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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록다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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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의개요
성을 둘러싼 금기와 억압을 넘어, 성기 중심으로 축소된 성 관념에서 벗어나 에로스적 주체로 나아가는 철학적 탐구다. 헬렌 피셔의 『성의 계약』, 앤서니 기든스의 『현대 사회의 성, 사랑, 에로티시즘』, 카트린 밀레의 『카트린 M의 성생활』, 빌헬름 라이히의 『오르가즘의 기능』 등 20세기의 주요 저작 4권을 읽으며 성 담론에 접근한다.
이 강의는 성과 섹슈얼리티, 에로스의 개념적 차이를 살피고, 성을 주체의 문제와 연결한다. 생명의 주체에서 성적 주체로, 다시 에로스적 주체로 나아가는 과정을 통해 존재의 신비와 초월, 황홀과 희열을 탐구한다. 조광제 교수의 현상학적 관점이 성 담론의 새로운 지평을 연다.
■ 강의특징
이 강의의 가장 큰 특징은 성을 철학적 주체성의 문제로 접근한다는 점이다. 단순히 성적 자유나 억압을 논하는 것이 아니라, 생명의 주체(노동과 생식), 성적 주체(성의 향유), 에로스적 주체(존재 자체의 변화)라는 3단계 구조로 성을 이해한다. 에로스적 주체는 사실의 과잉과 의미의 결핍 속에서 삶이 지닌 감각적 강렬함을 추구하는 존재다.
4권의 책은 각기 다른 관점을 제시한다. 헬렌 피셔는 진화론적 관점에서 성의 계약과 가족의 출현을 설명하고, 앤서니 기든스는 '가소적 성' 개념으로 이성애적 결혼을 넘어선 친밀성을 논한다. 카트린 밀레는 자신의 대담한 성적 경험을 통해 성적 주체의 자유를 보여주며, 빌헬름 라이히는 성 억압 문화에 대항해 오르가즘적 처방을 제시한다. 이들을 통해 성과 가족, 성과 사회, 성과 자본주의의 복잡한 관계를 입체적으로 파악한다.
■ 추천대상
성에 대한 철학적 사유를 원하는 이들에게 적합하다. 일상적 편견이나 도덕적 금기를 넘어, 성을 존재론적이고 현상학적으로 탐구하고 싶은 이들에게 유익하다. 현대 사회의 성 담론과 젠더 이슈에 관심 있는 이들에게도 깊이 있는 통찰을 제공한다.
철학, 사회학, 심리학을 공부하는 학생들에게도 좋은 강의다. 특히 현상학이나 몸 철학에 관심 있다면 조광제 교수의 관점이 흥미로울 것이다. 또한 결혼, 가족, 친밀성 같은 제도와 관계에 대해 비판적으로 성찰하고 싶은 이들, 자본주의 사회에서 성의 의미를 재고하려는 이들에게도 의미 있다.
■ 수강팁
4권의 책을 모두 읽을 필요는 없지만, 적어도 1-2권은 읽고 강의를 들으면 이해가 깊어진다. 앤서니 기든스의 책은 비교적 접근하기 쉬우며, 카트린 밀레의 책은 자전적 성찰로 흥미롭게 읽힌다. 강의록이 제공되므로 철학 개념이나 저자들의 주요 논지를 정리하는 데 활용하자.
1-2강은 전체 강의의 이론적 토대를 제공하므로 반드시 먼저 들어야 한다. 생명의 주체, 성적 주체, 에로스적 주체라는 3단계 개념을 확실히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3-5강은 각 저자별로 독립적으로 구성되어 있어, 관심 있는 저자부터 들어도 무방하다. 다만 전체적인 흐름을 파악하려면 순서대로 듣는 것이 좋다.
■ 수강후기에서
수강생들은 "성에 대한 편견에서 벗어나는 계기가 되었다", "에로스적 주체라는 개념이 삶을 다르게 보게 만들었다"는 반응을 보인다. 철학적 관점에서 성을 다룬 강의가 드물어 신선했다고도 한다.
다만 현상학적 개념들이 낯설어 초반에 어려움을 느낄 수 있다. '몸과 살', '기관 없는 몸', '현행적 주체' 같은 용어들이 생소할 수 있으니, 조광제 교수의 다른 현상학 강의를 먼저 듣거나 관련 개념을 미리 공부하면 도움이 된다. 또한 성적 주체성을 다루는 카트린 밀레의 강의가 일부에게는 당혹스러울 수 있으니 열린 자세가 필요하다.
■ 마치며
"성은 아름답다"는 문구가 형용모순처럼 들린다면, 우리는 성을 결혼이나 일부일처제라는 제도 안에서만 바라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성기 중심으로 축소된 성에서 벗어나, 성을 인간 주체의 신비와 초월, 황홀과 희열로 확장할 때, 우리는 에로스적 주체로 나아갈 수 있다.
조광제 교수는 현상학적 몸 철학을 바탕으로 존재론, 예술철학, 사회 정치철학을 연구해온 철학자다. 그의 안내로 성 담론의 여러 시각을 접하다 보면, 성이 단지 생물학적 본능이나 사회적 제도가 아니라, 우리 존재 자체를 바꿀 수 있는 에로스적 경험임을 깨닫게 된다. 이는 의미의 결핍과 사실의 과잉 속에서 살아가는 현대인의 존재의 가벼움을 치유하는 비결과도 멀지 않다.
조광제(철학아카데미 대표)
총신대에서 신학을 공부하고, 서울대 대학원 철학과에서 「E. 후설의 발생적 지각론에 관한 고찰」로 석사 학위를, 「현상학적 신체론: E. 후설에서 M. 메를로-퐁티에로의 길」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시민을 위한 대안철학학교 <철학아카데미>를 설립하여 상임이사로 재직 중이며, 한국프랑스철학회 회장, 한국현상학회 이사, 한국예술학회 이사를 맡고 있다. 주로 형상학적인 몸 현상학을 바탕으로 존재론, 예술철학, 매체철학, 고도기술철학, 사회 정치철학 등을 연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