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는 단순히 미래를 상상하는 장르가 아니다. 기계문명과 미래 세계를 배경으로 하기에 현실과 동떨어진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사실 SF야말로 현재를 가장 날카롭게 비판하고 전복하는 문학 장르다. 마르크스의 계급론이 SF 서사 속에 녹아들고, 우리 시대의 역사적 과제가 대안 역사의 방식으로 재구성된다.
이 강좌는 SF 역사가 낳은 대표작들을 통해 현실 전복의 상상력을 탐험하는 여정이다. 필립 K. 딕의 『안드로이드는 전기양의 꿈을 꾸는가?』에서 킨 스탠리 로빈슨의 『쌀과 소금의 시대』까지, 7편의 걸작 소설과 영화를 함께 읽고 보면서 SF에 대한 흔한 오해를 깨뜨린다. 나아가 새로운 사유와 상상력을 실험하는 장르로서 SF의 진면목을 만난다.
■ 강의특징
이 강좌의 가장 큰 특징은 SF를 문학, 철학, 과학의 교차점에서 입체적으로 분석한다는 점이다. 『안드로이드는 전기양의 꿈을 꾸는가?』와 『솔라리스』를 통해서는 주체와 타자의 철학적 문제를 다루고, <지구를 지켜라!>와 좀비 아포칼립스물로는 칼 마르크스가 설파한 산업사회의 계급 문제를 건드린다.
데카르트, 스피노자, 니체, 들뢰즈, 지젝, 데리다 같은 철학자들의 사유가 SF 텍스트 분석의 도구로 활용된다. 단순히 이론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작품 속 구체적인 장면과 철학 개념을 유기적으로 연결하여 이해를 돕는다. 유토피아와 디스토피아의 양가적 시선을 대비하고, 대안 역사와 평행우주 같은 SF 특유의 서사 전략도 깊이 있게 탐구한다.
강의록이 매우 탄탄하게 준비되어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작품 줄거리, 핵심 개념, 철학적 배경, 참고문헌까지 꼼꼼히 정리되어 있어 강의를 들으면서 함께 보면 이해가 한층 깊어진다.
■ 추천대상
SF 소설이나 영화를 좋아하지만 어떻게 깊이 있게 읽어야 할지 막연했던 사람에게 이 강좌는 훌륭한 가이드가 된다. 장르문학을 단순한 오락물이 아닌 비평적 텍스트로 접근하고 싶은 독자라면 더욱 그렇다.
철학이나 사회이론에 관심이 있지만 추상적인 개념서만으로는 한계를 느꼈던 사람에게도 적합하다. 마르크스의 자본론, 스피노자의 윤리학, 들뢰즈의 철학이 SF 작품이라는 구체적인 텍스트를 통해 생생하게 다가온다. 어려운 철학 개념도 블레이드 러너나 워킹 데드 같은 친숙한 작품과 함께 설명되니 훨씬 이해하기 쉽다.
문학평론이나 문화비평에 관심 있는 사람, 창작을 하는 사람에게도 유익하다. 장르물을 비평적으로 독해하는 방법론을 배울 수 있고, SF라는 형식이 어떻게 사회비판의 도구가 되는지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 수강팁
7강 28교시, 총 12시간 반 정도의 분량이라 부담 없이 들을 수 있다. 주말마다 한 강씩 천천히 듣는다면 두 달이면 완강 가능하다. 6개월의 수강 기간이 주어지니 여유롭게 자기 페이스에 맞춰 학습하면 된다.
가능하다면 다루는 작품을 먼저 읽거나 보고 강의를 듣는 것을 추천한다. 『안드로이드는 전기양의 꿈을 꾸는가?』를 읽고 1강을 듣고, <지구를 지켜라!>를 보고 3강을 듣는 식이다. 작품을 직접 경험한 후 강의를 들으면 분석이 훨씬 선명하게 다가온다. 물론 작품을 접하지 않고 강의만 들어도 이해에는 문제없도록 구성되어 있다.
