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의개요
영화사는 단순히 시간 순서대로 나열된 영화들의 목록이 아니다. 1895년 뤼미에르의 시네마토그래프, 에디슨의 키네토스코프, 그리고 그 이전의 기계들을 언급하는 것만으로는 영화의 본질을 이해할 수 없다.
이 강좌는 천편일률적인 영화사 대신 영화사를 보는 시선 자체를 교정한다. 19세기부터 1920년대까지, 영화사에서 흔히 중요하지 않게 여겨지는 바로 그 시기를 탐구한다. 왜냐하면 그 시기야말로 '영화'의 정체가 형성된 순간이기 때문이다.
김성태 교수는 이 시기를 "영화의 무의식 시대"라 부른다. 영화가 유아기를 지나며 남긴 무의식은 오늘날 영화를 이루는 가장 중요한 토대가 됐다. 가려져 있던 19세기의 영화들을 다루며, 우리는 지금까지 들어보지 못했던 진짜 영화 이야기를 듣게 될 것이다.
■ 강의특징
이 강좌의 가장 큰 특징은 연대기순 나열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것이 좋은 영화 작품이다"를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그것들을 '잘' 보게 하는 근거들을 이해하게 한다. 기존의 영화사를 뒤집어 새롭게 읽어내며, 스스로 보는 시선을 키운다.
영화 탄생의 역사가 재구성된다. 뤼미에르나 에디슨 같은 소수의 천재가 영화를 발명한 것이 아니다. 유럽과 미주 도처에서 수많은 이들이 뛰어들었고, 뤼미에르는 그저 일차로 완성했을 따름이다. 그러나 그것조차 잘 만든 영화의 기록들일 뿐이다.
영화의 본질에 대한 질문이 제기된다. 영화란 무엇인가? 시네마토그래프, 키네토스코프, 시네마토그래피의 차이는 무엇인가? 강의는 "영화란 움직임을 담고 있는 이미지"라는 정의에서 출발하여, 움직임을 포착한 역사로서의 영화사를 전개한다.
유럽과 미국의 영화사가 왜 다른 길을 걸었는지 탐구한다. 유럽 영화사는 왜 사조로 가게 되었는가? 니켈로데온, 뉴욕, 시카고, 할리우드로 이어지는 미국 영화의 산업화 과정은 어떻게 전개됐는가? 두 대륙의 영화사는 서로 다른 방식으로 영화의 가능성을 실험했다.
무성영화의 재발견이 흥미롭다. 무성영화는 단지 소리가 없는 미완의 영화가 아니다. 이미지의 힘만으로 이야기를 전달하던 그 시대야말로 영화 언어의 순수한 형태가 실험되던 시기였다. 무성영화를 통해 우리는 영화의 본질적 힘을 재발견한다.
장르의 탄생 과정이 다뤄진다. 오늘날 당연하게 여겨지는 영화 장르들은 어떻게 만들어졌는가? 영화가 '이야기'를 하기 시작하면서 장르라는 틀이 형성되는 과정을 추적한다.
■ 추천대상
영화를 사랑하는 모든 사람, 특히 영화를 더 깊이 이해하고 싶은 사람에게 권한다. 영화를 단순히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읽고 해석하고 싶은 사람, 영화를 보는 자신만의 시선을 갖고 싶은 사람에게 적합하다.
영화학을 공부하는 학생이라면 필수 강좌다. 대부분의 영화사 교과서가 다루지 않는 관점, 즉 영화사를 어떻게 읽을 것인가에 대한 메타적 성찰을 제공한다. 단순히 영화사의 사실을 암기하는 것이 아니라, 영화사가 왜 그렇게 쓰여졌는지 이해함으로써 자신만의 영화사를 구축할 수 있다.
영화감독이나 시나리오 작가 지망생에게도 유익하다. 영화의 본질, 움직임과 이미지의 관계, 무성영화 시대의 시각적 이야기 방식은 오늘날의 영화 제작에도 여전히 유효한 통찰을 제공한다.
