플라톤에 각주"라는 이 말은 영국의 철학자 화이트헤드(Alfred North Whitehead, 1861년 2월 15일 - 1947년 12월 30일)가 한 말이다. 그 정도로 플라톤이 서양 철학에 끼친 영향력이 크다는 이야기이다.

 

플라톤은 아테네의 귀족으로 태어나, 정치가가 되려 했으나, 20세에 소크라테스를 만나 철학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27세에 스승인 소크라테스가 부당한 재판의 결과로 인해, 사형되는 것을 보아야했던 플라톤은 정계에 대한 미련을 버린다.

인간 존재의 참뜻이 될 수 있는 것을 알고자,philosophia(愛知:철학)를 탐구하기 시작하였다.

 

'아카데미아 학원'을 세워 정치가 아닌 청년교육을 통해 진정한 공동체의 이상을 실현하고자 했다. 그는 약 30여 편의 '대화편'과 몇 권의 편지를 남겼는데, [소크라테스의 변론], [크리톤], [메논], [파이돈], [국가], [소피스테스], [티마이오스], [법률] 등이 있다.

 

'대화편'의 글들은 단순한 철학적 담론 이상의 것을 담고있다. 이 '대화편'들은 진리를 스스로 깨닫게 만들었던 스승 소크라테스의 산파술을 생생한 대화체의 형태로 재현해냈을 뿐만 아니라, 다양한 신화와 상징 그리고 풍부한 비유를 담고 있어 그 자체만으로도 아름답고 웅장한 문학작품으로 평가된다.

 

<프로타고라스>: 아레테의 문제

아레테(arete)의 의미가 현대에 와서는 사람이나 사물에 갖추어져 있는 탁월한 성질, 좁은 뜻으로는 인간의 도덕적 탁월성을 이른다. 그러나 플라톤의 시대에 '아레테'라고 하는 것은 사람다움, ~다움, 또는 덕이라고 말해지는 것이었다. 그 시대에 아레테라고 하는 것은 모두가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귀족만이 추구하는 것이다. 귀족의 귀족다움, 귀족이 평민들과 다른 존재라는 것, 글을 읽을 줄 알고, 음악을 누릴 수 있고, 멋진 옷을 입을 수 있고, 마차를 타고 싸움을 하는 등 어떤 귀족들이 갖추어야 할 교육이 그게 아레테(arete)였다.

 

아레테를 교수하는 것의 가능성에 관한 문제

대화편 전체를 꿰뚫는 물음인 동시에 소크라테스의 화두이다. 아레테, 덕이라는 것을 가르칠 수 있나? 아레테가 귀족의 타고난 힘, 만인이 마땅히 갖추어야 할 인간으로서의 뛰어남! 인간이 뛰어나면 그것을 가르칠 수 있나? 실제적으로 대학 자체가 이 물음에 처해 있다.

사실 아레테를 가르칠 수 있는가 하는 것은 오늘날까지 문제가 되고있다. 오늘날 학생들 교양교육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

전공 교육은 해야 된다고 생각하지만, 교양 과목에 대해서는 소흘이 한다. 아레테의 문제는 지금까지 내려오는 어려운 임에 분명하다.

 

소크라테스가 말하는 교양교육

교양교육을 받는다는 것의 목적은 무엇일까? 컴퓨터 교육은 조작을 잘해서 웹디자인을 하는 것을 겨냥하고, 의학은 사람을 고치기 위해서 배운다. 그러면 이 교양교육이라는 것은 왜 받는 걸까? 목적이 뭘까?

그 대답은 사람마다, 문명마다 다르다.

 

소크라테스가 교양교육의 핵심으로 보는 것은 '영혼(psyche)'이다. 소크라테스의 사상의 중심에는 항상 영혼이 있다. '영혼'이라는 말에는 생명의 뜻도 있고, 정신의 뜻도 있다. 오늘날의 mind라든가 의식(consciousness) 등의 여러가지 어휘로 번역이 되는데, 프쉬케에 해당하는 현대 영어가 soul이다.

 

요새 우리가 soul을 쓰면 약간 고풍스러운 느낌이 들고(음악의 soul은 또 다른 맥락이지만) 현대어 같은 느낌이 안 든다. 영혼이라는 것은 상당히 고풍스러운 느낌을 주지만 희랍 사람들에게는 일상어였다. 원래는 생명이라는 뜻이다.

 

소크라테스의 사유혁명 중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영혼이라는 의미를 바꾼 것이다. 영혼이라는 의미를 생명의 뜻에서 정신의 뜻으로 바꾼 것이다. 그냥 살아있는 것이 아니라, 인간으로서, 사유하는 존재로서, 인간이 고유하게 가지고 있는 것이 영혼이다.

 

소크라테스라는 사람의 평생의 모토가 '네 영혼을 돌보라!' 보통 ' 너 자신을 알라'라는 말을 많이 하는데, 그건 꼭 소크라테스의 말이 아니라, 델피의 신전에 쓰여있는 말이기도 하고 스핑크스의 수수께끼와도 관련되는 것이기도 하고, 소피스트들의 이야기기도 하고, 그것 보다는 소크라테스의 고유한 생각은 '네 영혼을 돌보라.'라는 것이다.

 

영혼의 정화(카타르시스)

소크라테스는 소피스트를 일종의 문화상품을 파는 사람이라고 혹평한다. 즉 영혼상품 판매자로 보는 것이다. 소피스트가 가르쳐주는 것은 진짜 지식이 아니라 상품일 뿐이라고 이야기 한다. (이 말을 소크라테스의 수사적인 표현으로 볼 수도 있겠지만 실제로 소피스트들의 부정적인 명모가 있다.) 플라톤은 이러한 소피스트들의 부정적 면모를 씻는 것을 카타르시스라고 한다.

 

카타르시스라는 것은 원래 종교 용어이다. 어떤 종교에 입문 하려면, 입문식을 해야 하는데, 입문하려면 세속에서 물든 것을 씻어내는 의식을 하는데 그것이 카타르시스다.

 

카타르시스라는 말을 피타고라스 학파는 '의술을 통한 육체의 정화'라는 말로 사용했고, 히포크라테스는 '고통스러운 요소의 제거'라는 뜻으로 사용했다. 아리스토텔레스의「시학」에서는 카타르시스의 개념을 '배설'을 위주로 하는 의학적인 치료술과 유사한 '정서적 요법'의 의미로 사용한다. 카타르시스의 의미는 플라톤에 이르러 인식론적인 뉘앙스를 띄게 된다. 거짓을 정화해내는 것이다. 우리가 올바른 지식을 얻기 전에 거짓을 씻어내는 의미로 확장된다.

 

진정으로 이성을 통한 인식에 도달하려면 우선 신체적인 것, 물질적인 것, 감각적인 것을 솎아내는 과정('정화')가 필요하다. 이런 과정이 철학을 하는 것이고, 철학자는 영혼을 갈고 닦음으로써 용기, 절제, 정의, 지혜를 갖추게 된다. 그리고 이런 영혼은 불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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