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대해 말하는 순간, 우리는 가장 깊은 고독의 상태에 빠지게 됩니다. 바르트는 이 모순적인 진실을 통해 사랑의 언어가 지닌 특별한 곤경을 포착합니다.
전달 불가능한 감정의 역설 사랑에 빠진 사람들은 끊임없이 이야기하고 싶어 합니다. 밤새 전화로 속삭이는 연인들, 친구에게 새로운 사랑에 대해 들뜬 목소리로 말하는 사람들, 일기장에 마음을 쏟아내는 짝사랑의 주인공들. 그러나 바르트는 이런 표현의 홍수 속에서도 사랑의 진실한 감정은 전달되지 않는다고 봅니다. 카페에서 친구에게 "정말 그를 사랑해"라고 말하는 순간 그 말은 실제 감정의 깊이를 담아내지 못하고 공허한 클리셰로 전락합니다. 사랑을 말하면 말할수록 오히려 그 본질은 멀어집니다.
소통의 불가능성 사랑의 언어는 늘 불완전합니다. 편지에 "당신을 사랑합니다"라고 적는 순간 그 문장은 수천 번 반복되어 온 진부한 표현이 됩니다. 그러나 동시에 그 말은 화자에게는 가장 절실하고 독특한 진실입니다. 바르트에 따르면 사랑의 담론은 본질적으로 독백에 가깝습니다. 말하는 이는 자신의 감정을 전달하려 하지만 그 감정은 언어라는 그릇에 담기는 순간 변질되어 버립니다. 이처럼 사랑을 말하는 행위는 궁극적으로 자신의 내면과 대화하는 고독한 과정입니다.
고독 속의 연대 역설적으로, 사랑의 담론이 지닌 이 고독함이 공감을 불러일으키기도 합니다. 고전 문학작품 속 사랑의 편지를 읽으며 공감의 눈물을 흘리는 독자들, 사랑 노래의 가사에 위로받는 이들은 사랑의 말하기가 지닌 보편적 고독을 함께 경험합니다. 바르트의 통찰은 사랑을 말하는 것의 불가능성을 지적하면서도, 그 불가능성이 역설적으로 인간을 연결하는 지점을 보여줍니다. 사랑의 담론은 고독의 극단이지만, 그 고독은 모든 이들이 공유하는 경험입니다.
원문 : "Le discours amoureux est une forme extreme de la solitude."
출전 : 「사랑의 단상(Fragments d'un discours amoureux)」(19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