강의를 들으면서 강의록을 함께 참고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빠르게 지나가는 철학자 이름이나 개념들이 강의록에 잘 정리되어 있어 복습할 때 큰 도움이 된다. 강의에서 언급된 참고문헌도 강의록에 수록되어 있으니 더 깊이 공부하고 싶을 때 활용할 수 있다.
■ 수강후기에서
수강생들은 무엇보다 SF에 대한 편견이 깨지는 경험을 했다고 말한다. "SF 소설은 현실과 동떨어진 장르라고 생각했는데 완전히 오해였다"는 반응이 많다. 인간과 기계의 경계를 다루면서 노동환경 문제까지 연결하고, 좀비물을 통해 후기자본주의를 비판하는 방식이 신선했다는 평가다.
"문학, 과학, 철학을 종횡무진 오간다"는 것도 자주 언급되는 특징이다. 들뢰즈, 마르크스, 스피노자, 니체 같은 철학자들이 등장하지만, 어렵기만 한 것이 아니라 작품 이해를 돕는 도구로 활용되어 오히려 이해가 쉬워진다. 강의록이 탄탄하게 준비되어 있어 복습할 때도 큰 도움이 된다는 의견이 많다.
복도훈 선생님의 열정적인 강의 스타일과 명쾌한 설명도 호평받는다. 딕션이 좋고 전달력이 뛰어나며, 레퍼런스가 풍부하다. <지구를 지켜라!>를 칼 마르크스와 연결하고, 좀비를 정치경제학적으로 분석하는 방식이 "날카롭다"는 평가다.
■ 마치며
SF는 상상 속에서조차 변화가 불가능해 보이는 현재와의 급진적 단절을 시도한다. 그리고 지금과는 다른 세계, 다른 삶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이것이 바로 SF가 가진 유토피아적, 동시에 디스토피아적 상상력의 힘이다.
이 강좌를 통해 SF 창작자들이 만들어놓은 세계관 안으로 과감히 뛰어들어 보자. 필립 K. 딕의 엔트로피적 세계관, 어슐러 K. 르 귄의 아나키즘적 유토피아, 킴 스탠리 로빈슨의 대안 역사가 기다리고 있다. 이 여정을 마치고 나면 SF를 보는 눈이 완전히 달라질 것이다. 더 나아가 현실을 바라보는 시선 또한 변화할 것이다.
편견 없는 마음으로 출발하면 된다. SF는 공상하지 않는다. SF는 가장 현실적인 방식으로 현실을 전복하는 문학이다.
강사소개
복도훈(서울과학기술대학교 문창과 조교수)
「1960년대 한국 교양소설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05년에 『문학동네』를 통해 문학평론가로 등단했으며, 2007년 현대문학상(평론)을 수상했다. 평론집으로 『눈먼 자의 초상』(2010), 『묵시록의 네 기사』(2012)가 있으며, 『성관계는 없다』(2005)를 공역했다. 포스트 좀비 아포칼립스 장르와 국내외 과학소설을 즐겨 읽으며, 이에 대한 강의와 집필을 병행하고 있다. 서울과학기술대학교 문예창작학과 조교수로 재직 중이다.
교재소개
- 참고문헌
필립 K.딕, 『안드로이드는 전기양의 꿈을 꾸는가?』, 박중서 옮김(폴라북스, 2013)
스타니스와프 렘, 『솔라리스』, 김상훈 옮김 (오멜라스. 2008)
어슐러 K. 르귄, 『빼앗긴 자들』, 이수현 옮김 (황금가지. 2002)
마지 피어시, 『시간의 경계에 선 여자』1~2권, 변용란 옮김 (민음사. 2010)
킴 스탠리 로빈슨, 『쌀과 소금의 시대』, 박종윤 옮김 (열림원. 2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