인문학 독자라면 19세기부터 20세기 초까지의 시각 문화, 근대성의 형성 과정에 관심이 있을 것이다. 영화는 단순한 오락이 아니라 근대적 지각 양식의 핵심이었다. 영화의 탄생과 발전을 이해하는 것은 근대를 이해하는 것이다.
기존의 영화사 강의나 책에 불만을 느꼈던 사람에게 특히 권한다. "왜 이 영화가 중요하다는 거지?" "왜 이렇게 설명하는 거지?"라는 의문을 가졌다면, 이 강좌가 답을 줄 것이다.
■ 수강팁
6강의 구성이 논리적 전개를 따른다는 점을 염두에 두자. 1강에서 역사를 쓰는 방식에 대한 근본적 질문을 던지고, 2강에서 영화 기술의 본질을 탐구하며, 3~4강에서 유럽과 미국의 서로 다른 길을 비교하고, 5~6강에서 무성영화와 장르의 문제를 다룬다. 순서대로 수강하는 것이 이해에 도움이 된다.
1강의 "역사는 왜 써지는 것일까?"라는 질문에 주목하자. 이것은 단순히 영화사뿐 아니라 모든 역사 서술에 대한 근본적 질문이다. 이 질문을 염두에 두고 전체 강의를 들으면 김성태 교수가 무엇을 시도하는지 명확히 이해할 수 있다.
강의에 첨부된 A3 자료를 적극 활용하자. 미국 영화사와 북구(유럽) 영화사를 연대순으로 정리한 이 자료는 강의 곳곳에서 참조되므로, 출력해두고 강의를 들으면 도움이 된다.
강의 중 언급되는 영화들을 찾아보는 것도 좋다. 19세기 후반과 20세기 초반의 영화들은 많은 경우 온라인에서 볼 수 있다. 뤼미에르 형제의 초기 작품들, 에디슨의 키네토스코프 영화들을 직접 보면 강의 내용이 훨씬 생생하게 다가온다.
"움직임을 포착한 역사"라는 정의를 계속 상기하며 들으면 좋다. 영화의 본질은 이야기나 예술성 이전에 움직임이다. 이 관점에서 영화사를 다시 보면 많은 것이 새롭게 보인다.
■ 수강후기에서
많은 수강생이 "영화를 보는 눈이 달라졌다"고 말한다. 단순히 재미있는지 지루한지로만 영화를 판단하던 태도에서 벗어나, 영화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왜 그렇게 만들어졌는지 질문하게 됐다는 것이다.
영화학 전공자들은 "기존 영화사 수업에서 느꼈던 의문이 해소됐다"고 평가한다. 단순히 사실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왜 그런 사실들이 중요한지, 어떤 관점에서 중요한지 이해하게 됐다는 후기가 많다.
무성영화에 대한 인식이 바뀌었다는 반응도 많다. 구식이고 지루한 것으로만 여겼던 무성영화가 실은 영화 언어의 순수한 형태를 보여주는 것이었다는 깨달음을 얻었다고 한다.
김성태 교수의 독특한 강의 스타일에 매료됐다는 평도 있다.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생각하고 질문하게 만드는 방식이 인상적이었다는 것이다.
■ 마치며
영화사는 과거의 기록이 아니다. 그것은 우리가 영화를 어떻게 볼 것인가에 대한 질문이다. 기존의 영화사가 왜 그렇게 쓰여야 했는지 이해함으로써, 우리는 자신만의 영화사를 구축할 수 있다.
19세기 영화의 무의식 시대로 돌아가는 것은 단순한 회고가 아니다. 그것은 영화의 본질을 재발견하는 작업이다. 움직임을 포착한다는 것, 이미지로 이야기한다는 것, 영화가 시작됐을 때 품었던 가능성들을 다시 사유하는 것이다.
이 강좌는 영화를 보는 시선을 교정한다. 그리고 그 교정된 시선으로 우리는 영화를, 그리고 우리가 살아가는 시각적 세계를 새롭게 볼 수 있게 된다. 진짜 영화사는 바로 여기서 시작된다.
김성태(영화연구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