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강의록다운
|
■ 강의개요
괴테의 『파우스트』는 인류 문학사에서 가장 위대하면서도 동시에 가장 난해한 작품 중 하나다. 60여 년에 걸쳐 완성된 이 방대한 서사시는 10만 행이 넘는 분량과 시적 문체, 그리고 1부와 2부의 극명한 구성 차이로 인해 독자들에게 쉽게 문을 열어주지 않는다. 하지만 이 작품 안에는 괴테가 평생 천착해온 인간과 세계에 대한 근본적 질문들이 모두 담겨 있다.
『파우스트』의 주인공은 무한한 지식욕과 욕망을 가진 근대적 인간의 전형이다. 그는 모든 학문을 섭렵했지만 진리에 도달하지 못한 좌절감에 자살을 시도하고, 악마 메피스토펠레스와의 계약을 통해 자신의 욕망을 끝까지 추구하는 인물이다. 파우스트는 과거를 딛고 새로운 진리를 찾아 방황하며, 그 과정에서 자신과 세계를 변화시키지만 동시에 스스로를 파멸로 이끄는 비극적 존재이기도 하다.
이 강좌는 『파우스트』 전편을 꼼꼼히 읽어나가며 작품이 품고 있는 철학적, 문학적 의미를 탐구한다. 괴테가 그려낸 고대, 중세, 근대라는 거대한 시대적 스펙트럼을 가로지르며, 인간은 어떻게 살아야 하고 어떻게 구원받을 수 있는가라는 실존적 질문과 마주하게 될 것이다.
■ 강의특징
이동용 선생의 『파우스트』 강독은 작품의 내부와 외부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독자와 텍스트를 연결하는 독특한 방식을 취한다. 단순히 줄거리를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작품 속 주요 모티프들이 우리 삶과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끊임없이 질문하고 답을 모색한다.
강의는 파우스트라는 인물을 통해 근대인의 본질적 욕망과 모순을 탐구한다. 파우스트는 근대의 위대함과 초라함, 자기 파멸적 어리석음과 숭고한 헌신의 가치를 모두 담고 있는 인물이다. 그의 방황과 도전, 사랑과 죄악, 좌절과 극복의 여정을 따라가다 보면 우리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특히 그레트헨의 비극을 통해서는 남성 중심 사회에서 여성이 겪는 고통과 위기를, 교회와 종교의 역할을 통해서는 현실 앞에서 속수무책인 제도적 한계를, 위조지폐 사건을 통해서는 국가 경제와 자본주의의 문제를 다룬다. 2부에 등장하는 호문쿨루스와 헬레나는 고대와 근대, 낭만주의와 고전주의의 대립과 조화를 상징한다.
강의는 18세기 괴테의 시대와 현재가 여전히 같은 문제로 고민하고 답을 찾는 존재들의 시대라는 연속성을 깨닫게 해준다. 『파우스트』는 문학사의 목록에 실려있는 고전이 아니라, 우리 삶을 위해 만나고 대화해야 하는 실존적 삶의 준거가 되는 작품이다.
■ 추천대상
이 강좌는 무엇보다 『파우스트』라는 거대한 산을 혼자 넘기 어려웠던 독자들에게 훌륭한 길잡이가 될 것이다. 작품을 읽어보고 싶었지만 방대한 분량과 난해함 때문에 선뜻 손이 가지 않았던 이들, 한 번 도전했다가 중도에 포기했던 경험이 있는 이들에게 특히 추천한다.
인간의 욕망과 구원이라는 근본적 주제에 관심 있는 이들에게도 적합하다.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며, 무엇이 우리를 구원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은 시대를 초월한 보편적 물음이다. 『파우스트』는 이 질문에 대한 괴테의 평생에 걸친 답변이자, 우리 각자가 스스로 답을 찾아가도록 돕는 거울이다.
니체 철학에 관심 있는 수강생들에게도 흥미로운 강좌가 될 것이다. 니체가 말한 초인과 괴테가 그려낸 파우스트 사이의 연결고리를 발견하는 것은 매우 흥미로운 지적 모험이다. 또한 근대성과 자본주의, 국가와 경제에 대한 비판적 사유를 원하는 이들에게도 유익한 통찰을 제공한다.
문학과 철학의 경계를 넘나드는 통합적 사유를 경험하고 싶은 이들, 고전을 통해 삶의 방향을 고민하고 싶은 이들에게 이 강좌를 권한다.
■ 수강팁
『파우스트』는 17시간에 가까운 긴 러닝타임의 강좌다. 한 번에 몰아서 듣기보다는 하루에 한두 강씩 꾸준히 듣는 것이 좋다. 각 강의가 90분에서 110분 정도 되므로, 집중력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하다면 중간에 잠시 쉬어가며 듣는 것도 방법이다.
가능하다면 강의를 듣기 전에 해당 부분을 미리 읽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파우스트』 원문을 읽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줄거리 요약본이라도 훑어보고 강의를 들으면 이해도가 훨씬 높아진다. 물론 강의만 들어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지만, 원문과 함께한다면 텍스트의 깊이를 더 풍부하게 느낄 수 있다.
