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념미술이 뒤흔든 미학의 지각변동 "이게 정말 예술인가?" 2019년 바젤 아트페어에서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코미디언〉이라는 작품 앞에서 쏟아진 질문이다. 벽에 덕테이프로 붙인 바나나 한 개가 12만 달러에 팔렸을 때, 사람들은 어이없어했다. 하지만 이는 개념미술이 지난 60여 년간 지속적으로 던져온 도발의 연장선이다. 개념미술은 과 C 칼럼
명품 가방 하나로 계급을 사는 사람들: 부르디외가 본 현대인의 문화자본 게임 지하철 2호선 강남역 근처 백화점 명품관.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여성이 한 달 치 월급에 해당하는 샤넬 가방을 들고 있다. 그녀는 왜 이 가방을 선택했을까? 단순히 아름다워서? 품질이 좋아서?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을까? 프랑스의 사회학자 피에르 부르디외(Pierre Bourdieu)라면 이런 대답을 했을 것이다. C 칼럼
구글 번역기가 우리에게서 앗아간 것들: 기술과 인간 능력의 변증법 우리는 모두 한 번쯤 경험했을 것이다. 외국어 문서를 마주했을 때 거의 반사적으로 구글 번역기를 켜는 순간을. 몇 초 만에 번역된 텍스트가 화면에 나타나고, 우리는 안도한다. 하지만 동시에 묘한 허전함도 느낀다. 예전 같았으면 사전을 뒤져가며 단어 하나하나 찾았을 텐데, 이제는 그런 과정 자체가 무의미하게 여겨진다. C 칼럼
독재는 멀리 있지 않다 : 우리 안의 권위주의적 충동들 독재는 특별한 사건이 아니다 - 우리는 종종 독재를 극단적인 사례로만 기억한다. 히틀러, 스탈린, 박정희, 무솔리니… 낡은 흑백사진 속의 권위적 인물들, 혹은 현재도 억압 정치를 이어가는 몇몇 국가들의 현실을 떠올린다. 그렇게 보면, 독재는 마치 특별한 조건에서만 가능해지는 정치 체제처럼 보인다. 그러나 실제로 C 칼럼
늙어간다는 것의 의미 : 고령화 사회, 우리가 마주한 철학적 질문들 인간 수명의 연장은 축복일까, 숙제일까 - 21세기 들어 세계는 본격적인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었다. 의료 기술과 생활 환경의 개선으로 인간은 그 어느 때보다 오래 살게 되었지만, 우리는 그 ‘긴 삶’을 어떻게 이해하고 준비해야 할지에 대한 사유는 충분히 해왔을까? 단지 ‘장수’는 선물일 수 있지만, 그로 인해 생겨 C 칼럼
덜어내기의 철학: 미니멀리즘이 말하는 진짜 풍요로움 현대인의 스마트폰 속에는 평균 80개가 넘는 앱이 설치되어 있다고 한다. 옷장에는 입지 않는 옷들이 절반을 차지하고, 책장에는 읽지 않을 책들이 먼지를 쌓여가며 자리만 차지한다. 우리는 언제부터 이렇게 많은 것들에 둘러싸여 살게 되었을까? 그리고 정말 이 모든 것들이 우리를 행복하게 만드는 걸까? 미니멀리즘은 단순히 C 칼럼
채식주의가 불편한 진짜 이유 - 식탁 위의 권력구조 $$88$$ 회식 자리에서 "저는 채식주의자예요"라고 말하는 순간, 묘한 긴장이 흐른다. 왜 그럴까? 단순히 개인의 식단 선택일 뿐인데, 왜 우리는 채식주의자 앞에서 불편함을 느끼는 것일까? 이 불편함의 정체를 파헤쳐보면, 우리가 평소 의식하지 못했던 식탁 위의 권력구조가 드러난다. 채식주의라는 거울 C 칼럼
소크라테스가 챗GPT 시대에 살았다면? 질문력, 질문하는 철학의 힘 챗GPT가 등장한 지 두세 해가 지났다. 이제 우리는 궁금한 것이 있으면 검색엔진 대신 AI에게 물어본다. 복잡한 수학 문제부터 요리 레시피, 심지어 인생 상담까지 AI는 척척 답해준다. 하지만 이런 '답변의 홍수' 시대에 우리는 정작 중요한 것을 잃어버린 것은 아닐까? 바로 '질문하는 능력' C 칼럼
하트 버튼 속에 숨겨진 현대인의 실존:좋아요가 만드는 소통의 환상과 고립의 현실 우리는 하루에 몇 번이나 '좋아요' 버튼을 누를까? 스마트폰 화면을 스크롤하며 무의식적으로 하트 모양을 터치하는 이 작은 행위가, 사실은 인간 존재의 근본적 욕구와 깊이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 사람은 많지 않다. SNS의 좋아요는 단순한 디지털 기능이 아니라, 현대인의 실존적 조건을 드러내는 철학적 C 칼럼
권력의 족보를 그리다: 계보학이 묻는 불편한 진실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것들이 정말 당연한가? 오늘날 팬데믹 시대를 거치며 우리는 익숙했던 일상의 균열을 목격했다. 마스크 착용, 사회적 거리두기, 백신 접종 등을 둘러싼 논쟁들은 단순히 의학적 문제를 넘어 권력과 진실의 관계를 다시 생각하게 만들었다. 계보학은 바로 이러한 '당연함'의 역사적 형성 과정을 C 칼럼
흙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시대, 인류세의 철학적 성찰 인류가 지구를 바꾸기 시작했다 - 지질학자들은 오랫동안 지구의 역사를 여러 시대로 구분해왔다. 선캄브리아기, 고생대, 중생대, 신생대 등 지구의 지질학적 특성이 크게 변화한 시점을 기준으로 지구의 역사를 나누었다. 그런데 2000년, 노벨화학상 수상자인 파울 크루첸(Paul Crutzen)은 우리가 새로운 지질시대에 C 칼럼
뿌리와 줄기 없이 세상이 연결되는 법 디지털 시대의 네트워크 사유 - 우리는 매일 인스타그램과 트위터를 넘나들며 수백 개의 하이퍼링크를 클릭한다. 한 영상에서 다른 영상으로, 한 게시물에서 또 다른 게시물로 끊임없이 이동하며 정보의 바다를 항해한다. 이런 우리의 일상적 경험이 사실은 들뢰즈와 가타리가 말한 '리좀'의 구조와 놀랍도록 닮아있다 C 칼럼