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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중요한 대목들은 문학과 예술 속에
문학과 예술은 영원에의 열망이 낳은 인류의 업적이라 할 수 있다. 삶의 내용 중 중요한 대목에 관한 영구적 열망의 형태가 언어적 기록이라면 문학이요, 이미지의 기록이라면 예술이다. 아주 오래된 문학 및 예술작품은 여전히 우리 곁에 남아 시간을 넘어 영원을 반복하고 있다. 본 강좌는 문학과 예술이라는 결과물이 항구히 기록하고자 했던 시대와 문화의 면면들을 살핀다. 작품들은 어떻게 사회의 중요한 대목들을 담고 있는가. 이 질문에 대해 하우저의 『문학과 예술의 사회사』를 읽으며 선사시대, 고대 오리엔트, 고대 그리스와 로마에 집중해 알아본다.
사회학적 입장으로 들여다보는 작품들
구석기시대의 마술적 자연주의, 신석기시대의 애니미즘적 기하학주의, 고대 오리엔트 도시문화의 자연주의와 형식주의, 그리스 고전주의 시대의 자연주의, 헬레니즘 시대의 동서를 융합한 국제적 혼합문화까지 시대별 예술과 문학 작품들의 성격변화에는 사회학적 입장을 통해 규명되어야 하는 외부 조건들이 있다. 『문학과 예술의 사회사』는 경제 양식과 정치 형태에 따른 변화가 실제를 모방하려한 자연주의와 추상적인 양식화를 추구한 형식주의 사이에 미친 길항작용을 보여준다. 우리는 석기시대의 동굴벽화에서 고대 로마의 회화와 조각까지를 살피며 수렵·채집에서 상업으로, 원시민족에서 제정으로 가는 사회 변화를 일별할 수 있다.
평범한 민중들의 삶과 예술
『문학과 예술의 사회사』를 읽을 때 놓치지 않아야할 점은 하우저의 시각에 반영된 계급적인 관점이다. 이를테면 하우저는 작품들에 담긴 귀족적인 성격과 민중적인 성격을 비교한다. 그의 시선은 왕과 귀족을 다룬 호메로스의 문학보다 농부에 관한 이야기를 담은 헤시오도스의 노동 시에, 국가에서 장려된 그리스 비극보다 일상의 주제와 인물들을 담은 민중 연극 미무스(mimus)에, 사회생활에 필요한 시민들의 실용적인 지식 추구에 영향을 미쳤다는 점에서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보다 소피스트에 더욱 오래 머무른다. 이를 통해 우리는 평범한 사람들의 삶과 예술에 더 많은 관심을 표한 하우저의 탐구를 따라갈 수 있다.
문화적 삶과 자기에의 배려
우리는 각자 자신의 존재를 어떻게 돌볼 수 있을까. 본 강좌는 문학과 예술이 나라는 존재, 더 나아가 인류의 정신적 건강을 보살피고 풍요하게 채우는 위력이 되어왔음을 일깨워주며 출발한다. 따라서 고대의 작품들로 되돌아가보는 것은 문화적 삶의 원형을 되새기는 일이면서 자기에의 배려에 대한 오래된 한 방식을 살피는 일도 된다. 선사시대(1강), 고대 오리엔트의 도시 문화(2-3강), 고대 그리스(4-7강), 고대 로마(8강)로 구성된 이 강좌는 하우저의 『문학과 예술의 사회사』를 꼼꼼하게 강독할 뿐 아니라 조광제 선생님의 폭넓고 깊은 설명이 더해져 정적으로 보이는 예술작품들 속에서 생동하는 인류의 역동적인 사회문화적 시간들로 초대한다.
조광제(철학아카데미 대표)
총신대에서 신학을 공부하고, 서울대 대학원 철학과에서 「E. 후설의 발생적 지각론에 관한 고찰」로 석사 학위를, 「현상학적 신체론: E. 후설에서 M. 메를로-퐁티에로의 길」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시민을 위한 대안철학학교 <철학아카데미>를 설립하여 상임이사로 재직 중이며, 한국프랑스철학회 회장, 한국현상학회 이사, 한국예술학회 이사를 맡고 있다. 주로 형상학적인 몸 현상학을 바탕으로 존재론, 예술철학, 매체철학, 고도기술철학, 사회 정치철학 등을 연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