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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의 언어를 보고 듣고 읽기
음악은 듣고 즐기면 된다고 한다. 그렇지만 클래식 음악은 귀와 마음으로 즐기는 단계를 넘어서는 게 쉽지 않다. 오랜 시간에 걸쳐 쌓인 것은 음악의 양만이 아니기 때문이다. 음악을 하나의 언어라고 한다면, 클래식은 태어나 자라며 익히는 자연언어가 아니라 많은 천재들이 이론적으로 갈고 닦아온 인공언어에 가깝지 않을까. 그 문자와 문법을 익힌다면 우리가 이해하게 될 세상은 어떤 것일까.
클래식 음악을 이해하기 위한 기초
고전 음악은 창작자 개인의 표현이자 시대와 문화의 산물이고, 규칙을 따르는 형식 예술이기도 하며, 감상자와 만나기 전 연주자의 재해석을 요하는 특이한 예술 장르이기도 하다. 이 모든 소통과 이해의 출발점이 악보라면 우리가 가장 먼저 배워야 할 것은 악보와 창작의 기초 이론인 셈이다. 그렇게 출발해 장르와 양식의 역사, 작곡가의 계기와 연주자의 취향까지 곁들인다면 이제 클래식 음악을 마음껏 감상할 토대가 마련되지 않을까. 짧은 강의이지만 그 모든 걸 곁들인 푸짐한 정찬이 차려진다.
이론과 감상, 시연이 어우러진 감상실로의 초대
초반의 이론 부분은 조금은 버겁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친절한 강사는 번잡한 형식을 관통하는 원리를 반복하며 음악의 구조를 친숙하게 만든다. 그리고 악보와 이론의 역사와 함께 당대의 음악을 들으며 점점 우리가 친숙한 다양한 장르의 곡들로 나아가게 된다. 그리고 때로는 직접 시연을 통해 귀를 즐겁게 해주기도 하며, 배운 것들을 기초로 방금 들려준 곡들을 더 깊게 이해시켜준다. 6강이 끝나면 이 즐거운 강좌의 마무리가 마치 짧은 여름밤의 끝처럼 아쉽게 느껴질 것이다.
송은혜(프랑스 렌느 2대학, 렌느 시립음악원)
한국과 미국, 프랑스에서 피아노, 오르간, 하프시코드, 음악학, 피아노 반주를 공부했다. 현재 프랑스 렌느 2대학과 렌느 시립음악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으며 풍월당 비정기 간행물 <풍월한담>에 '음악의 마들렌'을 연재 중이다. 『음악의 언어』(2021), 『일요일의 음악실』(2023)을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