메모하며 듣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특히 자신의 삶과 연결되는 지점, 새롭게 깨달은 부분, 더 생각해보고 싶은 질문들을 적어두면 강의가 끝난 후에도 계속 사유를 이어갈 수 있다. 강의록이 제공되므로 나중에 다시 복습할 때 자신의 메모와 함께 읽어보면 좋다.
1부와 2부의 성격이 상당히 다르다는 점을 염두에 두자. 1부는 비교적 서사가 명확하고 그레트헨의 비극이라는 드라마틱한 이야기가 전개되지만, 2부는 상징과 은유가 훨씬 복잡하게 얽혀 있어 더 어렵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강의를 따라가다 보면 2부의 진가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 수강후기에서
수강생들의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벽돌책 깨기 성공했습니다"라는 후기처럼 어려운 고전을 완독했다는 성취감을 표현하는 이들이 많다. "입문용으로 딱입니다", "역시 읽기 힘든 고전은 해설이 필수입니다", "파우스트 입문용으로 이보다 좋을 수는 없다"는 평가는 이 강좌가 초보자들에게도 접근 가능한 수준으로 잘 구성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철학적 깊이를 평가하는 후기도 눈에 띈다. "구원이라는 것에 대하여", "죄의식과 구원에 대한 실존적 질문", "삶의 방향을 고민하게 되는 강의" 같은 반응은 단순한 텍스트 해설을 넘어 실존적 질문과 마주하게 하는 강의의 힘을 말해준다. "근대인의 모든 모순이 담긴 파우스트를 해부하다"는 후기는 작품이 품고 있는 근대성에 대한 통찰을 잘 포착하고 있다.
그레트헨의 이야기에 감동받은 수강생도 있다. "그레트헨이 너무 불쌍해서 울었네요", "여성의 관점에서 그레트헨의 비극을 보다"는 후기는 작품 속 여성 인물의 비극을 공감하며 읽어낸 경험을 전한다. "근대 국가와 자본주의에 대한 비판적 시각", "경제 관념 설명 굿"이라는 평가는 작품이 다루는 사회경제적 주제들도 잘 전달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너무 긴 러닝타임, 끊어 듣기가 필수였어요", "중간중간 좀 지루함", "생각보다 어렵습니다"라는 후기도 있어 강좌의 난이도와 분량이 만만치 않음을 알 수 있다. "목소리가 너무 잠와요"라는 의견도 있지만, 반대로 "강사님의 차분한 목소리가 몰입도를 높입니다"라는 평가도 있어 개인차가 있는 부분으로 보인다. "2부가 진짜입니다"라는 후기는 처음에는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2부가 사실은 작품의 핵심임을 깨달았다는 의미로 읽힌다.
■ 마치며
『파우스트』는 단순한 문학 작품이 아니라 인간 존재에 대한 근본적 질문을 담은 철학서이자, 근대 문명에 대한 예언서다. 괴테는 이 작품을 통해 인간의 무한한 욕망과 그로 인한 파멸, 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행동하고 노력하는 존재로서 인간이 가진 구원의 가능성을 이야기한다.
파우스트는 끊임없이 방황하고 실수하며 때로는 돌이킬 수 없는 죄를 짓는다. 하지만 그의 여정은 멈추지 않으며, 그 끝없는 추구와 노력 자체가 구원의 근거가 된다. "노력하며 애쓰는 자를 우리는 구원할 수 있노라"는 작품의 메시지는 완벽함이 아니라 과정과 노력에 가치를 부여하는 괴테의 인간관을 보여준다.
이 강좌를 통해 『파우스트』를 만나는 것은 단지 고전 한 권을 독파하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그것은 우리 자신의 욕망과 한계, 좌절과 극복의 가능성을 돌아보는 시간이 될 것이다. 18세기 괴테가 던진 질문들이 21세기를 사는 우리에게도 여전히 유효하다는 것을 발견하는 순간, 고전의 진정한 가치를 깨닫게 될 것이다.
『파우스트』는 쉬운 책이 아니다. 하지만 이 강좌와 함께라면 그 거대한 산을 넘을 수 있을 것이다. 방황하는 초인의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결국에는 자신만의 구원을 발견하는 여정을 시작해보자.
이동용(인문학자)
건국대학교 독어독문학과에서 학사와 석사를 마치고, 독일 바이로이트 대학에서 「릴케의 작품 속에 나타난 나르시스와 거울」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철학아카데미 등에서 강의하고 있으며 2015년 9월에는 『한국산문』 제113회 신인수필상 공모에 「오백원」이 당선되어 수필가로 등단하기도 했다. 지은 책으로는 『지극히 인간적인 삶에 대하여』, 『쇼펜하우어, 돌이 별이 되는 철학』, 『니체와 함께 춤을』,『나르시스, 그리고 나르시시즘』, 『바그너의 혁명과 사랑』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