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이 포착하고 표현하는 미적 모더니티는 근대적 이성의 범주 안에 머무르지 않는다. 그렇기에 예술은 이질적인 바깥의 사유를 끌어와 새로운 사유를 예비하는 사건이 된다. 네 가지 사례를 통해 예술과 조우하는 철학을 이해하고, 철학을 탄생시키는 예술을 만나 보자.
예술과 철학이라는 매혹적인 주제
어떤 이들은 다른 이들보다 더 많이 보고 느끼고 사유하려는 충동에 사로잡힌다. 그리고 이들은 거의 예외 없이 예술에 매료되고 철학에 천착하곤 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같은 것을 말하는, 혹은 같은 사태를 포착한 듯 보이는 예술과 철학의 평행과 교차를 목격하게 된다. 여기서 앞선 이들이 수없이 되풀이했던 질문이 다시 나타난다. 우리를 사로잡는 예술의 힘과 본질은 무엇일까. 예술과 철학은 어떤 관계에 있는 것일까.
미적 모더니티의 변증법
이 강좌는 네 개의 사례 연구로 이루어졌지만, 이들을 묶을 수 있는 주제가 존재한다. 그것은 예술이라는 사건을 통해 드러나는 미적 모더니티가 모더니티 비판의 힘과 계기를 품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여기서 다루는 네 명의 철학자들은 사유의 길에서 그것을 발견하고 예술과 함께 하는 철학의 방법을 보여준 사례로 선택되었다. 따라서 이 사례들에서 예술이란 단순히 철학을 해명하기 위한 수단이나 예시로 전락하지 않는다. 오히려 이 철학들이 예술이라는 사건의 결과로 등장했다고 말해야 좋을 것이다.
현대 철학으로 들어가는 또 다른 숲길
이 강좌를 통해 우리는 네 명의 철학자들의 사유를 더 잘 이해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 이들의 철학은 단순한 개념들의 논리적 체계로서 해명되지 않는다. 작가들이 예술을 통해서 포착했던 사태들과 그에 대해 던진 질문들이, 이 철학의 사유와 동일한 지점에서 만나기 때문이다. 우리는 예술과 그에 대한 성찰이 철학으로 가는 또 다른 길, 아니 더 나아가 철학의 한 방법일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해 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